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당신의 ‘뒷담화’에 교회는 분열된다

2016-04-06 (수)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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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험담 일삼는 교인은 암같은 존재” 경고

▶ “가십·소문 퍼뜨리는 행위는 자기 과시로 하나님을 중심에 둔 삶이랑은 거리 멀어”

당신의 ‘뒷담화’에 교회는 분열된다

루머와 험담은 교회를 무너뜨리는 죄악이다. 한국의 대형교회 예배 모습.

신뢰는 믿음의 핵심이다.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며 삶의 전체에서 통치권을 인정하려면 신뢰가 바탕을 이뤄야 한다. 끊임 없이 의심하고 죄를 짓는 까닭도 하나님을 향한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교회가 흔들리고 분열하는 배경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을 제대로 신뢰하지 못하는 성도끼리 서로를 적대시 하고 헐뜯다 보면 공동체는 사실상 쪼개져 버린다. 근거 없는 소문과 가십은 단순한 말장난이 아니다. 교회를 하나님의 나라가 되지 못하게 만들고, 교인들 간에 신뢰를 파괴하면서 반목과 질시를 높이는 심각한 악행이다.‘거짓 증언하지 말라’는 십계명은 현대생활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라이프웨이 크리스천리소스 대표 톰 레이너 목사는 지난 1일 교회에서 자행되는 험담과 뒷말이 끼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괴력을 블로그를 통해 경고했다. 가십과 루머를 퍼뜨리는 본인은 물론 이를 전하는 교인과 나아가 교회 자체에 결정적 균열을 불러일으키는 암적 요소라는 것이다.


레이너 목사는 교회에서 성도가 뒷소문을 일으키는 악습이 ‘교회의 단결을 파괴하는 교활하고 음흉한 죄’라는 점을 가장 먼저 지적했다. 그리고 목회와 사역은 모두 다른 사람을 세우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뒷담화는 결국 ‘자기를 내세우며 자기를 만족시키려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가십과 소문이 교회와 성도를 돕고 세우는 경우는 절대 없다는 것이다.

일단 소문이 퍼지면 틀린 사실이라도 바로잡기가 아주 힘들기 마련이다. 그래서 뒷말과 험담은 목표가 되는 사람 뿐만 아니라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에게도 타격을 준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레이너 목사는 강조했다.

만약 누군가 ‘당신’에게 남에 관한 루머를 전한다면, 그 사람은 바로 ‘당신’의 소문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퍼뜨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래서 뒷말과 험담은 교회 안에서 매우 악하고 파괴적인 힘을 발휘하게 된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교회는 하나님은 물론 교인들 사이에서도 상호 신뢰를 쌓는 일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레이너 목사는 권유했다. 남의 이야기를 퍼뜨리고 험담을 주고받는 게 부끄럽게 여겨지며 서로 허용하지 않도록, 신뢰의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렐러번트매거진(RM)은 교회 안에서 횡행하는 험담과 뒷소문에 관해 근본적인 죄악이 숨어 있다고 경계했다. 하나는 우월감이고 또 다른 하나는 우상숭배라는 것이다.

‘최고의 기독교인’으로 꼽히는 C.S.루이스는 우월감이야말로 “가장 근본적이며, 궁극적인 죄악”이라고 단언했는 것이다. 우월감과 자만심을 가진 사람은 항상 다른 사람과 상황을 자신보다 낮게 본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뒷말을 퍼뜨리는 사람의 심리적 배경에는 험담을 하면서 ‘스스로 만족을 얻고, 안도감을 찾으려는 동기’가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하나님이 아니라 자신을 중심으로 세우고 살아가는 비신앙적인 삶이며, 자기가 우상화된 행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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