한국일보

“당신은 축복받은 사람”

2016-04-26 (화)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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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GIB’ 전도운동 5년째 홀로 펼치는 김유필 목사

▶ Thank God I’m Blessed

“당신은 축복받은 사람”

김유필 목사가 TGIB 로고가 새겨진 모자와 라이선스 프레임을 보여주고 있다.

하나님을 따르는 건 축복의 길이고 복을 구하는 게 잘못도 아니다. 절대적 창조주의 축복이 없다면 인간의 신앙도 자작극으로 추락한다. 다만 물질적 성공을 축복의 잣대로 여기는 기독교인의 탐욕이 죄를 부를 뿐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받는 축복은 인생의 궁극적 행복이고 결점 없는 환희다.

김유필 목사는 하나님의 축복을 부르짖고 다닌다. 영어로 인사할 때도 축복을 강조한다. “뵙게 돼서 축복입니다(Blessed to meet you).” ‘나이스’(nice) 대신 ‘블레스트’(blessed)를 쓴다. 헤어질 때도 마찬가지다. “축복받는 하루 보내세요(Have a blessing day).” 그의 입에선 온종일 축복이 떠나지 않는다.

자동차 운전 강사로 일하는 김 목사는 학생들에게도 어김없이 축복을 나눈다. 대부분 처음 운전면허에 도전하는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다. 그리고 ‘TGIB’가 새겨진 열쇠고리를 건넨다. “감사합니다. 하나님. 저는 축복받은 사람입니다(Thank God I’m Blessed).” TGIB는 영어 문장의 첫 머리글자를 모은 구호다. 직장인들이 주말이면 외치는 TGIF(Thank God It’s Friday)를 재미있게 빗댄 것이다.


김 목사는 TGIB 문장을 새긴 모자와 티셔츠, 열쇠고리와 자동차 라이선스 프레임을 모두 자기 돈으로 만들었다. 기회만 생기면 나눠주면서 축복을 전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하나님을 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설명한다. 돈과 시간이 남아돌아서 하는 게 아니다. 삶 속에서 최대한 소명에 순종하는 과정이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무역업에 종사하던 그는 목사 안수를 받은 뒤에는 10여년 동안 오렌지카운티에서 ‘풍성한교회’를 개척해 목회에 전념하기도 했다. 지금은 TGIB 사역을 5년째 홀로 벌이고 있다. 그의 상대는 무신론자, 예수를 모르는 비신자, 교회에 상처 입은 사람 그리고 율법과 정죄에 찌든 교인들이다.

“자동차를 몰고 가던 사람이 앞차의 라이선스 프레임을 보고 ‘TGIB가 뭐지?’하고 한번 쳐다 보게 됩니다. 전도할 때도 ‘당신은 죄인입니다’하고 시작하면 벌써 마음의 문이 닫힙니다. 하지만 ‘당신은 축복받은 분입니다’하고 접근하면 여지가 생기죠. 또 그게 사실이고요.”

성경의 근본적 흐름은 하나님이 베푸는 영원한 사랑의 축복이고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복덩이라는 게 김 목사가 강조하는 핵심이다. 그는 축복을 말하면 “미신적이다, 기복신앙이다”하고 몰아붙이는 세태를 안타까워했다. 김 목사 자신도 지난 1월 두 번에 걸친 암수술을 받았지만 투병생활도 결국은 성경적으로 축복이라고 말했다.

“성경은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적 축복을 모두 담고 있어요. 예수님이 말씀하신 8복도 축복이고, 물질도 축복이죠. 풍요도 분명히 축복이 될 수 있고 또 고난도 축복이 됩니다. 그런데 인간이 함부로 하나님의 축복을 제한하고 정죄 의식을 불어 넣고 있어요.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도 죽이지 않으셨고 다시 기회를 주세요. 다윗이 용서받은 것도, 돌아온 탕자에게 베푼 사랑의 축복이죠.”

김 목사의 소망은 TGIB가 사회 속으로 확산되는 것이다. 대학 캠퍼스와 직장에서 축복의 인사가 오가고 그런 와중에 ‘좋은 소식’인 축복의 복음이 곳곳에 전해지는 꿈을 꾸고 있다.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폭탄인 ‘Bomb’(Bless Others, Miracles Begin)이 되길 바란다. “다른 사람을 축복하면, 기적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힘을 합쳐서 TGIB 선교-전도반을 꾸렸으면 좋겠어요. TGIB 운동을 의논하면서 함께 꾸려갈 분들이 동참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문의 (213)800-2977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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