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인 56%“동성애보다 종교자유 보호 중요”

2015-07-2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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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소들 신념 따른 영업거부 허용해야” 59%에 달해

▶ 연방법원 합법화 판결 후 동성결혼 지지도 6% 급락

미국인 56%“동성애보다 종교자유 보호 중요”

동성결혼식용 케이크 판매를 거부해 벌금형을 받은 아론(오른쪽)과 멜리사 클라인 부부에게 벌금액의 세 배에 달하는 성금이 답지하고 있다.

■ AP통신 여론조사 결과 주목

동성결혼 합법화는 기독교인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교회와 목회자들은 동성결혼식 집례를 거부하고 인정하지 않을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또 크리스천 평신도들은 비즈니스 현장이나 직장에서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영업이나 업무를 거부할 경우 법적 및 재정적 피해를 받지 않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동성결혼을 반대할 권리도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모두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 및 표현의 자유와 직결되는 사안이어서 전국적으로 파장이 빠르게 번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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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AP통신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BP 뉴스가 20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AP와 독일의 시장조사기관인 GfK가 공동으로 벌인 이번 조사에서 미국인 가운데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사람은 42%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4월에 48%였던 점과 비교하면 3개월 사이에 6%포인트나 급락한 것이다.

더구나 연방 법원의 합법화 판결에도 불구하고 지지도가 떨어졌다는 사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이번 연방 법원의 결정을 지지한다는 사람은 39%에 불과했다.

카운티 등 지방정부 공무원이나 판사 등이 ‘종교적 반대 신념에도 불구하고 동성결혼 증명서에 서명해야 한다’는 주장과 ‘서명을 거부할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은 거의 50대50 수준으로 팽팽하게 나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교의 자유에 대한 이슈에서는 과반수가 이를 지지했다. 정부는 ‘동성애자의 권리에 앞서 종교의 자유를 보호해야 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이 56%를 차지했다.

또 결혼식장, 꽃집, 케익 빵집, 사진촬영 등 결혼식 관련 업소 중에서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경우 영업을 거부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여론은 59%에 달했다.

이와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전반적으로 미국인 사이에는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여론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일부 지도층이 너무 앞서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BP 뉴스는 지적했다.


진보성향을 보이는 메인라인 기독교 교단 중에서도 성공회, 미국장로교(PCUSA), 그리스도교회(UCC)는 동성결혼 합법화를 적극 환영하지만 복음주의 루터교회(ELCA), 미국 침례교(ABC USA), 제자교회(DOC) 등은 교인 개인의 신앙적 판단에 맡긴다는 입장이며 연합감리교(UMC)는 동성결혼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종교와 민주주의연구소’(IRD)의 마크 툴리 소장은 “국가 차원에서 결혼에 대해 법적인 타협을 내리기 이전부터 메인라인 교단들은 성적 기준을 타협하는데 있어서 대체로 세상 문화보다 한층 앞서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툴리 소장은 “메인라인 교단에서도 동성결혼에 대한 교인들의 평균입장은 전체 미국인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교단 지도부는 국민 수준보다 확실히 더 자유주의적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성결혼식에 영업을 거부해 소송을 당하는 바람에 거액의 벌금형에 처한 그리스도인에게 전국적으로 후원이 몰리고 있다. 애런과 멜리사 클라인 부부는 2013년 동성결혼식에 사용할 케익을 만들어 팔지 않았다는 이유로 오리건주 노동기업인권국에 의해 소송을 당해 지난 4월 13만5,000달러의 벌금형 선고를 받았다.

허핑턴포스트가 18일 보도한 내용에 의하면 지난 두 달 동안 클라인 부부를 지원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해 들어온 성금은 약 35만2,500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번에 모인 성금액수는 지난 3년 동안 기록된 개인 크라우드펀딩 중 최고 규모다. 이와 함께 하나님의 축복을 빌거나 함께 싸우자는 내용을 담은 수천 개의 격려 메시지도 쏟아지고 있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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