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람하는 의학정보
2015-11-24 (화)
김 용 제 <안과 전문의>
신문, 잡지, 라디오, 텔리비전 어디서나 의학에 관한 한 시간에 가까운 프로그램에서 4~5분짜리 강의 까지 없는 날이 없다. 사람들이 모여 잡담을 하는 자리에서도 건강이야기가 나오기 일쑤고, 어떤 때에는 그것이 오로지 이야깃거리로 그 자리에 있는 의사를 “여기 의사가 계시지만” 하고는 그 이상 의식하지 않고 안다는 의학지식을 거침없이 쏟아낼 때 의사는 듣는 말이 아무리 틀려도 실례가 되는 걸 꺼려 가만히 듣고만 있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요즘엔 의학공부 안한 의학박사가 너무도 많다.
문제는 이렇게 넘쳐흐르는 의학정보가 사람들에게 이야깃거리를 넘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정보매체에 나타나는 대부분의 의학정보는 벌써 오래 알려진 것을 재포장한 것, 상업용이나 선전용인 것, 일반인들에게 새롭거나 센세이셔널한 것으로 보이는 것 등 다양하다. 의사들에게까지도 옛날에 비해 엄청 많은 의학정보가 끝없이 날아오는데 의사들은 그 중에서 진실로 새롭고 새겨 들을만한 아주 드문 정보 외는 대부분 무시해 버린다.
그러나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은 그런 구별을 할 수 없어 쉽사리 정보를 믿고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데 위험이 있는 것이다. 자기가 경험한 한 예, 어디서 들은 그럴 듯한 이야기 같은 것이 소위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는 식의 얄팍한 지식 아니면 그릇된 지식일 수 있는 것이다. 어느 한 사람의 불치병이 인정되지 않은 희한한 방법으로 나았다는 검증되지 않은 위험한 정보는 남에게 허무한 희망과 헛돈 쓰기를 가져다 줄 수 있고 널리 인정된 한 수술에서 드물게 생긴 불운한 결과가 보편적인 수술 결과인 듯 떠들어 그 수술이 필요하고 좋은 결과를 얻을 사람들을 피하게 만드는 예가 없지 않을 것이다. 또 건강하고 오래 살게 해준다는 가지각색의 증명되지 않은 정보들이 넘쳐 흘러 이를 다 따르기 바쁘고 돈도 많이 쓰게 되는 일도 허다할 것이다.
의학계에서 새롭게 나오는 연구결과나 치료 수술방법 등이 발표되고 몇 년이 지나면 그것이 틀린 것이나 원래 기대에 어긋나 폐기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의사들은 새롭다는 정보에 쉽게 끌리지 않고 시간과 실적으로 증명이 될 때를 기다린다. 그러나 정보를 옳게 이해하는데 필요한 기본 의학지식이 없는 일반인은 쉽게 끌리거나 영향을 받기 쉽다.
그것을 피하기 위해서 일반인은 우선 그 정보의 출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권위 있는 연구기관이나 전문가 또는 국가의료기관 등 명예를 내건 출처의 정보가 아니면 우선 조심하는 것이 좋다. 다음은 믿을 만한 의사에게 정보의 진위를 묻는 것이다.
그럴 기회를 만들기 어렵거나 바쁜 의사에게서 자세한 설명을 얻기가 어려우면 혼자서 공부해 알아보는 방법으로 인터넷이 있다. 구글, 위키피디아, 네이버 등 인터네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의학정보는 비교적 정확하고 너무 전문적이거나 미확인된 점을 피해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이런 매체를 통해 기초적인 의학상식을 쌓아 놓으면 넘쳐 흐르는 의학 정보를 잘 가려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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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용 제 <안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