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 악기로 현대 음악 연주하는 것은 매력있는 일
2016 우든피쉬앙상블의 정기 공연이 4월 3일(일) SF 오울드 퍼스트 교회에서 열린다.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다장조(K. 415), 나효신의 Invisible Door(바이올린과 하프시코드 이중주), 가야금산조 등이 연주되는 이날 공연에서는 특히 가야금 주자 박경소씨와 쏘넷 앙상블이 협연하는 나효신의 신작 가야금 협주곡이 연주될 예정이어서 베이지역 음악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인 연주자들로 구성된 베이지역의 실내 앙상블 쏘넷과 함께하는 박경소 연주의 가야금 협주곡은 과연 어떤 소리를 들려줄 수 있을까?
다음은 이번 연주회를 위해 베이지역을 찾는 가야금 명인 박경소씨와의 일문일답.
- 먼저 본인 소개와 이번에 초연하는 작품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 국립국악고등학교를 졸업했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전문사과정을 마친 뒤 서울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한국, 미국, 유럽 등에서 가야금 연주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번에 세계 초연하는 나효신의 가야금 협주곡은 ‘Song of Bear’ 즉 ‘곰의 노래’라는 작품이다. 제목만으로도 벌써 작곡가의 위트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함께 협연할 쏘넷앙상블의 소리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지만 악보를 받아 한국에서 연습하는 동안 가야금 부분만으로도 매력적인 곡이라는 생각이 든다. 찬란한 미사여구가 붙어있지 않은 솔직한 곡이라고나할까.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데 상상하는 바로는 곰이 어슬렁 거리기도 하고, 무시무시하게 움직이기도 하고, 살금거리기도… 곰을 연상케하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들려줌으로서 우리에게 던지는 메세지가 있는 곡으로 생각된다. 쏘넷 앙상블과의 공연이 정말 기다려진다.
- 샌프란시스코 방문은 이번이 처음인가?
▷ 미국은 몇 차례 공연을 왔었지만 주로 동부인 뉴욕 등에서 공연을 해왔고, 샌프란시스코는 방문 자체가 처음이어서 매우 기대가 된다. 모든 공연들을 마치고 하루 쉬는 날에 금문교를 한 번 가보고 싶다.
- 한국에서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 ?
▷ 한국에서는 주로 솔로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고 퓨전음악그룹인 ‘오리엔탈 익스프레스’, 현대음악 그룹인 ‘가야금 앙상블 아우라’ 등과 활동하고 있다. 두 팀 모두 십 년이 넘은 그룹이고 그 경험들 덕분에 이렇게 솔로 활동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나 자신의 음악을 만들어 연주하고 음반도 발표하고 있는데, 작년 말에 출시한 두 번째 정규앨범 ‘가장 아름다운 관계’ 및 디지털 싱글 포함 6종류의 앨범을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번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가야금을 가르치고 있다.
- 이번 샌프란시스코 방문 기간 중에는 가야금 협주곡 외에 어떤 작품들이 연주되는가?▷ 나효신 선생의 25현 가야금 솔로 작품 ‘장작개비의 노래’ 이해인 수녀님의 시에 나효신 선생님께서 가락을 붙인 가야금 병창 ‘감사의 행복을 노래하면’ 등을 샌프란시스코Center for New Music 등에서 연주한다.
- 가야금 병창은 새로운 시도인가?
▷ 2009년부터 가야금 병창을 조금씩 공부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전통음악 즉, 가야금을 연주하며 사랑가와 같은 판소리나 꽃타령과 같은 신민요들을 노래하는 것을 먼저 배웠고 함께 수학한 친구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지금은 이따금씩 병창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번 샌프란시스코에서 보여드릴 ‘감사의 행복을 노래하면’과 같은 현대식의 가야금 병창은 처음 시도해 보는 일이라서 매우 조심스럽기도 하고해서 준비 과정에 많은 공을 드렸다.
- 전통악기 연주가로서 현대음악과 전통음악의 다른 점과 체험을 소개한다면?
▷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하는 기분이랄까… 아침에 일어나서 가야금 산조로 손을 풀며 하루를 시작하는 현대음악을 연주 할 때는 마치 조선시대에 있었는데 순식간에 2016년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곤한다. 말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할머니 같다가도 초등학생 같기도 하고… 여러 가지 느낌이 든다. 그러나 가야금의 역사와 그 정체성을 알고 있기에 용기있게 현대음악의 더 먼 곳으로 뻗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내가 지금 현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현대음악을 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된다. 요즘 이야기는 전혀 모르고 옛날 이야기만 하고 있으면 그것처럼 따분한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전통악기를 통해 옛 이야기와 지금 이야기를 적절하게 블렌딩 할 수 있다는 것은 매력있는 일이다.
- 우든피쉬앙상블의 2016년 봄 공연 및 정기 공연 안내-
▶ 3월 30일(수, 낮 12시)/나효신의 가야금과 고토를 위한 음악 /버클리대학교 Hertz Hall (입장료 무료)
▶ 4월 3일(일, 오후 4시)/ 정기 공연- 나효신의 가야금협주곡 / SF 오울드 퍼스트 교회(1751 Sacramento Street, San Francisco) 입장료(인터넷 예매시) - 일반 18불, 65세 이상 15불, 풀타임학생 5불, 12세 미만 무료
▶ 4월 4일(월, 저녁 7시)/나효신의 가야금과 고토를 위한 음악/Center for New Music(55 Taylor St, S.F, CA )일반 15불 & 센터 회원 10불
▶ 4월 5일(화, 저녁 7시)/ 나효신의 가야금과 고토를 위한 음악/ Maybeck Studio for the Performing Arts(1537 Euclid Ave. Berkeley, CA ) 입장료 20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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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