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숙자에게 꿈을’ 사랑의 슬리핑백 나눠요

2015-12-01 (화)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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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다운타운 등 세 차례 전달… 구제·재활 병행

▶ ■ 베레카 홈리스 미니스트리‘따뜻한 사역’

‘노숙자에게 꿈을’ 사랑의 슬리핑백 나눠요

베레카 홈리스 미니스트리 대표 최명균 목사(맨 왼쪽)와 관계자들이 홈리스 슬리핑백 전달에 한인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추수감사절부터 성탄절을 지나 새해에 이르는 시간은 감사의 계절이다. 남의 풍요를 우러러보면 한없이 부족하지만 주변의 이웃을 둘러보면 얼마든지 감사는 넘친다. 자족함을 다시 배우고 소망을 추스르기에 12월은 베스트 시즌이다.

남가주는 홈리스에게도 꿈의 땅이다. 따뜻하고 비가 적게 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겨울이 되면 뼈까지 스며드는 한기가 밤중 내내 지속된다. 길바닥에서 잠을 청하는 홈리스에겐 악몽의 계절이다.

베레카 홈리스 미니스트리(대표 최명균 목사)의 회원들은 이맘때면 남가주 곳곳의 홈리스를 찾아다니며 슬리핑을 나눠준다. 예수 그리스도에게는 홈리스도 소중한 영혼이며 사랑을 나누는 일은 특히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소명이자 기쁨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이곳저곳 후원자를 찾아다니며 슬리핑백을 구입할 예산을 모으며 연말연시 내내 수시로 사역을 펼친다.


후원자들도 직접 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했다. ‘사랑의 슬리핑백’ 전달식을 로스앤젤레스와 오렌지카운티 등 세 곳에서 3회에 걸쳐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슬리핑백이 모이는 대로 언제든 홈리스에게 나누는 일이 연말연시 베레카 회원들의 가장 중요한 일과가 됐다.

슬리핑백은 가장 먼저 18일 오후 8시 로스앤젤레스 샌피드로 스트릿과 5가(545 S. San Pedro St. LA)에 밀집한 홈리스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어서 26일에는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부에나팍 낫츠 애비뉴(6404-6416 Knott Ave. Buena Park)에서 슬리핑백을 나눠줄 계획이다.

또 27일 오후 6시에는 부에나팍 웨스턴 애비뉴(6801 Western Ave. Buena Park)에서 전달한다. 이 밖에도 샌타애나 페어뷰, 맥퍼든, 에딩거, 하버 스트릿 등 홈리스들이 웅크리고 있는 곳들을 찾아 슬리핑백을 나눠주게 된다.

최명균 목사는 “그동안 모금운동에 이 모양 저 모양으로 도움을 주셔서 새우잠을 자는 홈리스들에게 고래의 꿈을 꾸게 해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추위에 떨던 홈리스들은 눈물을 흘리며 슬리핑백을 달라고 하지만 수량이 턱없이 부족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연말시즌에만 기금을 모으려니까 충분한 슬리핑백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크다”며 “베레카의 홈리스 사역과 슬리핑백 전달 운동에 많은 한인들의 후원과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베레카 홈리스 미니스트리가 올해 집행한 예산은 8,000달러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들이 뿌린 씨앗은 열 배의 자금으로도 부족할 정도로 풍족하다. 매달 30여명의 봉사자가 부에나팍 지역의 홈리스 100명과 예배를 드린 뒤 음식을 건네고 머리를 깎아주며 아픈 사람에게는 침을 놓아주고 있다.

또 샌타애나 시청 주변에서는 자원봉사자 5명이 히스패닉 사역단체와 연합해 토요일마다 200명 이상의 홈리스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기도하면서 구제사역을 펼치고 있다.

홈리스에게 근본적인 재활의 기회를 제공하는 노력도 꾸준히 기울이고 있다. 지금까지 11명의 홈리스가 당당하게 취업에 성공해 일터에서 재기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들이 취직하기까지 특히 총무회원은 회사를 소개하고 이력서와 면접준비를 도와주며 물심양면으로 애를 쓰고 있다.

홈리스 중에는 일을 하면서도 아파트에서 쫓겨나는 생계형 홈리스 가족이 있어 이들에게는 당장 기거할 잠자리를 찾아주는가 하면 집안 살림을 보관할 창고비용까지 대납해 줬다. 또 운전면허증을 받는 과정과 비용을 지원하고 출근 때는 교통편을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문의 (714)392-1916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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