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한국계 보이밴드 `EXP’ 3번째 싱글 홍보차 본보 방문
전원 비한국계로 구성된 K-팝 보이밴드 ‘EXP’가 세 번째 싱글 발표를 앞두고 26일 본보를 방문했다.
“K-팝에 열광하는 글로벌 팬들의 거울이 바로 EXP죠.”
타리온 테일러 앤더슨, 프랭키 데폰트 주니어, 헌터 콜, 시메 코스타, 코키 톰린슨 등 멤버 전원이 비한국계로 이뤄진 K-팝 보이밴드 EXP(Experiment의 줄임말)가 내달 뮤직비디오와 세 번째 싱글 발표를 앞두고 26일 본보를 방문했다.
EXP는 단순한 K-팝 보이밴드라기보다는 기존 K-팝 스타와는 다른 비한인 멤버들의 낯설음을 통해 K-팝의 정의에 대한 사회•문화적 물음을 던지는 아이콘이다.
보이밴드 ‘메이드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 출신인 헌터는 자신들의 존재 의미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했다. 그는 “K-팝 가수들 대부분은 한인이지만 반면 K-팝을 듣고 열광하는 팬층을 들여다보면 한인이나 아시안이 아닌 타인종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EXP는 이들 타인종 팬들에게 K-팝 스타가 멀리 떨어진 존재가 아닌 언젠가 자신의 모습이 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10년 가까운 연습생 시절을 거쳐 완벽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서는 한국 대형 기획사 소속의 K-팝 스타들과는 반대로 아직 불완전하지만 K-팝 팬들과 가장 유사한 모습으로 무대에 서며 성장과정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EXP가 기존 K-팝 가수들과 차별화 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말 100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뚫고 밴드에 합류했지만 K-팝 보이밴드로서의 무대가 이들에게는 아직 만만치는 않다. 실제로 비한국계이고 낯설다는 이유로 한국 팬들로부터 비아냥거리는 악플을 받기도 했었다. 하지만 가장 K-팝 보이밴드다운 K-팝 보이밴드가 되려고 문화적 충격 따위는 거뜬히 극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장 어색한 것 중 하나는 바로 서구 남성들에게는 낯선 애교다. 크로아티아 출신인 시메는 “엄지와 검지로 만드는 작은 하트, 애교 등 다소 여성적이고 부드러운 제스추어를 처음 했을 때 너무나 어색하고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며 “하지만 연습을 통해 익숙해지고 어느덧 자연스럽게 체득하고 있다”며 웃었다. 타리온은 “사실 연습을 위해 생업을 중단하고 한자리에 모여야 하고 친구들도 잘 만나지 못하는 등 EXP 합류 후 일상에 제약이 많이 생겼지만 멤버들끼리 의지하며 목표를 위해 똘똘 뭉치면서 서로 위안이 되고 힘이 된다”고 말했다.
모델, 배우 등 인종만큼이나 다양한 배경을 지닌 이들은 낯설기만 했던 한류 열풍에 한몫을 하겠다는 한 가지 목표를 향해 여전히 연습에 한창이다. 최근 뉴저지에서 열린 빅뱅의 공연을 언급한 코키는 “한국어를 알아듣지도 못하는 팬들이 뉴저지에 모여 그들의 공연에 푹 빠지고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빅뱅처럼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팬덤을 가진 밴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20대답게 유쾌하기만 한 이들은 10년 뒤 자신의 모습에 대해 묻자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세계 순회 공연을 시작하고 있을 것이라고 상상했다. 프랭키는 “그때는 티켓 값이 꽤나 비쌀 것”이라며 “그러니 올해 열리는 공연에 꼭 방문해 마음껏 응원해 달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P는 컬럼비아 대학 비주얼 아트 예술학 석사(MFA) 과정에 재학 중이던 한인 유학생 김보라씨와 카린 쿠로다, 사만다 샤오 등 3인의 프로젝트로 올 초 한국어로 된 ‘Luv/Wrong’이란 곡으로 데뷔했다. 이 싱글로 크라우드 펀딩, 킥스타터에서 3만 달러가 넘는 금액을 모았다. 내달 6일 SVA에서 열리는 아시아 컴템포러리 아트 위크 행사 무대(132 W 21st St. 10th Fl)에, 21일에는 맨하탄에서 열리는 전시회 ‘오션 브레스 솔티’ 무대(301 E. 57th St, New York)에 선다. <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