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안희정 충남지사“해외 한인 인재들 모국 유치 큰도움”

2016-02-16 (화)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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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남지사“해외 한인 인재들 모국 유치 큰도움”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해외 한인들이 모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386 출신 정치인의 대표 주자 중 한 명인 안희정 충청남도 도지사는 야권의 차세데 리더로 꼽힌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이지만 참여정부 시절 공직을 마다하고 야인 생활을 하는 등 파란만장한 정치 역정을 겪은 안 지사는 2008년 당시 통합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선출되며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재개한 뒤 2010년 충남도지사에 당선돼 현재 두 번째 임기다. 안 지사는 본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해외 한인들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해외 한인 2세, 3세들의 활약으로 대형 투자유치가 성공한 사례들을 들며 미주 한인 글로벌 인재들 의미와 가치를 평가했다. 안 지사는 한민족은 해외에 있어도 ‘우리’라는 공동체라며 “언제나 한인 여러분이 고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희정 지사와의 일문일답이다.

-지난해 말 발표된 광역단체장 직무수행 여론조사에서 가장 일 잘하는 도지사로 뽑혔다

▶처음으로 1위에 올랐을 때는 영광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부담이 크다. 늘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을 갖고 도민들을 뵙고 있으며, 도민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들을 펼치고 있는데 그것이 이런 결과를 이끌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현재 충남 도정의 가장 큰 현안은? 미주 한인들도 관심을 가질만한 중요한 이슈가 있다면

▶충남은 전통산업과 첨단산업이 함께 발달한 곳이다. 농수산업을 기반으로 한 농식품산업에 디스플레이, 반도체, 자동차, 철강, 화학 등 첨단산업도 함께 발달하면서 다양한 산업 스펙트럼을 갖추고 21세기 대한민국의 경제를 이끌고 있다. 현재 대외적으로 ‘황해를 아시아의 지중해’로 만들기 위한 ‘환황해프로젝트’를 통해 한중일+아세안권 역내 협력을 위한 투자, 교역, 관광, 국제교류, 사회간접자본(SOC), 네트웍 구축 등 분야별 종합 계획을 그려나가고 있다. 또 충남 경제를 정확히 진단해 2030년까지 발전 비전을 제시한 ‘충남경제비전 2030’을 추진 중에 있다.

-올해초 LA를 포함한 미국 방문에서 성과가 있었나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전자박람회 CES 2016을 참관하고 실리콘밸리와 LA에 들렀다. 충남 경제의 지속발전을 위한 구상의 일환으로 전 세계 IT·전자·자동차 업체들이 참가한 CES에 가보니 가전 중심에서 자율주행차 중심으로 판도가 변화하고 사물인터넷(IoT)의 발달 등 기존 산업지도가 바뀌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처럼 새로운 시대에 발맞춰 정부 영역도 새로운 혁신을 선도해야 함을 봤다. 더불어 대기업들의 독과점 현상이 더욱 증가할 추세여서 시장과 자본에서 소외되는 계층을 배려할 수 있는 정책도 필요한 만큼 지속가능한 발전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경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충남도와 LA 지역의 교류 사업중 대표적으로 '사랑의 인술 사업'이 있었다. 다시 추진할 의향은

▶지난 1997년 충남도와 LA 슈라이너병원이 장애아동 무료 시술 협정을 체결한 뒤 17년 간 총 86명이 LA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런데 이제는 국내 의료 수준이 높아졌고 아동들이 이역만리 미국에까지 가서 수술을 받는 것보다 국내 병원을 선호해 2013년부터 국내 사업으로 전환했다. 당시 한국 의료 상황으로 화상 어린이 환자 치료 등에 슈라이너병원의 큰 도움을 받았는데 아동들의 마음의 상처까지 다독여 준 병원 의료진과 전 세계 불우 아동을 대상으로 의료 후원사업을 하고 있는 슈라이너재단에 감사드린다.

-미주 한인사회에 1.5세, 2세 글로벌 한인 인재들이 많다. 이러한 인재 유치 및 활용 방안은


▶해외 한인 인재들을 충남도에 유치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고 가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 도는 해외 동포와의 협력 강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고 성과도 있었다. 그중 하나가 해외 충청향우회, 한인회, 한인 경제인, 정치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도정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해외의 대형 기업에 취업한 한인 2세, 3세들을 통해서 대형 투자유치가 성사되는 경우가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천안 3산업단지에 입주한 대우케미칼, 에드워드, 유미코아 등 대부분이 한인들이 중간 역할을 해줘서 성사됐다.

-재외 한인들의 의의와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나

▶‘제금’ 낸다라는 말이 있다. 분가한다는 뜻으로 본래 살던 집에서 떨어져 나와 딴 살림을 차리는 의미다. 과거 우리 부모님 세대는 자식들이 성장하여 혼인을 하면 동네에 별도의 주거를 만들고 제금을 냈다. 저는 우리와 재외동포와의 관계가 이와 같다 생각한다. 우리는 한 조상 밑에서 나고 자라며 유구한 역사를 함께하는 가운데 정체성을 지켜왔다. 다만 자신의 여건과 환경에 따라 그 근거지를 정해 제금을 난 것이고, 그것이 태평양 건너 미국을 비롯한 유럽, 아시아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따라서 그 관계와 역할은 형제로서의 우애를 지키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형제애가 바탕이 된다면 관계의 결속을 통해 역할의 증대는 더욱 공고해 질 것이다.

-한국 정치가 발전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민주주의는 인류 역사의 위대한 발명품이다. 이 민주주의 체제를 누가 좀 더 효과적으로 만들어서 한 국가사회에 기본 작동 원리로서 수준 높게 제도를 설계하고 운영해 내느냐 그게 21세기 국가발전에 가장 큰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이 민주주의를 좀 더 고도화시켜내는 작업이 21세기 우리들의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중요한 과제중의 하나다. 우리 정치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너진 신뢰의 정치를 복원시켜야 한다. 신뢰는 일종의 ‘무형자본’인데 한국은 사회적 신뢰의 기반을 조성해야 할 공적 영역이 가장 낮은 신뢰도를 보이고 있고, 정치에 대한 깊은 불신으로 갈등 조정능력을 상실했다. 정치가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선심성 공약 남발을 지영해야 하며, 이념의 대립구도를 탈피해 성장 아니면 분배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 분배를 통해 성장하는 전략을 세워나가야 할 것이다.

-정치인이자 공직자로서 미래 포부는

▶직업정치인으로서 저 안희정의 목표는 정당정치를 제대로 세우는 것이다. 대한민국 전체의 정당과 민주주의라는 틀에 관심이 있고, 또 그중에서 제가 속해 있는 진보진영 전체가 어떻게 하면 헌법상 제1헌법기관인 정당이라고 하는 조직 내에서 잘 수렴되게 하고 이 정당정치를 어떻게 책임 있게 국민 앞에 세우느냐에 관심이 있다. 그러한 정당정치와 문화를 마련하는 것이 내 꿈이다.

-대선 도전 의향은

▶지금은 도지사로서 현재 일을 하고 있고, 앞으로는 또 어떠한 기회를 가질지 잘 모르겠다.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만든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건 아닌 것 같다. 가령 에베레스트 등정을 하는데, 정상 정복을 위한 마지막 도전조를 짤 때는 그 상황에서 결정된다. 마찬가지로 우리 당내에서도 어떻게 해서 누구에게 도전 기회가 생길지 알 수 없다. 이는 한 개인의 불굴의 의지의 영역이 아니고, 또 의지만 가지고 만들려고 하는 것도 부질없는 짓이다.

역사의 등산을 같이 하는 것으로, 그러다가 적임자라고 평가를 받으면, 그때 그 기회에 도전하게 될 것이다.

-미주 한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민족처럼 ‘우리’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우리’라는 공동체가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고 다민족 국가인 미국에 살고 있어도 하나로 결속시키는 작용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여러분이 고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안희정 충남지사“해외 한인 인재들 모국 유치 큰도움”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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