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유를 먹인 아기는 중이염·앨러지·천식 등 감염·질병위험 낮아
▶ 생후 6개월 꼭 모유를… 신생아 2~3시간 간격 수유
【모유수유 왜 좋은가】
내달 1~7일은 세계 모유수유 주간이다. 유니세프(UNICEF), 세계보건기구(WHO), 세계 모유수유연맹(WABA) 등이 모유수유의 중요성을 알리고, 모유수유 권장을 위해 1992년부터 매년 8월 첫째 주를 세계 모유수유 주간으로 정한 바 있다. 모유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방송이나 뉴스도 나온 바 있지만, 그래도 모유는 아기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택이다. 모유수유는 아기의 면역력을 강화하고, 앨러지를 예방하며, 분유가 줄 수 없는 좋은 성분들을 제공해 준다.
#모유수유, 아기와 엄마 모두에게 좋아
모유는 흔히들 엄마가 아기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한다. 모유수유는 아기는 물론이고 엄마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
소아과 전문의들은 엄마에게 큰 건강상 문제가 없다면 최소 첫 6개월은 아기에게 모유를 수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엄마와 아기 모두 가능하면 6개월 이상, 1년 정도 먹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모유수유가 힘든 경우 젖병으로 분유를 먹인다고 해서 아기와의 유대감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초유에는 각종 영양과 항체가 풍부해 아기를 감염과 질환으로부터 보호한다. 모유수유를 하는 아기는 중이염, 설사, 호흡기 감염, 뇌수막염 등 감염질환 발병위험이 낮다. 또 앨러지나 천식, 당뇨병, 비만 등에 걸릴 위험도 낮은 편. 또 돈도 들지 않아 경제적이며, 아기가 배고플 때 바로 먹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산모가 모유수유를 하는 경우 빠른 자궁 수축도 돕는다. 열량 소모로 몸매회복에 도움되며, 특히 유방암, 난소암 발병위험을 낮춘다고 보고된 바 있다. 또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 위험도 낮춘다.
이달 초 ‘산부인과학’(Obstetrics & Gynecology) 저널 8월호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젊어서 모유수유를 한 여성은 젖병으로 분유를 먹인 여성보다 중년의 나이에 경동맥 혈관건강도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산모가 에이즈 바이러스(HIV), 활동성 폐결핵 같은 감염질환 환자인 경우는 모유수유를 할 수 없다.
#모유수유의 시작은 편안한 마음
먼저 아기가 보내는 신호를 제때 맞춰야 한다. 뭔가 빠는 소리가 나거나, 입맛을 다신다거나, 혹은 손을 입으로 가져가거나, 엄마 품으로 파고든다거나 할 때는 배고프다는 신호다. 아기가 배고프다고 울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다.
젖을 물릴 때는 인내심을 가지고 아기에게 모유를 수유한다. 양쪽 젖에서 각각 10~20분씩 모유수유를 한다. 엄마와 아기 모두 편안한 자세로 아기에게 젖을 물린다.
생후 6개월까지는 모유만으로 충분하며, 추가적으로 물을 마시게 할 필요는 없다.
#얼마나 자주 젖을 물려야 할까
미 소아과협회에 따르면 신생아는 2~3시간마다 수유해야 한다. 하루 8~12회 정도 수유하면 된다. 한 번 수유할 때 양쪽 젖을 번갈아가며 다 물리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아기에 따라 한 번에 한 쪽 젖만 먹기도 하므로, 아기에게 맞추고, 다음 수유 때 물리지 않았던 쪽을 물릴 수 있게 메모해 둔다. 생후 1~2개월 지나서는 아기의 잠시간도 늘어나면서 하루 7~9회로 수유 횟수가 조절되기도 한다.
또 첫 주에는 아기가 잔다고 모유수유 시간을 건너뛰지 않도록 한다. 잠을 깨워서라도 젖을 물리는 것이 좋다. 기저귀를 갈거나, 부드럽게 마사지를 해주거나, 속싸개를 다시 여며주는 등의 방법으로 아기를 깨우고 모유수유를 시도한다. 모유수유는 되도록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또 한쪽 젖을 물릴 때 충분히 인내하며 물린다. 모유는 수유하는 동안 전유와 후유로 나뉜다. 아기가 처음 물기 시작해 모유가 나오면 전유로 초반에는 묽지만 아기가 점점 젖을 빨면 점차 크리미하고 지방이 풍부한 후유로 바뀐다. 아기에게는 전유와 후유 모두 필요하다. 때문에 충분히 젖을 물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기가 한쪽 젖만 빨고 잠에 들었다면 다음 번 수유 때는 다른 쪽 젖을 물린다.
또 생후 첫 한 달 동안은 모유 먹이기에 주력하는 것이 좋다. 너무 일찍부터 분유 젖병을 물리면 젖꼭지 혼동이 와서, 모유를 먹이기가 힘들어진다.
#젖이 잘 나오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산모들이 처음에는 모유가 잘 나오지 않아 힘들어한다. 하지만 자꾸 젖을 물리다보면 젖이 돌고, 2~3시간마다 규칙적으로 젖을 물리면 젖이 돌고 분비되기 시작한다.
또한 잠이 부족하면 젖이 부족할 수 있다. 한밤중에 하는 모유수유 역시 육아를 시작하는 산모에게 힘든 부분이다. 젖을 물리는 시간 외에 잠은 되도록 충분히 자고, 육아 스트레스를 잘 조절한다. 또 되도록 낮 시간에 젖을 많이 먹이는 것이 좋다.
#우리 아기 모유 잘 먹고 있는 걸까?
아기가 체중이 늘고, 하루에 2~3시간마다 젖을 물리며, 하루에 기저귀를 6~8회 정도 바꿔준다면 모유수유를 잘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기가 급성장할 때는 하루 종일 젖을 물리는 것 같은 시기가 오기도 한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아기가 급성장하는 시기는 생후 2주째, 생후 2개월, 4개월, 6개월 정도다. 생후 6개월부터는 이유식을 함께 병행하기 시작해야 한다.
#아기에게 황달이 생겼다면먼저 소아과 주치의와 상담해 보고, 황달이 심하지 않은 경우라면 모유를 중단하지 말고 계속 모유를 먹인다. 신생아는 빌레루빈 수치가 다소 높다. 가벼운 황달은 대개 2~3주면 자연히 사라진다. 모유수유가 잘 되지 못하는 경우라면 수유 전문가를 소개 받거나 주치의와 상담해 도움을 받는다. 황달 때문에 분유수유로 바꿀 필요는 없지만, 분유수유로 바꿔야 하는 경우라도 계속 모유수유도 함께 지속해 본다.
#모유수유 하는 아기에게 앨러지가 나타난다면?
엄마가 먹는 음식 때문에 앨러지나 민감한 반응이 아기에게 나타날 수 있다. 앨러지를 일으키는 원인 음식으로는 우유, 콩 음식, 밀, 옥수수, 귀리, 달걀, 견과류, 땅콩, 생선, 조개류 등이 있다.
자주 토하거나 모유를 뱉거나, 개스 때문에 배앓이가 나타나거나, 혹은 아기 변에 혈흔이 보이거나 혹은 너무 딱딱한 변인 경우, 피부 발진이나 붓기 등 앨러지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의사에게 문의한다.
<정이온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