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실수요자 발길 잡아라... 아파트 주거 공간 무한 진화

2015-10-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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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양시장에 실수요자 늘어나자 多베이에 가변형 벽체 등 활용

▶ 다양한 평면 설계로 공간 효율 높여 1층에는 정원·지하다용도실 제공

실수요자 발길 잡아라... 아파트 주거 공간 무한 진화
이달 23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고 본격적인 분양에 들어가는 오산세교자이는 단지 꼭대기층을 복층형으로 구성, 나만의 정원을 가질 수 있는 테라스하우스 단지다. 전용면적 외에 별도 룸(Room) 공간(32~42㎡)과 테라스(64~71㎡)가 각각 따로 제공되다 보니, 캠핑도 가능하고 정원 꾸미기도 할 수 있다. 이 설계는 과거 교외의 대형 고급 단지에 적용돼 왔으나, 최근 실수요자들이 늘어난 분양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려는 건설사들이 84㎡ 이하 중소형 단지에도 속속들이 적용하고 있다.

아파트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주거공간까지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수납공간 제공 또는 발코니 확장에 그쳤으나, 이젠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평면 선택이 가능하고 널찍한 테라스에, 틈새 면적까지 더한 알파룸(고객이 원하는 대로 만드는 공간), 다용도 수납공간인 펜트리 제공 등이 기본인 시대가 왔다. 전용면적은 소형이지만 실제 면적은 중ㆍ대형에 육박하는 아파트 등장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1~2인 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인기가 높아진 중소형 아파트의 변화가 눈에 띈다. 전통적인 표준면적(59㎡, 84㎡, 114㎡ 등)을 벗어난 72㎡, 74㎡, 89㎡, 93㎡, 98㎡, 112㎡ 식의 틈새면적이 적지 않다. 여기에 다베이(多-bay)형을 적용하면 발코니 확장을 통해 소형도 중형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전면 발코니에 접하고 있는 방이나 거실의 개수를 뜻하는 베이가, 전용 60㎡ 미만에도 3베이가 쉽게 적용된다. 전용 84㎡에서 ‘ㄱ’ 자로 설계돼 5베이까지 나왔을 정도다. 예컨대 84㎡의 경우 2베이면 발코니 확장을 통해 100~110㎡ 정도를 실거주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3베이면 확장면적이 120~130㎡에 이른다.


실제 분양시장에서 틈새평형, 다베이형은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반도건설이 3월 분양한 ‘동탄역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6.0’전용 59㎡의 경우, 소형 아파트이지만 4베이 구조를 적용했고, 74㎡ㆍ84㎡ㆍ96㎡는 여기에 숨어있는 공간을 활용해 알파룸을 제공했다.?이 덕분에 1순위 청약접수 결과 상반기 동탄2기신도시 중 가장 치열한 경쟁률(62.85대 1)을 기록했다.

최근 아파트 평면 트렌드는 주부 취향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납공간을 여기저기 집어넣고, 가변형 벽체를 활용해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식이다. 방(자녀방·가족실), 수납공간(드레스룸·펜트리), 멀티룸(서재·맘스룸) 등 다양한 평면을 설계해 수요자에게 필요한 공간을 선택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 청약 광풍이 불었던 위례신도시가 대표적이다. 아파트 각 브랜드마다 평면 설계를 내세워 각축전이 벌어졌을 정도다. 내년 7월 입주예정인 위례 ‘송파힐스테이트’의 경우 입주자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족구성원에 맞도록 주방을 키운 다이닝 스위트형, 수잡공간과 드레스룸을 확보한 스위트형 등 맞춤형 평면을 적용했다. 특히 탁 트인 조망 확보를 위해 전체 물량의 96%를 4베이 판상형으로 구성했다. ‘신안인스빌 아스트로’ 전용 101㎡는 위례 최초로 5베이 평면이 도입돼 침실을 최대 5개까지 구성할 수 있다. 가변형 벽체를 이용하면 알파룸은 물론 베타룸도 만들 수 있다. ‘엠코타운 센트로엘’도 모든 주택형(95㎡ㆍ98㎡) 1층 천장고를 2.4m로 적용, 개방감을 높이기도 했다.

최상층뿐만 아니라 과거 선호하지 않았던 아파트 저층도 ‘테라스하우스’로 변신하면서 각광받는 주거공간이 됐다. 정원 등 추가공간이 제공돼 단독주택의 삶을 누리면서도 층간 소음에서 벗어날 수 있는 1층만의 특징이 부각된 덕이다. 이달 분양예정인 ‘광교 상현 꿈에그린’전용 119㎡처럼 지상 1층 가구에 약 10㎡ 크기 지하 다용도실을 제공해 창고처럼 활용하도록 한 설계도 있다. 이미윤 부동산114 연구원은 “브랜드만이 아닌 건설사마다 특화된 설계를 내놓으며 상징화할 정도로 치열한 평면 설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실거주자는 평면도를 놓고 필요로 하는 공간, 효율성 등을 비교해보고 단지를 선택하는 것도 요령”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평면 설계 종류>

틈새 평면

전통적인 표준면적에 없는 72㎡, 74㎡, 89㎡, 93㎡, 98㎡, 112㎡ 등 틈새 평형. 발코니 확장시 중ㆍ대형 아파트 공간 활용 효과.


알파룸, 팬트리 등 다양한 공간 제공

평면 설계시 자투리로 남는 공간을 수납공간으로 제공. 동일한 평면이라도 10㎡이상 더 넓은 효과 줌.


선택형 평면 설계

가변형 벽체 등을 이용, 거실ㆍ주방ㆍ방 등 공간을 구성. 1~2인가구, 은퇴계층, 재택근무 등 수요자에 맞춰 사무실, 서재 등 별도의 공간으로 활용가능.


다(多)베이 평면

방, 거실 등 주요 부분을 전면에 배치하는 방식. 베이가 클 수록 발코니 확장을 통해 실거주 공간을 넓힐 수 있음. 발코니 공간이 넓어 채광성 우수.


세대분리형

각각의 가구가 독립적 생활이 가능하도록 한지붕 다가구 평면형태로 설계. 1채는 임대목적 활용 또는 독립된 생활을 보장한 세대분리 가능.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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