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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외과 진료실에서] 운동할 때 심하게 어지러우면 뇌졸중 의심을

2015-12-15 (화) 박익성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뇌졸중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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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통 2주 넘게 지속 땐 뇌종양 의심을

신경외과 외래를 찾는 사람 중에는 팔^다리 마비나 언어장애, 시력저하 등 뚜렷한 장애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즉 자신이 느끼는 증상이 큰병이 아닐까 해서, 뇌질환으로 고생하는 지인들이 경험한 증상과 비슷해서, 언론을 통해 얻은 지식으로 판단한 결과 머리 혈관이 터지거나 신경이 끊어질 것 같아서 등 자신이 먼저 진단을 내리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내원한 환자들이 아주 많다. 뇌에 발생하는 질환이어서 후유증이 심각하고 이로 인한 삶의 질 저하가 아주 클 수 있기 때문에 걱정이 큰 것이다.

뇌질환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뇌졸중은 심근경색보다 더 많이 발생하는 데다 암에 이어 사망률 2위이므로 위험요인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뇌졸중의 대표적 원인은 장기간에 걸쳐 조절되지 않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등이다. 뇌졸중은 가족력도 있어 직계가족 중 2인 이상이 뇌졸중의 병력이 있다면 조심해야 한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최소 10년 이상 되었는데 신경 써서 관리를 안 했거나 약 복용을 하지 않고 지냈다면 이미 여러 혈관이 손상 된 것으로 생각하고 증상이 없더라도 심장 전문의나 뇌졸중 전문의의 진료 후 적절한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뇌졸중은 주로 나이가 들면서 잘 발생하는 퇴행성 혈관질환이므로 발병 전 관리와 예방이 가장 효과적이다. 뇌졸중의 위험요인인 성인질환을 가진 환자가 만일 가벼운 마비 증세나 활동할 때 심해지는 어지러움증, 극심한 뒷목 통증 등을 호소하면 뇌졸중 전구증상을 의심하고 뇌 정밀검사를 해야 한다.

뇌졸중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뇌질환인 뇌종양은 머리 안에 혹이 생겨서 뇌 신경을 압박하거나 손상을 주어 증상이 나타난다. 뇌종양은 발생빈도가 높지 않고 악성 종양인 경우 급작스럽게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단지 뇌종양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CT나 MRI 검사를 하는 것은 비용대비 효과를 고려했을 때 추천되지는 않는다. 또 뇌졸중과 다르게 그 위험인자가 알려져 있지 않아 어떤 사람들이 잘 걸리는지 미리 알 수도 없다. 뇌종양에 의한 증상은 대부분 천천히 진행하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가 아프다가 오후가 되면 좋아지고, 이러한 두통이 2~3주 이상 지속되며 두통의 강도가 심해지면 뇌종양에 의한 뇌압상승 증상이므로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

뇌 안의 시신경이 뇌종양에 의해 압박되면 눈이 점점 안보이거나 시야가 좁아지는 탓으로 처음에는 안과를 찾았다가 신경외과로 의뢰돼 오는 환자도 많다. 여성의 경우 무월경, 유즙분비를 초래하는 뇌종양도 있다. 팔^다리 어느 한쪽이 천천히 힘이 빠지는 증상이 있다면, 단어가 잘 생각이 나지 않고 말을 하려는데 하고 싶은 말이 잘 안 되는 경우, 다른 사람의 말이 잘 이해되지 않는 경우에는 뇌종양을 의심하고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반면 머리카락을 만지기만 해도 아프다거나 머리를 눌러서 아픈 경우, 머리가 여기저기 돌아가면서 아픈 경우, 그냥 머리가 묵직하고 기분 나쁘게 아프지만 직장에서 일은 할 수 있는 경우, 두통 외에도 팔다리가 쑤시고 어지럽고 다양한 증상들이 같이 있는 경우는 대부분 뇌 정밀검사에서 이상을 발견하지 못한다.

<박익성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뇌졸중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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