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돈이 가장 큰 우상… 복 잘못 해석”

2016-03-01 (화)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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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 믿으면 무슨 짓 해도 천국 가나 등 의문

▶ 바른 신앙을 위한 질문들’ 출판기념 쉽게 설명

“돈이 가장 큰 우상… 복 잘못 해석”

김세윤 교수가 한국의 기독교 잡지‘복음과 상황’에서 교회와 기독교인의 방향성을 설명하고 있다.

■3일 ‘신학 토크쇼’ 갖는 풀러신학대학원 김세윤 교수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입으로 시인하면 구원을 받는다고 대부분 교회가 강조한다. 그렇다면 한번 구원받은 사람은 무슨 짓을 해도 천국에 가는가? 아니면 구원의 대열에서 탈락할 수도 있는가? 돈이 전권을 휘두르는 세상에서 기독교인은 실제로 재물의 우상을 섬기는가, 하나님의 나라를 찾고 있는가? 세계 최고의 자살률을 기록하는 한국에서 ‘자살하면 지옥 간다’는 게 일반적인 교인의 믿음이다.

과연 사실일까? 교회가 공적으로 삼고 있는 술은 어느 정도가 취하지 않는 것인가? 예수 믿고 복 받길 바라는 건 잘못인가? 오늘날 목사는 구약시대의 제사장과 연관성을 갖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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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자들이 교회를 기웃거리며 신앙생활을 시작할 여지를 찾을 때면 으레 제기하는 의문들이다. 그리고 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커다란 장벽이기도 하다. 기존의 성도라고 해서 크게 다른 것도 아니다. 교회 안에서는 묻지도 않는 금지어일뿐, 사실상 적지 않은 크리스천의 마음 속에 웅크리고 있는 근본적인 갈등이다.


김세윤 교수를 소개하는 말머리에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신학자’라는 표현이 종종 따라 붙는다. 높고 낮거나, 유명하거나 무명이거나, 학벌이 좋거나 못 배웠거나, 신앙의 길에서 자랑꺼리도 못되며 또한 창피할 일도 아니다.

그러나 풀러신학대학원의 신약학 종신교수인 그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 신학계에서 쌓아 오고 인정받아 온 업적은 분명하다. 김 교수는 단순히 책상머리를 지키는 서생의 자리를 거부하는 신학자다. 특히 오늘날 한국교회와 기독교인에게 성경적, 신학적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김세윤 교수가 오는 3일 오후 7시 LA 한인타운에 위치한 미주두란노서원에서 ‘신학 토크쇼’를 갖는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개된 자리에서 신앙과 현실 생활과 관련해 성경과 신학을 아우르며 대화를 나누는 자리다. 그 동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의문이나, 실제 삶과 부딪히고 신앙생활의 암초가 되던 문제들을 내놓고 논의를 거듭할 수 있다. 그래서 이날 모임의 제목이 바로 ‘바른 신앙을 위한 질문들’이다.

한국에서는 이미 지난해 10월 동일한 주제를 갖고 토론의 장이 열린 바 있다. 김 교수가 저술한 ‘바른 신앙을 위한 질문들’의 신간 출판을 기념해 마련한 북토크였다. 이 자리에서 그는 바른 신앙을 갖기 위해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 바로 ‘돈’이라고 지적했다. 기독교인의 바른 신앙생활을 온갖 형태로 방해하는 맘몬(돈) 우상을 지적한 것이다.

김 교수는 “우리에게 죄와 죽음을 가져다주는 가장 큰 우상은 맘몬이며 이 맘몬 우상숭배가 가장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또 “예수 믿으면 복 받는다는 것은 물질의 복이 아니라 구원을 말한다”면서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이것을 말하지 않아 복이라고 하면 무조건 물질의 복인 줄 착각한다”고 지적했다.

스스로 기독교인의 정체성을 갖고 있지만 교회에 나가지 않는 소위 ‘가나안 성도’에 대해서는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공동체적 삶이 매우 중요하며, 출석할 교회가 없다면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끼리 가정교회를 만들어서라도 공동체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는 3일 열리는 LA 북토크도 김 교수가 이번에 펴낸 ‘바른 신앙을 위한 질문들’에 담긴 27가지의 신앙적 질문들에 대해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김 교수는 기독교인 각자가 기억해야 할 기준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자주 언급한다. 바로 “하나님 나라를 시간적으로 미래로 연기하거나, 공간적으로 하늘 위로 밀어올리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여기에서 하나님 나라의 통치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참된 그리스도인의 자세”라고 강조한다.

주소 616 S. Westmoreland Ave.
LA문의 (213)235-1068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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