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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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 불량에 대하여

2015-07-1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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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현 / 내과 전문의

한국 환자분들과 타민족 환자를 대하다 보면 자주 처방하는 약들의 차이를 실감하곤 한다. 그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소화제인데 실제 필자의 경우에도 백인, 흑인, 히스패닉 등의 환자 분들에게 소화제를 처방한 경우는 극히 드문 것 같다.

필자가 동부에서 근무할 때는 거의 절대다수의 환자가 백인이었는데 소화제를 처방한 적은 거의 없었고 실제로 타운 내 약국에서도 소화제가 구비되지 않은 곳도 있었다.

하지만 2년 전 이곳 한인타운에서 진료를 시작하고는 과거 한국에서처럼 소화제를 찾는 환자분들을 자주 대하게 되었다. 여기서 이런 질문을 해 볼 수 있다. 우리 한인들과 타민족 간의 소화기능의 현저한 차이가 있는가? 물론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필자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첫째, 타민족 사람들은 우리 한인들에 비해 소다 음료수를 즐겨 마시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제 소다수는 소화를 돕는 작용이 있고 소화불량의 증상이 있을 때 소다를 마시면 트림과 함께 시원함을 느낀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둘째, 우리 한국인의 일반적인 식사는 탄수화물인 밥을 기본으로 각종 반찬으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에 서양인들의 식사는 이보다 훨씬 단순하고 간단하다. 저녁식사의 예만 하더라도 평소에 먹는 supper와 특별한 날에 먹는 dinner에는 큰 차이가 있다.

마지막으로 식사의 속도를 들 수 있다. 실제로 소화 기능은 구강에서부터 시작되는데 충분히 씹지 않고 넘어간 음식은 위장에 많은 부담을 주게 되고 따라서 췌장의 소화효소 분비 요구량이 많아지므로 과도한 부담을 주게 된다.

치료방법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음식 맛을 즐겨가며 씹은 후 넘기는 습관을 갖도록 하고 구강 질환이 있거나 치아가 좋지 않은 경우 치과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가끔씩 소화가 안 될 때 소다수를 마시는 것은 괜찮으나 소화불량의 치료를 위해서 매일 마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우리의 식습관은 상대적으로 염분이 적은 밥을 먹기 위해서 반찬에 과도한 양의 염분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밥의 비율을 줄이고 소금기가 적은 반찬 위주로 식사를 하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이와 같은 방법에도 증상의 호전이 없으면 위장 내시경, 복부 초음파, 혈액 검사 등을 통해 위, 십이지장, 간, 담도계 및 췌장 질환이 있는지 알아봐야 하며 췌장 효소로 구성된 소화제를 복용하는 곳도 도움이 된다.


이동현 내과 (213)739-8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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