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너는 걷니? 나는 굴리며 간다!

2015-11-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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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동 휠·퀵보드 등‘스마트 모빌리티’열풍

▶ 놀이서 교통수단 용도까지 생활 속 깊숙이, 반드시 헬멧 착용 등 안전에 각별히 유의

너는 걷니? 나는 굴리며 간다!

외발 전동휠을 탄 김종엽씨가 한발 타기 회전을 보여주고 있다.

복잡한 대로에 초록불로 신호가 바뀌자 출근 인파를 헤치고 춤추듯 미끄러지며 길을 건너는그녀. 다리 사이에 끼워진 저 동그란 원반 같은 것은 뭐지? 바퀴를 신은 인어공주 같기도, 사이보그와 인간의 혼혈종 같기도 했던 그녀는 외발 전동휠을 타고 있었다. 어느 오피스 빌딩 안으로 유유히 미끄러져 들어갈 때까지 사람들은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바퀴 신은 사람들이 나타났다. 자동차도, 자전거도 아니다. 그저 바퀴다. 호버보드(Hoverboard), 미니 세그웨이(mini-Segway) 셀프밸런싱 보드(self-balancing board) 등 이름도 제각각으로 불리는 셀프 밸런스 스쿠터다. 일인용 전동기구를 뜻하는 셀프 밸런스 스쿠터는 이제 단순한 레저용 놀이기구에서 출퇴근용 이동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외발과 양발로 구분되는 전동휠, 손잡이 달린 성인용 전동 킥보드, 전동기능을 추가한 자전거까지, 1인용 전동 탈 것이 붐이다. ‘스마트 모빌리티’의 종류와 이모저모에 대해 알아본다.

■ 스마트 모빌리티 역사

스마트 모빌리티의 역사는 2000년대 초반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핫한 이동수단으로 각광 받았던 전동 스쿠터, 세그웨이로거슬러 올라간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타고 다니다 전복사고로 크게 다쳤던 세그웨이는 비싼 가격 탓에 전 세계적 유행으로까지 퍼져나가지는 못했지만 수많은 후손들을 낳았다.


최근 캘리포니아의 한 주민이 개발한 전동휠이 탑재된 호버보드의 경우 LED를 부착했는가 하면 스마트폰의 전용 앱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전용 앱 상에서 호버보드의 전원을 켤 수 있고 남은 배터리의 양을 확인할 수 있다. 운행속도 및 평균속도, 이동거리 등 운행기록을 확인할 수 있으며LED의 불빛을 선택할 수 있다.

또 호버보드 밑면에 탑재된 스피커를 통해스마트폰에 있는 음악을 호버보드를 타는 동안감상하는 것은 물론 앱을 통해 호버보드에 잠금장치를 걸고 위치확인까지 가능해 도난을 예방한다.
너는 걷니? 나는 굴리며 간다!

TG-F3의 원 휠 셀프 밸런싱보드.


■ 셀프 밸런싱 보드

한국어로는 전동휠 정도가 가장 적당하겠다. 전동휠 중 바퀴가 하나인 외발 전동휠의 경우 고난도의 기술을 요한다. 커다란 바퀴 양쪽에 수평으로 뻗어 나온 발판이 장치의 전부로그 위에 올라서서 균형을 잡고 움직여야 하는일종의‘ 서서 타는 자전거’다. 몸의 중심이 앞으로 쏠리면 전진하고, 뒤로 쏠리면 정지한다.

균형 잡기가 상당히 어렵지만 가장 작고 가벼워 휴대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무엇보다도 가장 힙하다. 최근 출시된 제품들은자가 평형을 이룰 수 있는 자이로 센서가 탑재돼 있어 보다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해졌다. 가격대는 200달러 중반대에서 600달러 이상까지다양하다.

이에 비해 바퀴가 두 개인 양발 전동휠은 균형 잡기가 훨씬 수월하고, 바퀴의 크기가 작아휴대하기 좋은 장점이 있다. 몸의 기울어짐과방향에 따라 전진 및 방향전환을 수행한다. 앞으로 몸을 숙이면 전진하고, 뒤꿈치를 누르면브레이크가 걸린다. 가격은 400달러 정도.

외발 전동휠의 경우 양발에 비해 더 짜릿함과 스릴을 느낄 수 있어 젊은층이 많이 찾는다.

직장인 김종엽씨는 6개월 전 외발 전동휠에 입문한 후 출퇴근용으로도 타고 다니는 열혈 매니아다.


자동차와 달리 기름 값도, 주차비도, 보험료도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만족해한다“. 처음엔 레저용으로 산 건데 전동휠 덕분에 출근길이 더없이 편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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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엣지’ 투 휠 셀프 밸런싱보드.


■ 전동 킥보드

모터사이클처럼 스로틀을 당겨 주행하는 전동 킥보드는 상대적으로 무게 중심이 안정적이어서 운동신경이 둔한 사람들도 쉽게 도전해볼수 있다. 손잡이가 달려 있어 방향 전환이 손쉽고, 초보자도 특별한 학습 없이 탈 수 있다. 일반 자전거처럼 브레이크가 있고 엑셀 역할을하는 버튼이 따로 있다.

하지만 가격은 만만치 않다. 세계적인 브랜드‘이노킴’ (inokimusa.com) 제품의 경우 1,900달러에서 2,100달러 선. 물론 e베이 등에서는 더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전동 킥보드 인구도 갈수록 늘고 있다. 자영업을 하는 나범희(31)씨는 차를 가져가기에는거리가 짧고, 주차문제도 복잡한 곳에 전동 킥보드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라며 점차 이동반경을 넓혀 시내를 주행하는 데도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특히 접이식이라 버스와 지하철 어디에도 쉽게 실을 수 있어 장거리 이동이 가능하다.

‘이노킴’의 퀵2 제품의 경우 최고 속도는 시속 20마일 정도. 무게는 32파운드에 불과하다.

그녀는 시내 안에서는 버스 정류장 10정거장정도는 쉽게 갈 수 있어 출퇴근용으로 아주 좋다고 말한다.

자동차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해결해 주는 전동 킥보드의 장점은 여행 중에도 두드러진다. 멋진 해안 같은 차로 달리면 놓치기 쉬운경치, 좀 감상하려면 주차해야 하는 불편함이전동 킥보드를 타고 달리는 동안에는 전혀 없다.“ 자연의 아름다움이나 숨결을 그대로 느낄수 있으니까 너무 좋더라고요. 주차 걱정할 필요도 없이 맘에 드는 곳에서는 사진도 찍고, 아주 색다른 여행이었어요.”회사원 이덕진씨도 최근 전동 킥보드를 구입하고 대만족이다.“ 가까운 곳에 친구랑 약속이있을 때나 여자 친구를 만날 때도 자유롭게 킥보드를 타고 나가면 되니까 너무 좋죠.”

■ 안전은 필수

스마트 모빌리티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헬멧은 반드시 착용하고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는 편이 낫다.

또 초보자들이라면 과속방지턱도 조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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