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근태 서양화가 11일까지 유엔 본부서 초대전
시각 및 청각장애를 딛고 일어나, 지적장애 어린이를 화폭에 담아온 서양화가 김근태의 초대형 그림이 뉴욕 유엔 본부에 걸렸다. 김 화백이 2012년 7월부터 3년여에 걸쳐 완성한 ‘들꽃처럼 별들처럼-100미터 프로젝트'는 유엔이 지정한 세계 장애인의 날(12
월3일)을 앞두고 지난달 30일 유엔 본부에 전시됐다.
‘2015 세계 인류의 꿈-사랑'이라는 주제로 오는 11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한국 서양화가의 첫 유엔 초대 전시회로 유엔본부 방문객에게 지적 장애인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전시된 작품은 100호 캔버스 77개를 이어 붙인 총 길이102.4m의 대작이다.
김 화백은 비발디의 ‘사계'에서 영감을 떠올려 지적 장애인의 표정을 사계절과 조화시켜 생생하게 그렸다. 봄은 연두색 바탕에 어린이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으로 표현했
으며, 여름은 파란색에 아이들이 겪는 성장의 아픔으로 그렸다. 또 가을은 노란색과 함께 아이들이 공감하고 아파하는 모습으로, 겨울은 하늘색에 희망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각각 나타났다.
불행히도 이번 전시회에서는 공간의 제약 때문에 77개의 캔버스가 전부 전시되지 못하 27개만 전시됐다. 25년 동안 지적장애인을 그려온 김 화백은 자신도 한쪽 눈을 잃고 한쪽 귀가 들리지 않는 장애인이다. 김 화백은 유엔 본부에서 전시회를 하게 된데 대한 들
뜬 기분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적장애인이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지만, 내면에는 동등한 인간으로 대접받고 싶다는 강력한 욕구가 있다"면서 “지적장애인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