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치솟는 집값에 점보융자 관심 높아져

2015-10-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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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주, 황금어장으로 떠올라 은행들 쟁탈전 치열

▶ 2년 전부터 일반융자보다 이자율 낮아지는 추세

치솟는 집값에 점보융자 관심 높아져

집값 높기로 악명 높은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경우 점보융자가 유일한 대출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점보융자는 일반융자보다 대출한도액이 높아 고가 주택구입에 주로 활용된다.

치솟는 집값에 점보융자 관심 높아져

외국인 수요가 높은 LA 인근 부촌도 북가주와 사정은 마찬가지다. 고가 주택시장에서 점보융자 발급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 발급기준 완화된 점보융자

가주에서 주택을 구입하려면 일반 융자로는 어림도 없다. 집값이 치솟는 지역이 늘면서 대출 한도가 높은 점보융자 발급률이 높아지고 있다. 전국에서 집값이 비싸기로 악명 높은 샌프란시스코는 물론 남가주 일부 고급 주택가 지역에서는 점보융자가 아니면 주택구입이 힘든 상황이다. 최근 주택시장의 열기 한풀 꺾였음에도 불구하고 고가 주택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구입자가 여전히 증가하면서 고가 주택시장에서의 점보융자에 대한 관심이 집값만큼이나 치솟고 있다. 대형 대출은행들은 점보융자 수요가 높은 가주에서 점보융자 발급률을 대폭 확대 중이다. 최근 점보융자 발급기준이 크게 완화되면서 점보융자 발급액이 앞으로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활황세


고가 주택시장 점보융자가 유일한 수단점보융자 발급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치솟는 주택가격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를 비롯, 남가주 해안가 등 고급 주택가 지역에서는 현금 아니면 점보융자가 유일한 주택구입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경우 첨단업종에 종사하는 고액 연봉자들이 몰려들면서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가주부동산중개인협회’(CAR)의 집계에 따르면 중간 주택가격이 무려 132만2,500달러를 호가하고 있다.

LA 지역의 중간 주택가격은 약 48만6,310달러지만 인근 해안가 도시나 베벌리힐스 등 고급 주택시장에서는 매물이 턱없이 부족해 주택가격 상승세가 무섭게 진행 중이다.

베벌리힐스 소재 부동산 업체 더 에이전시의 에릭 레이비 디렉터는 “200만달러 이상 가격대에서는 매물이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며 “고가 주택시장이 현재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월스트릿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진단했다.


■가주, 점보융자 황금어장

가주 대부분의 고가 주택시장에서 여전히 집값 급등현상이 진행 중이지만 ‘일반 융자’(Confirming Loan)로는 주택구입이 어림도 없는 소리다. 일반융자의 대출한도가 최고 약 62만5,500달러로 수백만달러를 호가하는 주택을 구입하려면 나머지 금액을 다운페이먼트로 지불하는 방법밖에 없다.

일반융자 대출한도로 주택구입이 힘들 정도로 주택가격이 급등하자 가주는 융자업계에서 점보융자 시장을 선도하는 주로 떠올랐다.


모기지 업계 정보지 인사이드 모기지 파이낸스의 가이 세칼라 발행인은 월스트릿 저널에 “가주가 현재 금액 기준은 물론 발급 건수 기준으로 전국 최대의 점보융자 황금어장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점보융자에 대한 수요를 놓치지 않기 위해 대형 대출은행의 가주 점보융자 시장 쟁탈전도 치열하다. 뱅크 오브 더 웨스트의 폴 위블 수석 부대표는 “가주 점보융자 시장의 전망이 매우 밝은 편”이라고 월스트릿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전국 22개 주에 대출부문을 두고 있는 뱅크 오브 더 웨스트는 가주에서의 대출 발급률이 가장 높다.

월스트릿 저널에 따르면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의 경우 올해 1~8월 점보융자 발급의 절반이 가주에 집중될 정도로 가주에서의 점보융자 대출에 공격적이다.

BOA는 같은 기간 점보융자 발급액이 지난해보다 약 20%나 급증한 것으로 발표됐다.


■높은 렌트비도 한몫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지역은 집값은 물론 렌트비도 천정부지로 높은 임대료로 인한 점보융자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임대매물 검색 사이트 점퍼에 따르면 지난 8월 침실 1개짜리 주택의 중간 렌트비는 월 약 3,530달러를 기록할 정도로 샌프란시스코의 고임대료 시세는 악명이 높다.

임대 주택시장의 주요 수요층인 전문직 종사 젊은층의 경우 높은 임대료 때문에 주택구입을 결심해도 주택구입을 쉽게 이루지 못하는 상황이다. 고액의 연봉에도 불구하고 최소 약 20%에 달하는 다운페이먼트 금액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최근 점보융자 대출기준이 대폭 완화되면서 고가 주택지역에서 점보융자를 통한 첫 주택구입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BOA의 경우 올해 상반기 발급된 점보융자의 약 43%가 첫 주택구입 목적의 발급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 융자 기준 완화추세


▲한도액 상향 가능성

정부 보증 가이드라인에 따라 발급되는 컨포밍 융자의 대출한도는 고가 주택시장에서 최고 약 62만5,500달러다. 주택가격 폭락이 한창 진행 중이던 2008년 조정된 한도액으로 최근 주택 가격이 크게 오른 지역이 늘면서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월스트릿 저널에 따르면 금융감독기관 ‘연방 주택재정국’이 올 가을 컨포밍 융자의 대출한도를 소폭 상향 조정할 전망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자율 낮아져

약 2년 전부터 점보융자 이자율이 일반융자보다 낮아지는 추세가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점보융자에 적용되는 이자율이 일반융자에 비해 약 0.25%포인트 높았지만 2년 전 처음 역전되기 시작한 것.

제로수준의 기준금리로 중앙은행에 지급해야 할 이자율에 여유가 생긴 시중 대출은행들이 점보융자 이자율을 낮춰 대출확대에 나선 결과다. 최근 점보융자 이자율은 일반융자보다 오히려 약 0.25%포인트 낮게 형성되는 추세다.


▲다운페이먼트

점보융자에 적용되는 다운페이먼트 기준도 최근 약 10%(대출 한도 약 100만달러 기준)까지 낮아졌다. 약 100만달러에 달하는 주택을 구입하더라도 소득만 충분하면 약 10만달러의 다운페이먼트로도 주택구입이 가능해졌다. BOA의 경우 최근 가주에서 발급된 점보융자의 약 40% 정도가 15% 다운페이먼트 기준이 적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DTI 완화

현금 보유율이 높은 점보융자 대출자에게는 일반융자보다 훨씬 완화된 DTI 기준이 적용된다. 일반융자를 받을 때 DTI 최고한도는 일반적으로 약 43%. 주거비 포함, 가구 생활비가 소득의 최고 43%를 초과하면 대출 승인을 받기 어려워진다. 그러나 점보융자의 경우 이 기준이 조금 완화된다. 점보융자 발급 뒤 충분한 현금 보유율을 증명하면 DTI 한도가 약 46%까지 상향 조정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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