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앙 안에서 키워온 제자사랑과 우정 노래”

2015-08-1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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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 유재건 장로, ‘향수’의 박인수 교수와 제자들 초청

▶ 14일 나성영락교회·15일 어바인 온누리교회서 공연

“신앙 안에서 키워온 제자사랑과 우정 노래”

CGN TV 대표 유재건 장로(가운데)가 김인환 장로(오른쪽), 미주본부장 강일하 목사와 담소하고 있다.

■미주 CGN TV 개국 10주년 축하 음악회

절대적인 능력의 지원을 받으며 가장 선한 목적을 위해 쓰인다는 건 지극한 축복이다. 하지만 아무나 누리는 행복은 아니다. 고개 숙여 기도하는 열정과 즐거이 감수하는 희생의 관문을 수시로 통과해야 한다.

유재건 장로는 3년 넘게 CGN TV의 대표 이사직을 맡고 있다. 서울에 있는 그의 사장실은 7평(약 250스퀘어피트) 정도다. CEO의 방으로는 무척 작은 편이다.


“아늑합니다. 이제껏 거쳐 온 사무실 중에는 가장 작죠. 그래도 지금이 평안하고 즐거워요. 제 방에 들어오는 사람들 얼굴이 모두 환합니다. 화장실 달린 커다란 사무실도 써 봤지만 전에는 모두 찌푸리거나 심각한 표정뿐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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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이름은 웬만한 올드타이머라면 귀에 익다. 남가주 지역에서 변호사로 이름을 날리던 유 장로는 한국에 돌아가 3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대기업 경영 일선을 누비기도 했다.

한때 한국의 TV와 신문에 그의 얼굴이 심심치 않게 올랐다. 미주 한인들은 그의 성공적인 귀향을 보며 흐뭇한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유 장로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정체성을 어느 자리에서나 지켜냈다. 직위나 명성은 모두 오가는 바람이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라는 가치는 무엇과도 비길 수 없는 무게를 담고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 복음을 전파하는 방송사의 운영을 책임지는 사명이 그에게 맡겨진 이유일 것이다.

미주 CGN TV가 올해로 개국 10주년을 맞았다. ‘향수’로 널리 알려진 테너 박인수 교수와 그의 제자들을 초청해 축하 음악회를 연다. 나성영락교회에서 오는 14일 오후 7시30분 막을 올린다. 이어서 다음날 어바인 온누리교회에서도 오후 5시 공연을 갖는다.

유 장로의 가족은 오랜만에 함께 모여 휴가여행 중이다. 남가주를 찾은 유 장로만 홀로 개국 10주년 행사를 챙기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번 음악회에는 박 교수 외에도 내로라하는 성악가들이 한국과 미국에서 모인다. 모두 음악대학 교수나 미국의 유명 오페라단의 단원으로 활동하는 정상급 음악인들이다.


“박 교수는 저와 미아동 감리교회를 같이 다닌 죽마고우에요. 지난해 데뷔 50주년 콘서트도 아주 감동적이었어요. 학비가 없어 학업을 포기한 제자가 아르바이트 하고 있는데 박 교수가 찾아왔데요. 대뜸 등록금을 냈으니 당장 학교에 나오라고 하더랍니다. 그리곤 당시 돈 100만원을 주더래요. 이제 교수로 성장한 제자가 콘서트에서 밝힌 거죠. 제자들과 함께 꾸미는 이번 음악회도 은혜로운 시간이 될 겁니다.”

유 장로와 박 교수가 신앙 안에서 키워 온 우정과 후배들에게 전해진 그리스도의 사랑이 미주 CGN TV 10주년 음악회에서 꽃을 피우는 셈이다.

“아마존 지역에서 20년 넘게 사역하는 김철기 선교사란 분이 계셔요. 사모님도 얼마 전 소천하고 피로와 절망이 겹쳐 선교를 포기할까 했답니다. CGN TV를 보며 소망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고 하더군요. 우리의 사명을 단적으로 전해주는 일화에요.”

지구촌에 퍼져 있는 한인 선교사가 약 2만6,000여명이고 그 가운데 8,000명에게 CGN 위성 안테나가 보급돼 있다고 유 장로는 설명했다. 또 이집트, 인도네시아, 인디아 등 곳곳에서 현지인 크리스천들이 지국 개설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간 예산 150억원을 순전히 헌금으로만 채우고 있습니다. 어렵지요. 하지만 연말이 되면 부족한 재정이 채워져요. 은혜이고 기적입니다.”

선교, 통일, 다문화 사역에 이어 최근 차세대를 겨냥한 프로그램 ‘런’(Run)이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홍대 앞 등 젊은이 거리에 카메라를 들고나가 믿음과 시대를 함께 고민한다. 장신대, 총신대, 감신대 등에서 차세대 선교팀이 발족되는 동력을 제공했다.

유 장로는 “지나온 10년은 기초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새 10년은 새롭게 도약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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