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말환 작가의 소나무 작품 ‘행복한 나무’
봄이 다가오고 있다. 매섭던 추위도 지나고 봄을 향한 한인 작가들의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뉴욕에서 열리는 한인 작가전을 소개한다.
■본보 후원 안말환 작가 3.1절 기념 초대전
소나무 화가 안말환 작가가 3.1절을 맞아 내달 1일부터 한국일보 후원으로 플러싱타운홀에서 특별전을 연다. 안말환 작가는 한국을 상징하는 나무, 긴 시간을 묵묵히 견디고 버텨온 늘 푸른 소나무를 화폭에 담아내고 있는 화가로 이미지가 아닌 ‘몸’으로 느끼는, 사람의 온기와 숨결이 감도는 소나무 작업을 해오고 있다.
한국과 해외에 소나무 화가로 널리 알려진 안 작가는 3월15일까지 ‘생명, 소통, 사랑’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개인전에서 한국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문화코드이자 생명문화유산으로 지조, 충절, 영생, 풍요를 상징하는 소나무를 소재로 한 다양한 그림들을 보여준다. 그의 소나무 그림들은 돌가루와 물감을 섞어 겹겹이 올리고 나이프로 긁는 두터운 마티엘의 촉각적인 느낌과 함께 나무의 우듬지와 밑둥을 과감히 생략, 화면 가득히 나무의 몸통을 확대시키는, 정형성을 벗어난 대담한 구도가 돋보이는 믹스미디어 작품들이다.
만져질듯 거친 소나무껍질 속에 푸른 수액보다는 따스한 인간의 피가 흐르는 것 같다는 평을 받고 있다. 최신작 200호 가득 그려진 그의 소나무는 거대한 스케일로 압권이다. 이 소나무는 그녀가 석파정에 있는 수령 600년이 넘는 소나무를 보고 영감을 받아 작품화한 것으로, 내뿜는 강한 기와 꿈틀거리는 줄기의 유장한 선은 이미지를 초월하여 확장하며 광활한 우주의 기와 맞닿아 있다. 전시 오프닝 리셉션은 3월1일 오후 6시부터 3.1절 기념식과 함께 열린다. ▲장소: 137-35 Northern Blvd., Flushing, NY(플러싱 타운홀), 516-965-7414(한미문화유산선양회)
■신갤러리 박현경 작가 그룹전
뉴욕에서 활발히 활동중인 박현경(Hyon Gyon) 작가가 역동적인 현대 미술의 중심지로 부상한 맨하탄 로워 이스트 사이드에 위치한 신 갤러리에서 19세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명성 높은 작가들과 함께 하는 그룹전에 참여중이다.
지난 19일 개막한 ‘아이 워너 미’(I Wanna Be Me) 전시회는 박 작가의 작품을 살바도르 달리, 발터스, 빌헴 해머쇼, 테레사 버가 등의 유명 화가들의 작품과 함께 전시하는 그룹전으로 5월3일까지 이어진다. 1960~70년대 뉴욕에서 전성기를 구가하던 펑크락을 배경으로 전시장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직접 그린 그래피티와 현대 모던 마스터들을 한 공간에서 보여주는 흥미로운 전시이다.
박 작가는 브루클린 미술관, 더 하이 뮤지엄 등의 콜랙션에서 작품이 소장돼 있고 작년 3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한국 현대 작품 중 최고가를 기록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볼타 아트페어를 비롯 주요 아트페어에서 주목받으며 최근 현대미술의 핵심 평론가, 도날드 커스핏의 논문에도 소개될 만큼 미 화단에서 인정받는 작가이다. ▲장소: 322 Grand St, New York, 212-375-1735
■ 모마, 조승호 비디오 작품전
뉴욕의 비디오 아티스트 조승호씨의 작품이 오는 29일까지 뉴욕현대미술관(MoMA•모마)에서 열리고 있는 '닥포트나이트‘(Doc Fortnight) 필름 페스티발에 초청돼 상영된다.
한국의 해인사를 배경으로 제작된 32분짜리 비디오 작품 ‘스크럼프드’(Scrumped)는 그동안 조승호 작가가 제작했던 ‘스톤드/앙코르왓’(2012), ‘사일런스드/르왕프라방>(2013)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으로서 여러 층위의 상징적 의미를 지닌 불교의식을 특정 종교에 밀착되지 않은 작가의 시각에서 시각적 명상을 통해 이미지-퍼포먼스로 해석한 결과이다.
작가는 이해 불가능한 광대한 에너지로 가득 차 있으며, 믿음, 무관심, 죽음, 소멸, 용서 등의 관념들이 형이상학적 친밀감으로 다가온 불교의식이 발현하는 광대한 창조적 에너지와 관념의 복합성을 세밀한 시각적 관찰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다.
그의 작품은 모마 극장 1에서 26일 오후 5시와 29일 오후 4시 상영된다. 작가는 홍익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뉴욕대학교(NYU) 대학원에서 비디오 아트 전공 석사과정 후 예술과 미디어 전공 고급 과정을 졸업했다. 미국 블랙 머라이어 영화/비디오 페스티발 ‘대상’과 독일 ZKM의 비디오 아트 국제 분야상을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 타임스 스퀘어 대형 전광판의 디지털 아트 작품과 LA 톰 브래들리 국제공항 터미널의 ‘빛의 도시’ 등 다수가 있다. ▲장소: 11 West 53 St.,NEW YORK, 212-708-9400
■갤러리 천, 강태웅 초대전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왕성하게 활동중인 중견작가 강태웅씨의 초대전이 오는 26일까지 플러싱 갤러리 천에서 열리고 있다.
‘2016 움직임’(‘Movement 2016)을 표제로 한 이번 전시는 강 작가의 두 가지 시리즈 ‘순환(Circulation)과 ‘움직임’(Movement)중 두번째 것으로 미묘한 조형적인 율동에 주목한 작품들이 주류를 이룬다. 정방형의 나무판넬과 두툼한 한지 위에 몇개의 층을 만들어 차원이 다른 화면을 구성하며 움직임의 순간 포착과도 같은 느낌을 유도한다.
작가는 ‘움직임’ 시리즈 작업을 통해 보다 긍정적이며 미래지향적으로 이동하는 희망적인 삶을 표현한다. ▲장소: 35-14 150 Pl. 2F, Flushing, NY,917-455-6984
■Y갤러리, 박응호 개인전
1.5세 설치작가 박응호씨의 개인전이 내달 1일까지 맨하탄 그랜드 스트릿 소재 Y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박응호 작가는 ‘오브제/오브젝티브’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 일상생활에서 주목하지 않은 스푼과 포크, 코인, 병마개 등의 오브제를 이용한 신작 부조 연작을 선보이고 있다.
프랫 인스티튜트를 졸업한 그는 뉴욕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고 퀸즈 PS 270 건물내 오발 볼링공 설치작 등 여러 작품을 통해 주목받은 바 있다. ▲장소: 319 Grand Street at Orchard St, New York, 415-636-0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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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