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500년 전 종교개혁 용기로 오늘날 교회개혁 이뤄내야”

2015-10-2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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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 흘린 순교현장에서 하나님 은혜 되새기며 현실개혁에 앞장 다짐

“500년 전 종교개혁 용기로 오늘날 교회개혁 이뤄내야”

런던에 있는 웨슬리 채플 앞에서 여행단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한인 목회자·교인들, 개혁 발상지 유럽 6개국 학습여행


개신교의 탄생은 종교 개혁에 뿌리를 두고 있다. 마틴 루터가 1517년 10월31일 비텐베르크 대학 정문에 95개 신조를 붙이면서 시작된 혁신의 바람은 오늘날 장로교와 감리교, 침례교와 순복음 등 많은 교회에서 신앙의 꽃을 피우고 있다.

종교개혁 500주년이 2년 앞으로 다가 왔다. 유럽은 곳곳에서 이미 기념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이 가운데 한인 목회자와 교인들 43명이 종교개혁 발상지 유럽 6개국 학습여행을 다녀 왔다.


지난 10월11일부터 23일까지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를 시작으로 영국의 런던, 프랑스의 파리, 스위스의 제네바, 취리히와 루체른, 독일의 라이프치히, 아이젠나크, 비텐베르크, 베를린, 드레스덴, 그리고 체코의 프라하까지 강행군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신앙의 선배들이 피 흘린 순교의 현장에서 기도하면서 진정한 믿음으로 살겠다는 다짐을 되새겼다. 또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 매일 기도회를 갖고 종교 개혁의 의미와 역사 강의를 들었다. 찾는 장소마다 새겨진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를 곱씹고 헛되게 시간을 보내지 않으려는 노력의 하나였다. 주일에는 버스 안에서 예배를 드렸다. 버스는 곧 예배당으로 탈바꿈했고 회중은 교회가 됐다.

종교개혁 학습 여행단은 먼저 장로교의 창시자인 존 낙스의 출생지인 영국의 해딩턴을 찾았다. 그가 시무했던 첫 번째 장로교회 세인트자일스 예배당과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낙스의 생가를 둘러보았다.

런던에서는 감리교 창시자인 요한 웨슬리가 목회하던 웨슬리 채플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참가자들은 찬송을 부르며 조용히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정근 목사가 웨슬리의 생애와 신학을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존 칼빈이 목회하던 생피에르 교회당을 찾아서 도시에 얽힌 칼빈의 종교개혁 배경을 공부했다. 그리고 취리히에서는 종교개혁자 쯔빙글리가 목회하던 그로스뮌스터 교회를 찾아 그의 발자취를 둘러보았다.

독일에 도착한 여행단은 마틴 루터가 파문을 당한 뒤 신분을 숨기고 독일어 성경 번역에 몰두했던 바르트부르크 성을 찾았다.

라이프치히에서는 독일 통일의 불꽃을 피워낸 것으로 널리 알려진 세인트니콜라이 교회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열린 월요기도회는 1만여 명이 참석하는 기도 집회로 확산돼며 통일의 기적을 이루는 기폭제가 됐다. 일행은 이 교회에서 대한민국에도 통일의 역사가 일어나길 기도했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비텐베르크였다. 루터의 생가, 루터가 설교했던 비텐베르크시 교회 등을 방문하고 개신교를 잉태시킨 역사적인 비텐베르크 성 교회 정문 앞에 모여 기도했다.

여정의 마지막 도시인 체코의 프라하에서는 루터보다 100년 앞서 교황청을 비판했다가 화형으로 순교한 얀 후스의 신앙 흔적을 좇아갔다. 그리고 후스를 지지하던 귀족 28명이 목이 잘려 순교당한 것을 기념하는 광장 바닥의 십자가등을 둘러봤다.

이번 학습 여행을 주관한 크리스천위클리 대표 조명환 목사는 여행단이 “불의에 맞서 오직 성경, 오직 그리스도,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외치며 교회개혁에 나섰던 마틴 루터의 용기를 본받아, 우리도 이 시대의 작은 마틴 루터로 살아가면서 나 자신의 개혁, 교회개혁, 사회개혁에 앞장서게 해 주소서”라고 기도했다고 전했다.

또 “비텐베르크에는 전 세계에서 이 곳을 찾은 개신교 신자들의 단체방문이 이어졌고 거리마다 500주년을 기념하는 배너와 루터의 초상화가 걸려있었다”고 소개했다. 이번 여행 참가자들은 미주종교개혁기념사업회(가칭)를 발족시켜 우선 종교개혁역사사진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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