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살아남는 에이전트

2016-02-25 (목) 써니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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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는 에이전트
5년 이하의 경력자가 전체의 78.2%에 달한다는 한인 부동산 업자들의 현 주소(한국일보 1월26일자 경제섹션 2면)는 성공한 에이전트로서 안정된 수입과 빛나는 경력을 평하기에 앞서서 살아남는 자체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보여 준다.

첫 5년 안에 그만두는 사람들이 절반이 넘는다. 한 채 팔면 1년 동안의 연봉만큼 된다는 첫 시작의 꿈은 많이 부풀려진 이야기이다. 그 한 채가 6개월 내내 전부인 실적으로 남거나 그 것 마저 없이 훌쩍 1년이 지나간다. 최소한의 생활비도 안 되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주인이나 상사가 없는 자유직업이며 시간의 활용이 자유롭다고 오해하기 쉽다. 간섭하는 자가 없는 자유 시간을 통제하며 일하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겪지 않은 자는 모른다. 어떻게 해야 살아남고 성공할 수 있을까?

우선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출퇴근 시간이 자유롭다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 하루는 짧다. 전화 몇 통화하고 잠재 고객과 점심 후 새 매물을 둘러보는 하루를 보내고 일을 다 했다는 착각이 가장 흔한 함정이다.


실적이 없는, 즉 진행되는 에스크로가 없는 에이전트의 하루이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의미 없는 하루가 일 년이 되는 자괴감에 시달린다. 이를 극복하기가 어렵다.

9시에 출근하여 5시에 퇴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 일을 해야 한다. 잠자는 시간, 먹는 시간을 빼고 남는 시간은 모조리 일에 바쳐야 살아남을 수 있다. 주말도 없다.
셀러와 바이어들이 주말에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주중의 하루를 반드시 쉬도록 한다. 이 또한 쉽지 않다.

은행과 에스크로 회사, 또는 일반인들은 일을 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성공한 에이전트 중에 건강을 잃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쉴 시간이 없을 정도로 고객 관리를 해야 한다.

간혹 유창한 언변으로 고객을 설득하거나 자신을 표현하려는 새내기 에이전트들이 있다. 본인이 얼마나 일을 잘하고 똑똑한지 상대방에게 알려주고 싶어 한다. 고객의 마음과 뜻을 얻고 싶은 열정이다. 그러나 고객은 대부분 본인들의 생각 외에 에이전트들의 말을 듣고 있지 않다는 점을 유의한다. 말을 멈추고 보면 바로 알게 된다. 듣는 습관을 기른다.

고객이 가장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놓쳐서는 안 된다. 에이전트는 부동산 관련 전문 의사이다. 내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스스로 자신이 없거나 확신이 없는 경우가 많다.

입 보다는 눈을 활용한다. 사려 깊게 고객의 입장이 되어보는 노력을 할 때 상대방이 마음의 문을 연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배운다. 부동산 관련 업무 및 관련법, 그리고 새로운 기술은 계속 진화하고 발전한다.

부동사 자격증은 금방 발걸음을 떼는 아기의 상태와 같다.


200채의 주택을 팔기 전까지는 모두 연습이라는 업계의 오래된 속설이 있다. 큰 재산을 움직이는 고객의 신중함이 그들을 영리하게 만든다. 그 영리함을 이용하여 상대 에이전트의 의도와 능력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있다. 에이전트보다 더 현명하고 빨리 나아간다는 것을 한 순간도 잊어서는 안된다.

시작하는 에이전트들에게 주문처럼 외우게 하는 말이 있다. 네가 모르는 것을 상대방은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심은 알게 된다. 충분한 경험을 쌓을 때까지, 그리고 그 후에도 계속 공부하고 정직하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 부지런해야 한다. 가주부동산협회에서 1,000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에이전트에게 가장 요구되는 덕목 중의 하나가 신속한 응답이다.

고객이 질문하기 전에 먼저 진행 사항을 알려주는 자세를 유지할 때 고객의 신뢰가 두터워진다. 흔한 이야기, 그러나 사실이다. 집이나 빌딩을 파는 것이 아니고 나를 파는 것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고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 성공한 에이전트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고 살아남은 에이전트가 성공한 것임을 기억하도록 한다.

(818)249-4989

<써니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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