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초창기 EM 명맥 이어지며 성장”

2015-06-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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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옥스포드 선교대학 재학 캄보디아의 선교전략 연구

▶ “한국 교회 새 방향 제시할 것” 내일부터 LA서 변화 컨퍼런스

“초창기 EM 명맥 이어지며 성장”

오석환 목사가 캄보이다에서 여성 1,000명이 모인 집회에서 강의하고 있다. 오는 8월에도 다시 강사를 맡는다.

■ 1991년 오이카스 교회 설립해 EM 사역 물꼬 튼 오석환 목사


‘오토바이를 타는 목사’ 세월이 흘러 모습은 변하고 사역의 방향도 바뀌지만 오석환 목사의 라이딩은 이어지고 있다. 오 목사는 지금 영국에 살고 있다. 주요 사역지는 캄보디아다. 그래도 남가주는 수시로 그를 부르는 집회가 이어지는 고향이다.

한인 이민교계에서 영어권 사역(EM) 물꼬를 뚫은 초창기 주자가 오 목사다. 열두 살 때 이민 온 1.5세로서 영어와 한국어를 말하는 청년 목회자는 오이카스 교회를 세웠다. 영어권 2세가 모이는 교회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이다. 1991년 개척한 이후 오이카스 교회는 당시 EM 교회의 대명사처럼 불리기도 했다. 세리토스에 시작한 교회는 UCLA, USC, 코리아타운으로 늘어났고 사우스센트럴LA까지 진출했다.


“이전에 페트라교회가 있었지요. 그 교회가 금세 없어지고 오이카스 교회가 세워졌는데 오래 가다 보니 여기저기 많이 알려졌죠. 저는 2008년 마무리하고 떠났는데 명맥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UCLA 교회에 모이던 젊은이들은 밸리에서 가든교회라는 이름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어요. USC와 사우스LA 교회는 기도회 모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 목사는 옥스포드에서 공부 중이다. 옥스포드 선교대학(Oxford Center for Mission Studies, University of Middlesex)에서 박사학위를 밟고 있다. 그리고 1년에 3~4개월은 캄보디아에서 보낸다. ‘캄보디아 리서치 리소스 센터’를 세우고 선교전략을 연구하고 현지 선교사를 지원하며 데이터를 모은다.

사우스센트럴LA 교회를 함께 개척했던 백인 사역자 브라이언 조든 목사가 얼마 전 영국에서 그와 시간을 함께 보냈다. 조든 목사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오이카스 교회에서 보낸 시간을 추억하며 ‘고맙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선교사로 일하고 있는 그는 영국을 비롯해 곳곳에서 집회를 인도하는 글로벌 리더로 성장했다.

“옥스포드 선교대학 총장님이 논문 주제를 놓고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한국 교회가 잘 못하는 것은 이제 너무 많이 썼으니 오 목사는 잘 하는 게 뭔지 연구해 보면 어떻겠느냐?’ 제가 연구하는 게 쉬운 말로 ‘배신’입니다. 배신은 유다의 영성이잖아요. 한국 교회가 분열과 갈등을 빚고 배신이 난무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거든요. 긍정적인 역동성을 정리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야죠.”

그는 세계 50개 나라를 돌고 1년에 몇 번씩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1.5세로서, 한국과 이민교회, 미국과 세계교회를 뛰어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각각의 장단점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요즘은요 한국에 있는 목사들이 이민교회 목사들보다 더 글로벌해 보여요. 시각이 넓고 이해나 관심도 역시 다릅니다. 가슴 아프죠. 이민교회에서 목회에 애쓰다 보면 자칫 시야가 고정되고 좁아질 수 있어요.”이민교회 EM은 나름 성장하고 있다고 오 목사는 말했다. 한인교회에 청장년층이 적어지고 노령화되는 추세는 EM과 직접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20년 전에 학생, 청년이던 EM은 그래도 굵직한 교회들로 이어지고 있죠. 이민교회에 젊은이가 없고 주일학교가 텅 비는 현상은 한국과 이민교회가 똑같은 것입니다. 이민교회는 한어권 청장년 사역에 힘을 기울여야 해요. 안 그러면 시간이 지나고 교회가 없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 목사는 26일부터 28일까지 LA 동산교회에서 열리는 ‘버닝 허트’ 변화 컨퍼런스에 주 강사를 맡았다. 원래 영어권을 위해 마련했지만 한어권 청장년으로 대상이 넓어져 이중언어로 진행한다. 한 번 듣고 마는 설교가 아니라 오래 남는 강의식으로 진행하겠다고 오 목사는 말했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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