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테스트 드라이브’하듯 집 살펴보면 구입에 도움

2015-09-1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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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실·수도시설 등 작동해 결함 파악해야

▶ 시간 날 때마다 방문 주변 이웃 등 점검

[집 볼때 주의할 점]

집을 살 때도 차량 구입 때처럼 ‘테스트 드라이브’를 해볼 수 있으면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하룻밤이라도 우리 집처럼 머물며 여러 시설을 맘껏 사용해 보면 주택 구입 결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테스트 드라이브’ 마케팅 전략을 사용했다는 일부 셀러가 있다는 기사가 난 적이 있지만 실제로는 매우 드문 사례다. 만약 직접 거주해 본다면 잠깐 방문으로는 발견할 수 없는 여러 문제가 드러나거나 아니면 오히려 집의 매력에 푹 빠질 수도 있다. 집을 테스트 드라이브 하는 것이 여러 가지 책임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집을 보러 가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마치 테스트 드라이브 하듯 면밀히 관찰할 수 있다.


■ 깜짝 방문


에이전트와 내부를 구경한 집이 마음에 들었다면 예고 없이 깜짝 방문을 통해 재진단에 나선다. 깜짝 방문인 만큼 셀러와의 추가 약속의 번거로움은 없지만 이번엔 주택 내부보다 주변 상황을 점검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마치 좋아하는 사람을 ‘스토킹’하듯 집 주변을 여러 차례 방문해 여러 상황을 살펴본다.

이웃과 자녀들의 연령대가 우리와 어울리는 지를 살펴보고 문제가 될 만한 이웃이 있는 지도 느껴본다. 시끄러운 이웃이 있는지 궁금하면 주말 저녁에 시간을 내 방문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마치 집에서 거주하는 것처럼 아침시간에 직장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을 한 번 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도보 점검

1차 깜짝 방문이 주로 차량을 활용한 방문이었다면 2차 방문 때는 도보 수단을 이용한다. 최근 ‘도보 용이도’(walkability)가 주택구입 결정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여러 장소를 도보로 이동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자녀가 있는 경우 학교까지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라면 일상생활에 편리할 뿐만 아니라 집을 되팔 때도 유리하다.

최근 개솔린 가격이 치솟는 추세로 대중교통 이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대중교통 수단까지 도보가 가능하면 좋은 조건의 주택으로 볼 수 있다. 도보로 이동하면서 가로수나 가로등 도로 관리상태도 눈여겨본다. 도로 관리상태에 따라 관할 시정부의 도시 관리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 수도시설 작동

욕실 샤워시설만 보면 주택이 최신 트렌드를 반영했는지 알 수 있다. 최신시설을 갖춘 욕실이라도 보는 데만 그치지 말고 한 번쯤 틀어봐야 한다.


셀러 측에게 실례가 되지 않는 시간에 각 샤워시설을 하나씩 작동해 보면 수도 관련 결함사항이 쉽게 점검된다. 우선 샤워기를 통해 나오는 물의 수압이 적절한지 살펴본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수압 정도가 있지만 선호도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만약 수압이 너무 낮으면 수도관 막힘 현상이 있다는 증거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홈 인스펙션을 실시할 때 정밀 진단이 필요하다. 더운 물을 틀었을 때 더운 물이 얼마나 빨리 나오는 지에 따라서도 워터히터 상태를 가늠해 볼 수 있다.


■ 창문 열기

창문을 통해서도 주택이 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창문 없는 주택이 없는 만큼 각 창문을 적어도 한 번씩 열어보고 여러 가지 상태를 점검한다. 창문 열리는 정도는 물론이고 창문을 열었을 때와 닫았을 때의 소음 정도를 비교해 본다.

창문을 열었을 때 바람이 너무 갑자기 들이닥치거나 반대로 앞집 건물에 막혀 공기 흐름이 방해된다면 문제로 볼 수 있다. 창문이 닫혔을 때 창틀 주변에서 바람이 새는 것이 느껴지면 에너지 효율에는 치명적인 결함이다.


■ 소음 측정

콘도나 타운하우스처럼 옆집과 벽을 마주하는 집을 구입할 때는 소음 정도를 측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시간이 날 때마다 콘도를 방문해 벽을 마주하는 유닛의 소음 정도를 최대한 알아본다. 만약 같은 건물에 다른 유닛이 매물로 나온 경우 가족이나 친구를 매물로 나온 유닛 방문을 부탁해 소음 수준을 측정한다.


■ 실내구조 파악

빈집과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을 진단할 때 각각 다른 접근법을 이용해야 한다. 우선 빈집의 경우 가구나 각종 물품이 배치되어 있을 때 더 커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비어 있는 옷장이나 캐비닛 등 각종 수납공간을 정확히 측정해야 입주 뒤 수납공간이 부족한 불편함을 피하게 된다.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은 반대로 가구를 치웠을 때를 상상해 봐야 한다. 가구가 정리된 실내 모습을 떠올려야 실내구조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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