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정보 공유망 ‘클루’]

주택 거래 구입절차 중 빼놓을 수 없는 절차가 홈 인스펙션다. 구입 전 주택 상태를 확인하고 최종 구입 결정을 내릴 때 참고하기 위한 절차다. 홈 인스펙션은 현재의 집 상태를 알려주는 데 그치고 과거에 발생한 결함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러나 주택보험과 관련, 과거 청구기록을 열람하면 이전에 어떤 결함으로 보험이 청구됐는지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과거에 발생한 결함이 이미 수리가 완료돼 거주나 주택 구입에 전현 문제가 없더라도 향후 가입을 앞 둔 주택 보험료 인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보험사 간 정보 공유망인 ‘클루’(CLUE)는 보험 청구와 관련된 보고서로 주택 소유주라면 누구나 발급을 신청할 수 있다.


■ ‘클루’

클루(CLUE: Comprehensive Loss Underwriting Exchange)는 주택보험 업체들 간 보험청구 정보를 공유하는 일종의 데이터 망이다. 대출은행이 주택융자 발급 전 대출 신청인의 크레딧 기록을 점검하듯, 보험업체도 보험료를 산정하기 전 해당 주택의 과거 보험청구 기록을 클루 시스템을 통해 확인한다.

대부분의 주택보험 업체들은 클루 데이터 망에 가입, 주택보험 청구 정보를 공유한다. 클루 리포트에는 주택보험 업체명, 보험번호, 청구번호 등 과거 청구된 보험의 기본 정보와 함께 청구 신청일, 피해 유형, 보상액은 물론 보상 승인 여부 등 자세한 기록까지 함께 기재된다.

보험업체들은 보험가입 승인을 결정할 때 클루 리포트를 발급 받아 보험 신청인이 공개하지 못한 사항을 확인하고 주택관리 상태 등을 참고한다. 만약 반복적으로 발생한 결함으로 인한 보험청구 기록이 여러 차례 있을 경우 보험료를 높게 책정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보험 업체들이 클루 리포트를 통해 주택의 과거 상태를 확인하는 것처럼 주택 구입자 역시 리포트를 주택 구입 결정 때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주택 구입자들이 주택 구입 전 홈 인스펙션을 실시하는 것과는 달리 클루 리포트를 발급받는 경우는 드물고 아예 리포트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82%가 클루 리포트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주택 소유주라면 신청 가능

클루 리포트는 주택 소유주를 통해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리포트가 필요한 바이어는 셀러에게 발급을 요청하는 수밖에 없다.

리포트는 개인 정보 업체인 ‘LexisNexis’(www.lexisnexis.com) 등에서 1년에 한 차례 무료로 발급받을 수 있다. 발급 신청은 온라인, 전화(866-312-8076), 우편 등을 통해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 구입 전 셀러 측에게 주택 상태와 관계된 여러 공개서를 요청하듯 클루 리포트도 발급을 요청해 확인해야 과거 피해 기록 유무와 향후 보험료 인상 가능성 등을 알아보는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바이어뿐만 아니라 주택 소유주나 셀러 역시 리포트를 정기적으로 발급받아 오류 유무를 확인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과거 보험청구 기록이 없는 셀러는 집을 내놓기 전 클루 리포트를 미리 발급 받아 집을 보러 온 바이어에게 전달하는 것은 좋은 마케팅 전략이다.

크레딧 리포트상에 오류가 종종 발견되듯 클루 리포트 상에도 오류가 많기 때문에 이를 정정하지 않고 보험 가입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하거나 높은 보험료를 적용 받을 수도 있다. 주택 소유주는 보험 갱신, 업체 변경 전 리포트 사본을 발급 받아 오류가 있는지 확인하고 오류가 발견되면 정정작업에 나선다.


■ 자연재해, 각종 사건사고 기록 확인

클루 리포트를 발급 받은 뒤에는 꼼꼼하게 내용을 검토해 보험료 인상 요인이 있는지 진단해야 한다.

화재, 홍수, 지진 등의 자연 재해, 강절도, 밴달리즘 등 범죄 피해, 인명 피해 등이 어떤 유형의 피해가 발생했는지 확인한다. 건물 피해의 경우 리포트상에는 피해 발생 장소에 대한 기록이 없기 때문에 셀러 측에게 정확한 피해 발생 장소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주택 침입과 관련, 피해가 여러 차례 발생한 경우 주택 보험료가 오를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알람 시스템을 가입해야 하는 의무 규정이 적용될 수도 있다. 보험 청구기록이 반드시 보험료 인상을 불러오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주택 관련 피해나 결함이 최근 보험 청구를 통해 말끔히 해결된 경우 오히려 보험료가 낮아질 수도 있다. 오래된 지붕이 최근 발생한 강풍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했지만 피해 보상 청구를 통해 새 지붕으로 교체했다는 기록은 보험 인하에 영향을 미친다.

클루 리포트에 내용이 전혀 없는 경우도 있다. 만약 해당 주택에 과거 7년 사이 보험 청구 사실이 없으면 리포트에 내용이 없다. 또 가입한 보험 업체가 클루 시스템에 참여하지 않는 업체일 경우도 클루 리포트를 통한 보험 청구 사실을 확인하기 힘들다.


■ 인스펙션 전 ‘클루’ 활용하면 도움

클루 리포트가 홈 인스펙션과 다른 점은 과거 주택 상태를 보여주는 리포트라는 점이다. 클루 리포트를 홈 인스펙션 리포트로 착각해 홈 인스펙션 절차를 생략하는 실수를 범하면 안 되겠다.

대신 홈 인스펙션 실시 전 클루 리포트를 발급받아 인스펙션 업체에게 전달하면 현재 주택 상태 점검과 관련해서도 매우 효과적이다. 또 과거 발생한 피해가 적절히 수리됐는지 여부를 인스펙션 업체에 요청하는데 클루 리포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