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름밤 온가족이 영화보며 은혜와 감동 나눈다

2015-08-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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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치로부터 1,100명의 유대인 구한 이야기

▶ 은혜한인교회서 29일… 누구나 관람 가능

여름밤 온가족이 영화보며 은혜와 감동 나눈다

기독영화 감상회가 열린 은혜한인교회 친교실에서 한인들이 영화를 감상하고 있다.

■ ‘쉰들러 리스트’ 무료 상영회

비즈니스의 첫째 목표는 돈을 버는 것이라고 한다. 돈을 못 버는 기업은 존재할 수가 없으니 의미가 있는 지적이다. 당연히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사람은 돈을 벌기 위해 일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이 전부는 아니다. 죽고 나면 돈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생명보다 돈이 앞서지는 못한다. 돈으로 위장한 지뢰를 밟지 말아야 한다.

오스카 쉰들러도 돈을 밝히는 수 많은 비즈니스맨 중의 한 명이었다. 전쟁조차 그에게는 한몫 잡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1939년 폴란드를 점령한 독일이 유대인 재산을 몰수하자 체코 태생의 독일인이었던 그는 나치당에 입당하고 유대인 소유의 공장을 인수했다. 쉰들러가 유대인을 고용한 이유도 오로지 인건비가 거의 들지 않기 때문이었다.


돈만 보이던 그의 눈에 사람의 생명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잔인한 유대인 말살정책을 목격하고 난 다음이다. 그동안 축적했던 재산까지 써가며 아홉 장에 걸쳐 1,100명의 리스트를 작성한다. 그리고 독일군 장교에게 뇌물까지 바쳐가면서 이들을 죽음의 강제수용소 문턱에서 건져낸다. 전쟁이 끝나고 나치 당원인 쉰들러 역시 도망가는 신세가 되지만 그 와중에도 그는 왜 유대인을 더 구하지 못했는지 스스로를 책망한다. 돈의 포로였던 쉰들러는 인생 최대 위기의 순간에서 은혜의 천사로 업그레이드 된 셈이다.

은혜한인교회 비전센터 2층의 대형 친교실에서 오는 29일 오후 7시 영화 ‘쉰들러스 리스트’가 상영된다.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7개 부문을 휩쓸었던 명작이다.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영화는 한글 자막이 담겨져 한층 깊은 이해와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쉰들러스 리스트’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호주 작가 토머스 케닐리가 쓴 소설 ‘쉰들러의 방주’ (Schindler’s Ark)가 원작이다. 노아의 방주에서 제목을 따 왔다. 오직 방주에 올라 탄 생명만이 목숨을 구했듯 쉰들러의 리스트에 오른 유대인들이 사망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가 세계적인 히트를 치자 이곳저곳에서 쉰들러의 ‘진짜 정체’를 주장하는 폭로가 이어졌다. 술고래였다든가, 돈에 눈이 먼 사람이었다든가, 그의 인간적 단점을 파헤치는 증언이 보도됐다. 또 영화가 사실을 과장하고 왜곡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모든 파장을 잠재운 건 바로 1,100명의 유대인 생존자의 후손들이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부모가 전해 준 쉰들러의 희생을 회상하면서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누가 뭐라 해도 쉰들러 덕분에 구사일생으로 생명을 구한 피해자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생생한 증인이었다.

쉰들러는 젊은 시절 모터사이클레이서로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그는 전쟁이 끝난 뒤 부인 에밀리와 아르헨티나로 이민 가 정착했다. 쉰들러는 1958년 혼자 독일로 돌아와 살다 1974년 사망했다. 쉰들러의 리스트는 현재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홀로코스트 박물관에 보관돼있다.

은혜한인교회 문화사역국은 그리스도인 가정이 감상하기 유익한 영화들을 연중 내내 상영하고 있다.

오는 10월17일 오후 7시에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 (Saving Private Ryan)을 스크린에 올리고 11월28일에는 ‘포레스트 검프’ (Forest Gump)를 상영할 계획이다.

영화를 보면서 각종 스낵을 먹을 수 있도록 1~2달러의 저렴한 가격으로 음료수, 냉커피, 삶은 계란과 핫도그 등을 제공한다. 단체관람을 원하는 경우 예약을 통해 테이블을 미리 마련해 준다.

문의 (714)269-0584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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