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쁨이 넘치는 시니어들 배움터

2015-08-13 (목)
크게 작게

▶ 컴퓨터·서예·사진·댄스·노래교실 다양

▶ 지난 학기 수강 200명 대부분이 타교인

기쁨이 넘치는 시니어들 배움터

샬롬대학 관계자와 학생들. 왼쪽부터 김원경 장로, 황춘자·한정숙 권사, 이은용 장로, 임진혜·윤명숙 권사, 한기찬 집사.

기쁨이 넘치는 시니어들 배움터

샬롬대학 학생들과 봉사자들이 지난 학기 종강식에서 야외모임을 가진 뒤 기념사진을 찍었다.

■ 이웃 노인 섬기는 샬롬대학

노인에게는 지혜와 인내가 쌓여 있다. 그래서 관용의 힘을 발휘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울타리는 낮아지고 포용의 범주는 넓어진다. 기도 속에서 인생의 탑을 하루하루 다져 온 어른은 존경을 모은다.

샬롬대학(학장 민종기 목사)에 지난 학기동안 참여한 노인 학생은 200여명에 달한다. 컴퓨터부터 서예, 편물, 기타 연주, 사진촬영 등 교육 프로그램을 비롯해 라인댄스, 노래교실, 바둑, 미술, 탁구 등 취미 클래스와 건강체조, 건강한방 강좌도 열린다. 성경 공부반이 마련되는 건 물론이다. 이런 모든 과정이 14주 동안 진행되며 점심식사와 각종 레크리에이션이 제공된다.


- - -

충현선교교회는 노인 사역으로 샬롬대학을 5년 전 시작했다. 이제는 가장 성공적인 미니스트리의 하나로 손꼽힐 만큼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 학기 샬롬대학 학생 중에서 이 교회의 교인은 58명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모두 다른 교회의 교인과 가톨릭 신자 그리고 아예 아무런 종교도 갖지 않은 노인들이었다.

샬롬대학 봉사자들은 내색은 하지 않지만 비기독교인 학생들의 동정에 늘 은근한 관심을 기울인다. 삶의 황혼에 접어들어 누구보다 영원한 생명이 필요한 시기에 교회의 문턱을 넘어선 이들이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공허한 말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으로 전파된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깨닫고 있다.

“샬롬대학은 화요일에 열립니다. 그런데 주일 예배에서 갑자기 교회를 다니지 않던 학생과 마주치는 경우가 있어요. 샬롬대학에서 교회와 봉사자들의 수고를 체험하면서 신앙의 결단을 내린 것이죠. 해를 거듭할수록 이런 학생들이 늘어납니다.”

부학장으로 샬롬대학을 이끌고 있는 이은용 장로는 신앙의 열매를 이야기했다. 한 명의 노인이라도 복음을 받아들이는 게 가장 중요하지만 온 힘과 정성을 다해 모든 학생을 섬긴다는 자체도 그리스인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신앙을 갖든 아니든 상관없이 모든 노인을 향해 문이 활짝 열려 있습니다. 샬롬대학에서는 담당 교역자인 이도한 목사를 비롯해 18명의 봉사자들이 노인 학생들을 섬기고 있어요. 삶의 기쁨을 되찾고 위로를 나누면서 하나라도 함께 배워가는 게 소중합니다. 이런 혜택을 모든 학생들이 누릴 수 있도록 목사님이나 봉사자들은 친부모님 모신다는 생각으로 지원하고 봉사하고 있어요.”

샬롬대학은 오는 25일 개강해 11월24일까지 새 학기를 진행한다. 이은용 장로와 김원경 장로, 총무를 맡고 있는 한기찬 집사와 임진혜 권사, 라인댄스 강사인 한정숙 권사, 그리고 윤명숙 권사와 황춘자 권사가 개강을 앞두고 한자리에 모였다.


다른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김 장로는 샬롬대학의 장점을 한 마디로 ‘정겹다’고 말했다. “밥을 먹을 때도 줄을 서서 앞뒤로 말을 건네고 서로 살갑게 대하는 분위기가 좋다”는 것이다. 역시 이 교회 교인이 아닌 황 권사도 “서먹하기 쉬운데 소외감을 전혀 못 느끼고 진심이 전달된다”고 덧붙였다.

총무 한기찬 집사는 “매달 중창단이 축가를 부르고 기타반이 연주하면서 케익을 자르는 대대적인 생일잔치는 일생 최고의 파티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 총무 임 권사는 “점심식사로 10가지 음식이 부페로 나오고 아침에는 인절미와 차를 대접한다”면서 떡집과 꽃집, 케익 가게에도 감사를 전했다.

윤명숙 권사는 “불경기이지만 교회가 지역사회 봉사에 애쓰고 있어 노인들이 재능을 개발하고 사는 맛을 찾는다”고 칭찬했다. 한 권사는 “우울증을 가진 노인이 라인댄스를 배워 발표하는 자리에 딸과 사위가 와서 감동하는 모습을 보고 보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샬롬대학에는 멀리 떨어진 필란, 빅토빌과 세리토스, 하시엔다에서 오는 학생들도 상당수다. 시애틀에서 이사 온 노인이 라인댄스팀 소문을 듣고 찾아오기도 했다. 현재 등록을 접수 중이다.

문의 (818)549-9191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