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예수 만나 수지 맞은 인생”

2015-08-0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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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올라대 23년 재직·은퇴

▶ 성 리 교수 자서전 출간

“예수 만나 수지 맞은 인생”

성 리 목사(앞줄 가운데 안경 쓴 이)가 모스크바의 신학교에서 강의를 마치고 현지인 학생들과 사진을 찍었다.

성 리 목사가 최근 ‘나의 하나님’이라는 책을 펴냈다.

바이올라 대학교에서 23년 동안 교수로 재직한 리 목사는 지난해 은퇴했다. 지금은 그레이스 미션대학교에서 기독교 교육학을 강의하고 있다. 올해 나이 일흔 둘. 하나님과 인생 그리고 본인의 삼각관계에 대해 정리가 가능한 나이다.

“세월이 얼마나 빨리 가는지 몰라요. 나이가 들어보니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이 달라져요. 책을 쓴 것도 나 때문이 아니에요. 하나님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어서죠. 되돌아볼수록 하나님을 빼고는 삶을 말할 수가 없어요. 인생은 기적의 연속이었어요.”


유학생으로 미국 땅에 발을 밟은 뒤 50여년이 흘렀다. 고향에서 산 시간보다 훨씬 길다. 리 목사는 바이올라 대학교의 탈봇 신학대학원에서 기독교 교육학으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그리고 모교에서 ESL 프로그램 학과장을 지냈고 국제교육원을 세운 뒤 원장을 맡아 20년이 넘도록 키웠다.

그녀는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어렵다는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리 목사 가정은 공부를 마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제법 큰돈을 벌었다. 남편은 각종 단체장 자리에도 줄줄이 앉아봤다. 젊고 공부도 많이 했고 들어오는 돈을 쓰기 바쁜 나날이었다.

할머니 때부터 교회를 다니는 집안이었지만 비로소 예수 그리스도와 일대일 만남을 갖게 된 게 그때였다. 그리고 세상을 보는 시각이 180도 바뀌었다. 진정한 신앙을 갖게 된 이후에는 가치관이 변했다.

이전에 소중했던 게 귀한 것이 아니었다. 인생에서 중요한 요소들은 따로 있었다.

“제가 공부한 걸 가르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달라고 기도했어요.

얼마 뒤 바이올라 대학교에서 연락이 왔어요. 애당초 국제교육원을 창설할 때 학교 측은 저를 한인 담당으로 위임할 계획이었어요. 그런데 ‘디렉터가 되라’는 비전을 받았죠. 고민하고 기도한 끝에 총장을 찾아가 기획안을 내놓았어요. 그리곤 곧장 원장이 됐죠. 모두 하나님이 하신 일입니다.”

리 목사는 국제교육원 원장으로 한국과 미국의 교회 사이에 주요한 교량역할을 감당했다. 이전에는 무조건 일정 수준의 토플 점수를 따야만 입학이 가능했지만 그녀가 세운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한인목회자들이 영어를 배우고 학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학생들 가운데 70% 이상이 목사나 강도사, 전도사였다고 리 목사는 회상했다.


리 목사는 바이올라 대학교의 클라이드 쿡 총장을 비롯한 저명한 교수들의 강의 통역을 비롯해 15년 동안 동시통역을 떠맡았다.

‘나의 하나님’을 펴면 내로라하는 한국과 미국의 유명한 목사들의 추천사가 즐비하다. 조용기, 김장환, 길자연, 박종순, 한기홍 목사와 김영길, 정창영 총장 등이다. 지난달 5일에는 여의도 순복음교회 주일예배에서 이영훈 담임목사가 동영상을 보여주며 그녀의 신간을 놓고 설교하기도 했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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