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권 확장·임대 수요에 한남 뉴타운 1구역 등 재개발 중단하려는 곳 늘어
▶ 근린 생활주택으로 용도 변경... 임대수익 노리는 소유자 많아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1구역 전경. 이태원 상권 확장으로 아파트 재개발 대신 단독주택을 근린생활주택으로 용도변경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단독택지 중 주변 상권이 확장되거나 배후 임대수요가 늘면서 아파트로 개발을 중단하려는 움직임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현재 단독·다가구 및 다세대 위주의 소필지 단위로 머무는 것이 임대수요 대응 및 주택가격 상승에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상가나 주거 임대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재개발을 중단하려는 지역들이 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정비구역 지정 전보다 땅값이 상승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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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제 가능성 높은 한남뉴타운 1구역 이유 보니
대표적인 지역이 상권이 확장되고 있는 용산구 한남뉴타운 1구역이다. 이곳은 현재 뉴타운에서 해제될 가능성이 큰 지역이다.
현재 이곳은 해밀턴 호텔 위쪽 이태원 상권이 아래로 확장되면서 상가 임대수요가 증가하자 기존 단독주택을 근린 생활주택으로 용도 변경해 1층을 상가로 만들어 임대수익을 취하려는 주인이 늘고 있다.
심지어는 다세대 주택까지 주인들의 합의를 통해 용도 변경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뉴타운 해제 가능성은 더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히려 단독주택 가격은 상한가를 치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 지난해 초 대지면적 3.3㎡당 2,000만원대였던 단독·다가구주택의 경우 현재 호가가 4,000만~5,000만원까지 오른 상태다.
이 지역 S공인 대표는 “현재 한남 뉴타운 중 가장 사업이 빠른 3구역 단독주택은 아직도 지난 2009년 최고가를 회복하지 못한 데 반해 1구역은 해제에 힘이 실리면서 가격이 최고가를 경신했다”고 전했다.
동작구 노량진 뉴타운도 사정은 비슷하다. 주거 임대수요가 늘면서 원룸 임대사업을 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특히 지하철 1·9호선 환승역인 노량진역에서 10분 거리인 1구역과 3구역에는 이런 수요가 집중되면서 뉴타운 사업 반대파가 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지역 N공인 대표는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다가구주택을 원룸으로 꾸미는 집주인들이 많다”며 “최근 매수자들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뉴타운사업을 추진하는 조합 측이 난감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 뉴타운·재개발 해제지역, 가격도 올라
상권 확장이나 임대수요 확산 등으로 뉴타운·재개발 구역에서 해제된 곳들은 가격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현재 상암 DMC의 먹자거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상암동 단독택지는 지난해 말부터 거래가 꾸준히 이뤄지는 것은 물론이고 가격도 오르고 있다. 2009년 금융위기 때 80%까지 떨어졌던 가격이 현재 95%까지 회복했다는 전언이다지난해 말 정비구역이 해제됐던 강동구 고덕2-1·2구역 역시 투자문의가 활발한 것은 물론 가격도 오르는 모양새다. 이곳은 인근 고덕 상업업무복합단지 개발과 9호선 연장선 개통 호재에 따라 단독택지 형태가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는 사람들이 50%를 넘어 구역이 해제된 바 있다.
단독주택지로 남기를 원하는 이유에 대해 박인석 명지대 건축학과 교수는 “아파트 단지보다는 소필지 단위가 유지될 때 필지별 주인들의 다양한 입장이나 이해관계가 작동하기에 유리하다”며 “이는 도시 생태계 측면에서도 다양성을 확보하고 유연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