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부분 장점만 부각 위험 부담은 감추는 광고

2015-07-2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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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출자 의무사항 광고서 제외시켜고

▶ 정부가 보호하는 것처럼 오해 불러

[오해 부르는 역모기지론 광고]

최근 들어 ‘역모기지 론’(Reverse Mortgage)에 대한 광고를 자주 접하게 된다. 역모기지 론 은 62세 이상 주택 소유자들의 주택 순자산을 담보로 한 대출이다. 일시불로 대출금을 받는 주택자산 신용담보 대출과 달리 매달 일정액을 지급 받는다. 역모기지 론도 대출의 한 형태로 이자가 반드시 붙고 대출금을 상환해야 조건이 있다. 장점만큼 주의해야 할 점도 많지만 광고에는 좋은 점만 부각시켜 노년층 주택 소유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한다. 최근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이 실시한 조사에서도 역모기지론 광고 중 소비자들의 오해를 불러오는 광고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필요하다.


■ 마치 혜택인 것처럼 오도


CFBP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많은 노년층 주택 소유주들인 역모기지 론을 은퇴용 혜택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내용 중 다수가 역모기지 론이 노년층의 여생에 마치 재정적인 보증인 것 같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노년층은 역모기지 론을 발급 받은 뒤에도 주택에서 사망 때까지 남은여생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었다.

그러나 역모기지 론 대출자는 재산세 납부, 주택 보험료 납부, 건물관리 등의 의무가 발생하는데 이 중 하나라도 소홀히 하면 연체에 따른 주택 압류로 이어지기 쉽다. 대부분의 광고가 역모기지 론 대출자들의 의무사항은 제외시켜 소비자들의 오해가 많이 발생한다.


■ 위험부담 전혀 없어 안전

특히 역모기지 론이 정부가 시행하는 혜택이라서 위험부담이 전혀 없는 것처럼 소개하는 광고가 이번 조사에서 문제로 지적됐다. 정부가 보증을 서는 형태의 역모기지 론은 있어도 직접 나서서 시행하는 형태는 없다.

연방주택도시개발국(HUD)에 따르면 연방주택국(FHA)이 보증하는 ‘주택자산전환 모기지’(Home Equity Conversion Mortgage: HECM)가 유일한 정부 보증 역모기지 론이다.

HECM은 FHA가 승인한 대출은행을 통해서 역모기지 론이 발급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에 지적된 광고들은 마치 정부가 노년층 주택 소유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 것처럼 역모기지 론을 소개해 주의가 요구된다.



■ 중요한 내용은 깨알같이

CFBP가 역모기지 론 광고 내용을 검토한 결과 중요한 대출관련 내용을 포함하지 않는 광고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이자율, 재상환 조건 등 대출과 관련된 중요한 내용들이 전혀 언급되지 않는 광고가 수두룩했다.

대출관련 규정을 언급한 광고들도 매우 작은 글씨로 인쇄해 알아보기 힘들 정도여서 소비자들의 오해가 쉽게 발생했다.


■ 역모기지 론이 유리한 경우

▲ 에퀴티 융자 미자격자

은퇴용 자금이 필요한 노년층에게 보유주택은 중요한 자산이 아닐 수 없다.

주택을 담보로 은퇴용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 중에는 홈 에퀴티 융자로 불리는 주택자산담보 신용대출이 있는데 대출기준이 까다롭기 때문에 노년층이 쉽게 받기 힘들다.

주택 순자산이 충분하더라도 크레딧 점수가 일정 기준을 넘어야 하고 소득도 증명해야 홈 에퀴티 융자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은퇴 후 별다른 소득이 없는 노년층에게 홈 에퀴티 융자 대신 역모기지 론이 은퇴자금 마련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 무자녀 노년층

역모기지 론을 신청하는 노년층 중에는 사망 뒤 대출상환 의무가 소멸되고 은행 측이 주택을 압류하기를 바라는 기대가 있다. 그러나 자녀가 있는 노년층의 경우 사망 뒤 주택을 자녀에게 상속해도 주택의 순 자산이 많이 남아 있지 않는 것이 불이익이다. 만약 주택을 물려받은 자녀가 역모기지 론을 상환하려고 해도 재상환 규정에 따라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 역모기지 론이 불리한 경우

▲ 62세 갓 넘겼을 경우

통계에 따르면 여성의 기대 수명은 81세, 남성은 76세로 높아졌다. 기대 수명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라서 역모기지 론을 너무 일찍 발급 받으면 더욱 고령이 됐을 때 재정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역모기지 론을 신청하기 전 향후 의료비와 생활비 등을 따로 마련해 두는 등 기대 수명 연장에 따른 대비도 필요하다.

▲ 큰 규모 주택 소유자

규모가 큰 집의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의 역모기지 론 신청도 주의해야 한다. 재산세가 높은 지역이나 필요 이상으로 주택 규모가 크다면 역모기지 론을 신청하는 것보다 작은 규모의 주택으로 옮겨가는 것이 노년층에게 재정적으로 안전한 선택이다.

▲ 홈 에퀴티 융자 자격자

홈 에퀴티 융자 대출자격이 있다면 역모기지 론을 신청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역모기지 론은 홈 에퀴티 융자에 비해 수수료 등 비용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월스트릿 저널에 따르면 역모기지 론 수수료는 발급 주요 수수료(최고 6,000달러), 선납 모기지 보험료(0.5~2.5%), 월 모기지 보험료(1.25%) 등이 있다. 이밖에도 100여달러 상당의 카운슬링 수수료, 서비스 수수료(월 약 35달러) 등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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