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독교 탄압 세계적 심화… 작년 7천명 피살

2016-01-19 (화)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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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 2,400개 공격받아 파괴

▶ 최악의 탄압국가는 북한 이라크·에리트리아 순 시리아 크리스천 인구 급감

기독교 탄압 세계적 심화… 작년 7천명 피살

극심한 탄압을 받는 에리트리아 기독교인들이 예배당에서 통곡의 기도를 올리고 있다.

■ WWL 박해 보고서

기독교의 역사는 안락한 길이 아니다. 소수의 부귀와 영화 뒤에는 박해와 수난을 견디어낸 무수한 인내와 극복의 여정이 버티고 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신앙 때문에 살해되고 교회가 파괴되고 있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중동의 난민촌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눈을 뜨는 생명이 줄을 잇고 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복음을 전하기 어렵고 최고로 극심하게 기독교를 탄압하는 나라는 북한이다. 지난 한해 동안에도 부동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 2015년에 지구촌에서 피살된 크리스천은 전년도와 비교해 거의 두 배나 급증했다. 기독교에 대한 탄압은 세계적으로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오픈 도어’(Open Door)가 매년 기독교 현황을 발표하는 ‘월드와치리스트’(WWL)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에서 7,000명 이상의 기독교인이 살해된 것으로 밝혀졌다. 2014년에 4,344명이었던 수준과 2013년의 2,123명과 비교하면 해를 거듭할수록 두 배 안팎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더구나 이런 수치는 상황을 전혀 파악할 수 없는 북한과 이라크 일부 지역 그리고 내전이 한창인 시리아에서 죽어가는 크리스천은 제외된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에만 세계에서 2,400개의 교회가 공격을 받고 파괴됐는데 이 또한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당연히 박해 지역에서는 기독교 인구도 격감하고 있다. 시리아에서 크리스천이 가장 밀집해 살던 알레포에서는 한때 40만명에 달하던 기독교 인구가 6만명으로 줄었다. 반면에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탈출하려는 난민은 100만명이 넘는다. 가장 큰 원인은 IS와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학살과 고문, 납치, 강간 등이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횡행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특히 기독교인과 교회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WWL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에도 세계 최고의 기독교 탄압 국가로 밝혀졌다. WWL이 조사를 시작한 이후 14년 동안 변함없이 1위를 지키고 있다. 북한은 탄압 정도가 100점 만점에서 92점을 차지했다. ‘오픈 도어’는 현재 북한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캐나타 토론토 큰빛장로교회 임현수 담임목사를 언급하면서 7만명이 기독교인이 북한의 강제노동소에서 수용돼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뒤를 이어 이라크가 90점을 기록했고 에리트리아가 89점으로 3위, 아프가니스탄 88점, 시리아는 87점을 받아 최악의 5개국 순위에 들었다. 에리트리아의 경우 권위주의 정권이 지속적으로 급진적인 이슬람교도를 지원하고 기독교를 탄압하면서 탄압 순위가 9위에서 3위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미국에 입국한 에리트리아 난민은 1만5,000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86%가 기독교인이었다.

이밖에도 파키스탄 6위, 소말리아 7위, 이란 9위, 리비아가 10위에 올랐다. 인도는 힌두 극단주의자들이 나렌드라모디 지방정부의 비호 아래 세력을 크게 키우면서 20위로 급부상했다.

또 나이지리아와 파키스탄은 기독교인을 겨냥한 폭력이 가장 극심한 나라로 파악됐으며 이라크, 시리아, 미얀마,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이집트, 멕시코, 수단, 인도 등이 뒤를 이었다.

WWL은 “기독교에 대한 박해는 단순히 신체적 폭력에 머무는 게 아니라 다양하고 심층적인 방법으로 자행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차별정책, 문화와 전통적으로 따돌리기, 공공행사 참여 불허, 신앙생활 제한, 개종 방해 등 다각적으로 자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WWL 조사는 2014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진행됐으며 국제종교자유연구소(IIRF)의 감수를 받았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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