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방, 이젠 메지 않고 든다

2016-04-0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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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이젠 메지 않고 든다
저성장이 계속되면서 옷보다 가방, 구두 등 소품의 변화가 눈에 띈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여러 가지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실용 패션의 바람 때문이다.

특히 가방은 물건을 담는 도구를 넘어, 여성의 욕망을 반영하는 상징적 아이템으로서 유행의 변화가 잦다.

그럼 멋 좀 아는 당신이 지금 주목해야 할 가방은? 이번 봄·여름 시즌 가장 인기 있는 가방을 고르라면 단연 클러치백이다. 클러치백은 끈이 없어 손에 쥘 수 있도록 디자인된 백을 통칭하는 것으로 패션업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몇 년 전부터 필수 소품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최근에는 대중에게도 친숙한 아이템이 됐다. 바야흐로 가방은 메지 않고 손에 쥐는 게 정석인 시대가 온 것이다.

■ 세컨드백에서 잇백으로
같은 손잡이 없는 백이라고 해도 요즘 유행하는 클러치백은 여성이 파티에 참석할 때 활용하는 이브닝백과 다소 거리가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손에 쥐는 백이라고 하면 레드 카펫 위 여배우들의 아기자기한 이브닝백을 떠올렸다.

하지만 이제는 클러치백이 대세이고 그 가운데서도 사이즈가 큰 것이 거리 패션을 이끌고 있다.

웬만한 서류는 무리 없이 수납할 수 있는 남성적인 클러치백도 많아 여성의 활발한 사회활동으로인한 패션의 중성화 경향이 의상뿐 아니라 가방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용적인 패션 트렌드의 부상도 클러치백의 주목도를 높이는 데 한몫하고 있다. 다기능 아이템이환영받는 요즘, 전형적인 클러치백 외에 끈을 탈부착함으로써 클러치백 겸 숄더백으로 쓸 수 있는 제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돼 있다. 아예 뉴욕, 파리 등 주요 컬렉션 무대에서는 모델이 끈이 있는 백을 클러치백처럼 손에 들도록 연출한 경우가 많아졌다.

이에 따라 트렌드 세터가 아닌 평범한 대중이라면 보조 가방 정도로 여겼던 클러치백이 당당히주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무엇보다 클러치백 자체의 주목도가 높아 특별한 액세서리 없이 캐주얼하고 단순한 디자인의 의상을 입었을 때도 클러치백 하나만 더하면 차려 입은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방 하나로 감각적인 패션을 완성하는 힘이 있다는 이야기다.



■ 실용 패션은 SNS를 타고
패션 전문가들은 유례없는 클러치백 유행의 배경을 SNS 발달에서 찾는다.

한 스타일리스트는“ 패션 전문가들이 우연히 찍힌 파파라치 사진 등이 쉽게 유통되면서 대중의 패션 의식이 성숙해졌고 어떤 패션 아이템이든 과감히 수용하는 경향도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전에는 패션쇼 무대나 화보에 등장하는 패션 아이템을 일상과 별개의 것으로 받아들이던 대중이이제는 그 같은 패션 아이템에 익숙해지면서 직접 착용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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