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도의 힘’ 스크린 강타하다

2015-09-0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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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가정의 불화와 기도 주제로 조지아주 교회 사역단체서 제작

▶ 예상 깨고 박스오피스 2위 올라

‘기도의 힘’ 스크린 강타하다

기도의 능력을 주제로 삼은 영화 ‘워룸’이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2위에 올라 영화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 전도사역 영화 ‘워룸’ 흥행 돌풍

기도를 하면 진짜 이루어질 수 있을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의문을 마음 한 구석에 품고 있다. 조지아주의 한 교회가 문화를 통한 전도사역의 하나로 제작한 영화가 전국적으로 개봉하면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기고 있다.

영화‘워룸’(War Room)은 지난 28일 전국 1,135개 극장에서 상영을 시작했는데 404만5,000달러의 수익을 올려 당일 기록 1위에 올랐다. 지난 주말까지 전체 흥행 수익도 2위를 차지하는 엄청난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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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흥행 1위에 오른 영화는 갱스터 힙합 그룹을 다룬 R등급 영화 ‘스트레이트 아우러 캄튼’(Straight Outta Compton)으로 1,32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러나 이 영화를 내건 상영관은 3,142개로 ‘워 룸’보다 거의 세 배나 많았다. ‘워룸’은 1,100만달러를 기록해 2위를 차지했지만 극장 당 흥행 수익을 따지면 ‘워룸’이 평균 9,692달러로 월등하게 많았다.

‘워룸’의 핵심 주제는 한 마디로 ‘기도’의 능력이다. 이 영화는 켄드릭 형제가 운영하는 제작사 셔우드픽처스의 첫 작품이다. 셔우드픽처스는 조지아주 알바니에 위치한 셔우드침례교회가 세운 사역단체다.

그리고 켄드릭 형제는 두 사람 모두 셔우드침례교회의 부목사로 일하고 있다. 이들은 영화 대본부터 감독과 제작까지 ‘워룸’ 탄생의 전 과정을 주도했다. 켄드릭 형제는 4년 전 ‘커리지어스’(Courageous)를 제작해 박스오피스에서 3,450만달러를 기록하고 500만장의 DVD를 판매한 실적이 있다.

영화의 주인공은 프리실라 샤이러가 맡았다. 그녀는 중산층 가정에서 딸을 키우는 젊고 부유한 아내로 출연했다. 남편은 좋은 직장을 갖고 있으며 아름다운 집에서 딸을 키우는 부부는 겉으로는 잉꼬부부이지만 이들의 결혼생활은 엉망이고 딸은 부모의 싸움에 상처가 큰 형편이다. 그러다 한 노인의 권고대로 집안에 기도실을 차려 놓고 아내는 열심히 기도를 시작한다. 바로 이 기도실이 전투를 지휘하는 사령부 통제실을 뜻하는 ‘워룸’이다. 남편과 딸은 싸움의 대상이 아니고 정작 싸워야 할 상대는 따로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은 것이다.

사실 개봉하기 전부터 영화가 흥행을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대세를 이뤘다. 더구나 비평가들은 기독교 신앙을 기본으로 만들어진 ‘워룸’에 대해 혹평을 쏟아 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행여부를 판가름하는 개봉 첫 날은 1위, 첫 주말에는 전체 개봉 영화들 가운데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영화 전문잡지 TV 가이드는 ‘워룸’이 예상을 깨고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TV 가이드는 “모든 비평가들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워룸’은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무서운 기세로 부상했고 ‘스트레이트 아우러 캄튼’을 1위 자리에서 거의 끌어내릴 만큼 몰아붙였다”고 전했다.


뱁티스트 뉴스(BP)에 따르면 최대 개신교단인 남침례교의 선교본부는 ‘워룸’ 웹사이트를 전도지원센터(ERC)에 링크하고 적극 영화를 지원하고 있다. ERC는 일년 내내 24시간 전국을 대상으로 개인의 기도 제목을 받고 중보기도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 있다.

영화에 출연한 샤이러와 베스 무어는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하는 신실한 크리스천이다. 샤이너가 집필한 책 ‘퍼번트’(Fervent)는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켄드릭 형제는 영화뿐만 아니라 ‘어떻게 기도의 싸움을 벌일 것인가’(The Battle Plan for Prayer)라는 베스트셀러를 썼다. 영화 ‘워룸’은 이들이 쓴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삼았다.

켄드릭 형제는 이밖에도 어린이들을 위한 기도 안내 서적들도 여러 권 썼으며 이 역시 영화 내용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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