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성인 3명 중 1명꼴 90%가 “난 괜찮아”무시, 운동·식이요법 안 하면 심근경색·뇌졸중 위험
▶ 비만·가족력 있으면 30대라도 검사해야, 체중 줄이고 매일 운동하면 제2형 당뇨병 예방 가능
#LA에 거주하는 워킹 맘 김모(41)씨는 얼마 전 건강검진에서 당뇨병 전단계(Prediabetes)로 진단받았다.
공복 혈당은 정상이었지만 당화혈색소 검사(HbA1c)에서 6.4%가 나왔던 것. 주치의는 김씨 부모가 모두 제2형 당뇨병 환자였고,현재 과체중이며, 운동을 전혀 하지않는 습관 등을 지적하면서 제2형 당뇨병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해 적극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풀러튼에 거주하는 주부 백모(44)씨는 2년 전 이미 당뇨병 전단계로 진단받고 현재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혈당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백씨는 좋아하던 빵이나 국수 등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소식하면서 운동을 병행해 혈당수치를정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당뇨병 전단계는?
당뇨병 전단계는 혈당이 정상보다는 높지만 당뇨병으로 진단되는 수치에는 아직 도달하지 않은 상태다. 당뇨병으로 진단될 정도는 아니지만 ‘보더라인’(border line)으로 아직 당뇨병으로 진행되지 않았을 뿐, 5~10년 내 제2형 당뇨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 당뇨병협회(ADA American Diabetes Association)에 따르면 미국 내 20세 이상 성인 약 8,600만명이 당뇨병 전단계다. 이는 성인 3명 중 1명꼴에 해당하는 수치다. 문제는 당뇨병 전단계에 해당하는 사람의 90%는 자신이 당뇨병 전단계에 해당하는 지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다는 것. 김씨처럼 건강진단에서 ‘당뇨병 전단계’로 발견돼도 그냥 방치하는 경우도 많다.
별다른 증상이 없기 때문에 제2형 당뇨병으로 발전할 때까지 생활습관이나 식사조절, 운동 등을 등한히 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당뇨병 전단계를 그대로 두면 제2형 당뇨병으로 진행되며 나아가 심근경색, 뇌졸중, 실명, 다리 절단, 신부전 등 다양한 합병증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당뇨병 전단계는 당이 에너지로 쓰이지 않고 혈액을 끈적이게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음식을 먹으면 소화를 통해 당이 혈액으로 들어오는데, 인슐린의 도움으로 당은 근육과 세포로 들어가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하지만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혈당을 낮춰주는 역할을 하는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기능이 떨어져 세포가 당을 제대로 쓰지 못해 혈액 내 포도당이 많아지는 것이다.
#당뇨병 전단계 수치는?
검사는 3가지가 있는데, 공복혈당 검사(FPG Fasting Plasma Glucose Test), 당부하 검사(glucose tolerance test), 당화혈색소 검사(HbA1c)가 있다.
이 중 당부하 검사는 주로 임신 중 당뇨검사 때 하는 편이다. 최소 8시간 정도 굶고 나서 검사하는데 포도당 음료를 마시기 전과 마시고 나서 2시간 후 검사한다.
공복혈당 검사는 최소 8시간 굶고 나서 검사한다.
당화혈색소 검사(HbA1c)는 최근 2~3개월간의 평균 혈당수치를 측정한다.
공복혈당 100 미만은 정상 수치다. 당뇨병 전단계는 100~126 사이. 126 이상 넘으면 제2형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당화혈색소 검사에서는 정상치는 5.7% 미만, 5.7~6.4%는 당뇨병 전단계, 6.5% 이상은 제2형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당부하 검사에서는 140mg/dl 미만이 정상, 140~199mg/dl 사이는 당뇨병 전단계, 200mg/dl 이상은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당뇨병 전단계의 위험요소는
-체질량지수(BMI)가 25kg/m2 이상(아시안은 23 이상)-당뇨병 가족력
-평소 운동을 전혀 하지 않으며, 앉아만 있는 생활습관
-45세 이상
-복부 비만
-이전에 임신 중에 임신성 당뇨병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 경우
-9파운드 이상 우량아를 출산했던 경험이 있는 산모
-여성의 경우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생리불순, 다모증과 여드름, 비만 등 증상이 있다.
-고혈압을 앓고 있는 경우
-혈액검사 결과 중성지방, LDL 콜레스테롤이 높고, HDL은 낮은 경우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으로 코골이가 심한 경우는 인슐린 저항성 위험이 증가한다.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은 수면장애의 일종으로 잠을 자는 동안 자주 깨고 푹 잠을 자지 못한다. 최근에는 수면 부족도 당뇨병 전단계나 제2형 당뇨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과 연관성이 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당뇨병 전단계 검사는 언제 해야 하나?
미국에서는 45세부터 검사를 시작할 것을 권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40세 이상 성인이면 매년 선별 검사를 하는 것이 권고되고 있다. 하지만 비만, 가족력 등 제2형 당뇨병 위험요소가 있는 경우는 40세 전 30대라도 검사해 보는 것이 좋다.
또한 임신성 당뇨병 경험이 있었다면 출산 후 매년 검사를 해본다. 임신성 당뇨병 환자는 출산 후 혈당이 정상으로 돌아왔더라도 나중에 제2형 당뇨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60%나 된다.
#당뇨병 전단계, 증상이 있나요?
사실 당뇨병 전단계일 때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제2형 당뇨병도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데 만성피로, 시력이 떨어지거나 빈뇨, 갈증 때문에 물을 더 자주 마시는 등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제2형 당뇨병 예방은 어떻게?
크게 3가지다. 균형 잡힌 건강한 식사를 하고, 체중을 줄이며, 매일 운동한다.
당뇨병 전단계인 경우라면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충분히 제2형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다.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Diabetes Prevention Program)의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 전단계에 해당하는 경우 현 체중의 7%를 줄이고, 일주일에 5일간 30분씩 운동했더니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은 58%나 감소했다. 체중의 7%는 체중이 200파운드라면 약 15파운드 감량, 체중이 160 파운드라면 11파운드 정도 감량한다.
▶지방과 칼로리가 낮은 음식을 먹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으로 식사한다. 과일과 채소, 통곡물, 양질의 단백질 등을 골고루 먹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탄수화물도 무조건 줄이기보다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을 골고루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에 30~60분간 매일 운동한다. 운동할 시간이 부족하면 1~2일 정도 빼 먹더라도 다시 운동을 매일의 습관으로 만든다. 빨리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이 추천되며, 일주일에 2회는 근력운동을 꼭 하는 것이 좋다.
▶제2형 당뇨병 위험이 높은 경우는 주치의가 빠른 혈당 정상화를 위해 당뇨약 메트포민(metformin)을 처방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말하는 위험이 높은 경우는 BMI 수치가 35이상이며, 60세 이하, 임신성 당뇨병 경력이 있었던 경우다.
#ADA가 발행하는 건강잡지 ‘당뇨병 예보’(Diabetes Forecast)에 실린 당 섭취 기준
▶일반 탄산음료 12온스 캔=설탕 10티스푼
▶커피 라테 16온스=설탕 9티스푼
▶밥과 함께 나오는 비프 테리야끼 볼=설탕 5티스푼
▶스윗 앤 사워 치킨 1컵 분량=설탕 4티스푼
▶아이스크림 반컵=약 4티스푼
▶파스타 소스 반컵=3티스푼 정도
▶1테이블스푼의 머스타드 샐러드드레싱=약 2티스푼*3티스푼은 1테이블스푼과 같고, 1테이블스푼의 당은 약 15g의 탄수화물로 이해하면 된다. 매일 설당 섭취량은 남성은 9티스푼까지, 여성은 6티스푼까지가 권고량이다.
#탄수화물은 얼마나 섭취하나?
한 끼 식사량에서 45~65g 정도 섭취한다. 밥, 빵, 시리얼, 크래커, 고구마, 콩, 옥수수, 과일과 주스, 우유, 요거트, 탄산음료, 과일주스, 케익 등은 탄수화물 공급 음식들.
15g의 탄수화물에 해당하는 음식의 양은 각각 빵 1쪽, 4온스 분량의 작은 과일, 얼린 과일 ½컵 분량, 밥 1/3공기, ½컵 분량의 전분류 과일, 2/3컵 분량의 플레인 저지방 요거트, ½컵 분량의 아이스크림, 1테이블스푼의 시럽이나 잼, 6개 치킨너겟 등이 해당된다.
#WebMD에 소개 혈당조절에 도움되는 음식 7
탄산음료보다 물 마시고 탄수화물 섭취는 줄여야
1. 생야채, 조리됐거나 구운 채소: 다양한 컬러의 채소를 골고루 식단에 올리며, 탄수화물 함량이 낮은 버섯, 양파, 가지, 토마토, 브루셀 양배추, 호박 등이 추천된다. 저지방의 드레싱을 곁들이거나 허머스(Hummus), 과카몰리(guacamole), 살사 등과 먹는다. 한편 곁들이는 드레싱을 너무 많이 먹는 것도 좋지는 않다. 채소를 구울 때에는 로즈메리, 마늘 등 향신료를 이용해 굽는다.
2. 녹색 잎채소: 시금치, 케일, 근대, 셀러리 등 칼로리가 낮은 채소를 섭취한다.
3. 저 칼로리의 음료: 아무 것도 첨가되지 않은 물이 가장 좋다. 하지만 맹물을 마시기 힘들다면 레몬이나 오이, 딸기를 잘라 물에 넣어 마신다.
4. 멜론이나 베리류: 멜론 1컵 또는 베리류 1컵 분량에는 대략 당이 12~15g 정도 들어 있다. 간식으로 도움된다.
5 .레굼(legumes): 렌틸 콩 등은 식이섬유도 풍부하며 당뇨 식이요법을 할 때 도움된다.
6. 지방은 적게: 올리브오일, 아보카도, 기름진 생선 등을 통해 섭취한다.
7. 단백질: 그릭 요거트, 커티지 치즈, 달걀, 기름을 제거한 육류 등이 추천된다. 셀러리를 땅콩버터에 찍어 먹는 것도 건강한 지방과 단백질이 어우러진 건강 스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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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온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