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욕서 주목 받는 예술가… 연극‘…화이트 멘’ LA 초연

2015-11-25 (수) 11:21:44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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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기·연출·작곡 1인 다역 영예의 ‘오비상’ 2회 수상도

뉴욕서 주목 받는 예술가… 연극‘…화이트 멘’ LA 초연

미 연극계의 가장 도발적인 작가이며 감독으로 꼽히는 이영진.

뉴욕서 주목 받는 예술가… 연극‘…화이트 멘’ LA 초연

크리스마스에 모인 백인 아버지와 세 아들이 그들의 정체성을 뒤집어보게 하는 작품‘스트레잇 화이트 멘’. <사진 youngjeanlee.org>



현대 미국 공연계에서 가장 도발적이고 모험적이며 독창적인 극작가로 평가받는 한국계 작가 이영진(41·Young Jean Lee)의 작품 ‘스트레잇 화이트 멘’(Straight White Men)이 컬버시티의 커크 더글러스 극장에서 11월20일부터 12월20일까지 공연된다.

이 연극의 개막과 함께 LA타임스는 22일자 일요판 아츠섹션에서 이영진과 그의 작품세계를 커버스토리로 소개하고, 뉴욕에서 가장 주목 받는 공연 예술가의 한 사람인 이영진은 작가일 뿐만 아니라 연기자, 연출가, 작곡가, 가수 등 일인 다역을 소화하며 끊임없이 진화하는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극찬했다.


한국 태생인 이영진은 버클리대에서 연극학 박사 공부를 하다가 뉴욕으로 건너가 2003년부터 연극계를 강타해 온 극작가로, 그녀의 ‘이영진 디어터 컴퍼니’는 미국사회의 불편한 이슈들인 인종, 성취향, 종교, 여성문제, 정체성, 죽음 등을 정면에서, 그러나 유머러스하게 다룸으로써 ‘이 세대의 가장 모험적이고, 도시적인 극작가’(뉴욕타임스) ‘뉴욕에서 가장 익사이팅하고 실험적인 극작가’(LA타임스) ‘미국 극장에서 골치 아픈, 그러나 꼭 필요한’(뉴요커)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두려움 없는 극작가이자 예술 감독으로서 10년 남짓한 기간에 도발적이고, 유머러스하고, 개인적이고, 논란적이며, 강렬한 작품들로 미국 극장의 면모를 바꾸어놓은 그는 극장예술인들에게 가장 큰 영예인 ‘오비상’(OBIE award)을 2회 수상했고, 미국 문학예술아카데미(American Academy of Arts and Letters) 문학상, 구겐하임 펠로십, 도리스 듀크 예술가상 등의 중요한 상들을 잇달아 수상했으며 세계 20여개 도시에서 순회공연을 가졌다.

LA에서는 드물게 초청된 이번 공연은 이영진 디어터 컴퍼니의 10번째 작품으로, 2014년 봄 오하이오 주립대의 웩스너 아츠센터에서 초연된 후 유럽으로 건너가 파리 퐁피두 센터와 오스트리아의 슈타이리셔 헤르프스트 페스티벌 등지에서 순회공연을 가진 후 이번에 서부 지역에서는 첫 선을 보이는 것이다.

원래 미국사회의 주류를 이뤘던 백인 남성들, 그래서 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이 가장 ‘정상적이고 평범한’ 그룹이었던 이들이 점차 아시안 아메리칸, 아프리칸 아메리칸, 라틴 아메리칸, 유색인종, 동성애자, 양성애자 등으로 구분된 레이블에 밀려 결국 ‘스트레잇 화이트 멘’으로 분류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과 역할을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이영진은 2004년 첫 번째 실험 코미디극 ‘어필’(The Appeal)에 이어 아시안 아메리칸의 정체성을 다룬 ‘송 오브 드래곤’, 기독교에 대한 물음을 던진 ‘처치’, 그리고 ‘리어’(Lear), ‘십먼트’(Shipment) 등 논쟁적인 소재의 작품을 계속 발표해 왔다.

또 힙스터 카바레 공연인 ‘우리는 죽을 거야’(We’re Gonna Die)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는데 이 공연은 2013년 컬버시티의 아이비 서브스테이션 무대에도 올라 LA타임스의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이영진은 영화도 만들기 시작했다. 벌써 두 편의 단편영화를 완성한 그는 앞으로 30분짜리 코미디 파일럿을 만들어 할리웃도 공략할 계획이라고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스트레잇 화이트 멘’의 티켓 25~49달러. http://www.centertheatregroup.org/Kirk Douglas Theatre 9820 Washington Blvd. Culver City, CA 90232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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