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인 10명 중 3명 “난 복음주의자”

2015-11-24 (화)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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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 권위·전도 소명 인정” 각각 52%와 58%가 동의 “십자가 대속 믿는다”49% “예수만이 구원의 통로”48%

▶ 네 가지 핵심개념 동의는 복음주의자 중 59%에 불과

미국인 10명 중 3명 “난 복음주의자”

한국의 기독교 윤리실천운동이 마련한 소그룹 성경공부에 참석한 여성 기독교인들.

교회에 간다고 무조건 기독교인도 아니고, 예배에 참석했다고 그리스도인도 아니다. 오늘날 크리스천을 자처하지만 비기독교적인 신념을 가진 교인도 적지 않다. 이처럼 혼잡한 세태 가운데 ‘복음주의’는 신앙의 핵심을 지키는 원칙이 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스스로 복음을 따른다고 밝힌 개신교인 중에서 복음주의 원칙에 충실한 성도는 10명 가운데 6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복음주의연합회(NEA)는 라이프웨이 리소스에 소속한 라이프웨이 리서치에 의뢰해 복음주의 기독교인의 현황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를 실시했다. NEA와 라이프웨이 리서치는 지난 19일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인은 10명 중 3명꼴로 복음주의 믿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지난해 퓨리서치가 조사한 결과와도 같은 수준이다. 당시 조사에서도 미국인의 35%가 복음주의 기독교인으로 분류됐다.

NEA와 라이프웨이 리서치는 이번 조사에서 네 가지 원칙을 가지고 복음주의를 정의하고 이에 동의하는 사람들을 ‘복음주의 기독교인’으로 분류했다. (1)성경은 본인의 신앙에 있어서 최고의 권위를 갖는다. (2)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믿도록 비기독교인을 개인적으로 전도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3)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은 본인의 죄를 씻을 수 있는 유일한 희생이다. (4)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믿는 사람만이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은혜인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조사에서 복음주의 기독교인은 33% 정도로 집계됐지만 개별적 핵심사항에 대해서는 이보다 훨씬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1)번과 (2)번 항목의 경우 절반이 넘는 52%와 58%가 각각 동의한다고 대답해 10명 중 5명 이상이 성경의 권위와 전도의 소명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밖에도 (3)번 항목의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을 믿는 사람이 49%, (4)번의 오직 예수를 통한 구원을 믿는다는 응답자가 48%를 차지해 역시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

하지만 스스로를 복음주의 교인이라고 자처한 개신교인 중에서 절반을 약간 넘는 59%만이 네 가지 핵심에 적극 동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본인은 복음을 따르는 성도라고 착각하고 있지만 막상 복음주의 원칙을 제시했을 때는 다른 믿음을 가진 교인이 적지 않다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결과다.

조사에 의하면 개신교인 중에서는 47%, 가톨릭 교인은 23% 만이 복음주의 신앙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매주 한 번 이상 예배에 참석하는 사람의 46%가 복음주의 신앙을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학력 수준과 신앙은 반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나 인간적 지식과 자부심이 신앙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다시 밝혀졌다. 고등학교 졸업 학력자의 경우 40%가 복음주의 신앙을 갖고 있었지만 2년제 대학 졸업자는 26%, 학사학위 소지자는 22%, 대학원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 중에서는 겨우 18%가 복음주의 원칙에 동의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교회와 목회자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확산하려면 이들 계층에 대한 보다 헌신적이고 체계적인 전도방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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