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남아있는 깡통주택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

2015-06-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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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븐 김 /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최근 2년간 주택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여기저기에서 주택경기가 상승하는 봄기운이 완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그늘 신세를 면치 못하던 주택시장이 본격적으로 햇살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따뜻한 햇살과는 반대로 아직도 그늘 속에 헤어 나오지 못하는 어두운 구석도있다. 바로 아직도 남아있는 700만채에 이르는 깡통주택들이다.

금융위기 후 깡통주택의 숫자가 최고 1,500만채에 이르렀던 것에 비하면 절반이상 줄어든 수치이긴 하지만 문제는 깡통주택들이 대부분 중저가 주택으로 주택시장의 제일 하층부에 집중적으로 몰려있다는 것이다.

주택시장은 먹이사슬의 구조와 같이 삼각형태를 이루고 있는데 저가 주택시장이활성화되어 집을 판 셀러들이 다시 위 단계 가격대의 주택시장으로 옮겨가는 스텝업(Step-Up)마켓이 되어야 주택시장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게 된다.


그런데 먹이사슬의 가장아래 부분에 깡통주택들이 대거 몰려 있으면서 원활한 활성화가 더뎌지고 있다. 소유주택을 팔고 싶어도 소위 네거티브 에퀴티인 깡통주택이어서 가격이 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대기성 셀러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가장 공급이 활발해야 하는중저가 주택들의 매물공급이 원활치 못하면서 주택시장의 재고량 부족은 점차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중저가 주택가격대의 인벤토리대폭 부족사태는 주택시장에 처음 진입하려는 첫 주택구입자들에게 가장 큰 애로 사항이 되고 있다. 매물이 부족하면서 가격의 가파른 가격 상승과 함께 복수오퍼가 몰리면서 과열현상까지 빚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집을 내놓기가 무섭게 오퍼가 몰려들던 2005-2006년과 같은 과열 시장분위기도 재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가격상승무드도 결국은 하부층에 몰려있는 깡통주택의 문제가 빨리 해결되지 않으면 물량부족 사태로 이어지면서 결국은 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게 된다.

재고부족으로 인한 가격상승에는 늘 한계가 있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상승세가 꺾이면 가격상승이 당연히 완만해져 깡통주택의 에퀴티가 쌓이는 속도도 상대적으로 늦어지게 된다. 따라서 먹이사슬의 윗 부분으로의 이동도 상대적으로 늦어지면서 결국은 주택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게 된다.

금융위기후 깡통 주택은한때 1,500만채를 기록하면서 최고 피크를 이루었다.

이 중 800만채정도가 지난 7년간 차압, 숏세일, 에퀴티상승 등으로 타의 반, 자의반으로 정리되면서 작년 말기준으로 깡통주택의 숫자는 700만채까지 줄어들었다.

올해도 약 200만채가량 이상이 이러한 방법으로 추가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와 주택시장붕괴라는 큰 장마와 대 홍수사태 이후 땅이 많이 말랐다고 하지만 아직도 웅덩이 곳곳에 물이 남아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상매물이 팔려나가면서 동시에 비정산 매물도 같이 정리의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 현 주택시장의 주소다. 깡통주택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지역에따라 천차만별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최근의 부동산시장 추세는 지역별, 동네별로 전혀 다른 그림을 보여주는 양상으로 가고 있기때문이다.

전국적인 수치를 참조를 할 수는 있지만 이 수치를 모든 지역에 적용 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이어든 셀러든 바로 자신의 동네, 로컬 마켓 동향을 늘 주시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은 더 이상 큰 그림인 매크로(Macro) 중심이 아니라 지역에 따라 여러 개의 작은 마이크로(Micro) 마켓이 움직이는 로컬화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213)590-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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