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금리 오르기 전 집구입’ 바이어 급증

2015-12-04 (금)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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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대 모기지 막차 타기 오픈하우스 방문 34%↑ 섣부른 매입 경계해야

‘금리 오르기 전 집구입’ 바이어 급증
“4% 미만 저금리 시대 곧 끝난다, 빨리 행동하자”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낮은 고정 모기지 금리 시대가 끝나기 전에 집을 구입하려는 한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3일 국책 모기지 기관 프레디맥이 발표한 평균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는 3.93%를 기록, 지난주의 3.95%보다 0.02%포인트 하락했지만 재닛 옐런 FRB 의장이 지난 2일 이달 중순 기준금리 인상을 강력히 시사함에 따라 한인 주택구입 희망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는 것.

지난 수년간 4% 미만의 낮은 이자율이 바이어들에게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왔지만 FRB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모기지 금리 상승은 불 보듯 뻔하다고 금융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난 6개월간 주택구입을 망설여온 한인 윤모(36·글렌데일)씨는 “주위에서 3%대 모기지 금리는 곧 끝날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며 “이자율이 더 오르기 전에 집을 장만하려고 일주일 휴가를 내 여러 오픈하우스를 찾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30년 고정으로 4.5% 이자율에 40만달러를 융자받을 경우 월 페이먼트는 2,027달러가 나오지만 같은 금액을 현 수준인 3.93%에 융자받으면 월 페이먼트는 1,894달러로 133달러가 저렴하다. 지난 몇 주 동안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0.25%포인트 정도 올랐는데 이는 융자금이 35만달러라고 가정하면 연 600달러를 더 내는 셈이다.

전미모기지은행가협회(MBA)는 내년 말까지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4.5%, 2017년 중에는 5%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5%대 모기지 금리시대가 오는 것이다.

스티브 양 웰스파고 은행 한인 융자담당 에이전트는 “한인 바이어들의 경우 모기지 금리 변동에 매우 민감하다”며 “연방 정부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뉴스가 등장한지 한참 됐기 때문에 금리인상 전망은 현 이자율에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저금리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바이어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시그널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우선 올 가을 미국 내 모기지 융자 신청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나 증가했다. 이는 주택거래가 급증하는 여름 성수기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바이어들의 활동이 멈추지 않았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그런가 하면 부동산 전문 사이트 레드핀 닷컴은 지난 10월 사이트를 통해 오픈하우스 방문을 신청한 접속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34% 급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앞뒤를 꼼꼼히 따져보지 않고 섣불리 주택을 구입했다가는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한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는 “남들이 산다고 덩달아 사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집을 사기 전 내가 정말 집이 필요한지 꼼꼼히 따져보고 직업의 안정성 여부, 예상 거주기간, 페이먼트 및 재산세 납부 능력을 확인할 것”을 조언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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