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든 부동산은 투자가 아니다

2015-02-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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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석 / 리얼티월드 Capero 부동산

“지역이 나쁘면 렌트가 안나가나요?”

필자가 부동산 세미나를 하면서 가장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다. 투자용부동산 구매를 고려한다면 한인 밀집 지역이 아닌 곳을 잘 살펴보아야 투자성이 좋은 곳을 찾을 수 있다는 설명에 항상 따라오는 질문이다. 지역과 학군이 좋아야 부동산 값이 올라 투자가 된다는, 현재까지의 믿음과는 정반대의 필자의 주장이기에, 듣는 이로서 의문이 제일 많은 점이다. 이 질문은 ‘나쁜지역’과‘ 안나가는 렌트’의 정의를 먼저 알아야 할 것이다.

과연 나쁜 지역의 정의는 무엇인가? 이스트 LA, 캄튼, 가디나, 한인타운, 베버리힐스 어디가 나쁜 지역으로 나뉠 수 있는지 생각 해봐야 한다. 내가 거주할 수 있는 지역은 좋은 지역, 그렇지 않으면 나쁜 지역인 것이다. 그 ‘나쁜 지역’에도 등급이 있다. 정말 나쁜 지역은 필자도 피하는 편이지만 그렇지 않은 곳이 더 많이 있다. 가족들이 대부분이며 오랜 기간 머물고 열심히 일하고 살아가는 타민족이 거주하는 지역을 말하는 것이다.


단지 한인이 거주하지 않기에 무조건 한인 지역이 아니면 렌트 주기 어렵고, 판매하기 어렵고, 가격의 상승이 없다는 것은 일부 에이전트들의 세뇌교육 때문인 것 같다.

이들의 특징은 한 지역을 전문으로 판매하며 그 이외의 지역은 전부 ‘나쁜 지역’인 것처럼 말한다. 본인이 아는곳을 판매하기 원하기 때문이다. 남가주 한인은 한인 밀집 지역이라는 우물 안에 갇혀 투자를 한다.

좋은 지역에 투자해야 한다면 모든 한인은 베버리힐스에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좋은 지역에 투자하는 것을 좋아하는 한인이, 남가주에서 가장 노른자이며 비싼 지역인 베버리힐스에는 투자를 잘 하지 않는다.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한인 투자자는 ‘좋은 지역’이라는 자기 합리화에 본인이 알고 있는 지역에만 투자를 한다.

두 번째로 ‘렌트가 안나간다’ 라는 말의 뜻은 무엇인가? 타인종이 넘쳐나는 이스트 LA와 캄튼에는 렌트의 수요가 전혀 없어 세입자들이 공짜로 렌트를 산다는 말인가? 남가주에서 한인 밀집 지역이 아닌 곳은 무인도인것 같이 인식을 한다. 한인타운의 1,500스퀘어피트의 단독 주택은 60만달러정도의 시세이며 약 2,500달러에 렌트를 한다. 놀랍게도 캄튼의 1,500스퀘어피트의 단독 주택은 절반인 30만달러정도의 시세에 2,200달러 정도에 렌트를 한다.

가격은 절반이어도 렌트는 한인타운과 거의 차이가 없다. 이것이 렌트의 시세인 것이다. 모든 물건은 시세에 내놓으면 팔린다. 아무리 한인타운이라고 해도 시세보다 더 많이 받으려면 렌트는 나가지 않는다. 렌트는 시세보다 조금만 저렴하면 금방 나가는 것이다.

지역이 나쁘면 공실률이 높다라는 말도 있다. 맞는 말이다. 한인 밀집 지역은‘렌트가 저렴’하기 때문에 공실률이 현저히 낮다. 여기서 말하는 ‘저렴한 렌트’는같은 집을 구매 했을때 모기지와 비교한 금액이다. 위에 예를 든 한인타운의 60만달러의 집을 20% 다운했을 경우에는 재산세 합쳐 매월 약 3,000달러 3.5%다운을 했을 경우에는 약 3,900달러를 지불해야 내 집 장만을 할 수 있다. 세입자로 렌트를 살면 월 2,500달러 밖에 하지 않기에 오히려 한인 밀집 지역은 렌트가 저렴한 것이다. 하지만 캄튼의 30만달러의 집은 3.5%를 다운해도 재산세 합쳐 2,000달러정도로, 오히려 렌트가 더 비싸다. 렌트 디파짓 비용으로 내 집 구매하는 것이 월페이먼트도 훨씬 저렴하니 당연히 공실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나쁜 지역’에서 렌트 시세보다 저렴하게 세입자에게 렌트를 준다면 공실률도 없고 수익성도 한인 밀집 지역의 두배 가까운 편안한 투자를 할 수 있게 된다.

모든 투자자에게 캄튼이나 이스트 LA로 투자를 하라는 것이 아니다. 한인의 우물안에서 벗어나 투자의 시야를 넓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가 모르는 지역이라서 다 나쁜 것이 아니며, 내가 거주할 마음이 없다고 부동산 투자의 가치가 없는것이 아니다. 모든 부동산은 투자가 아니다. 하지만 투자는 부동산일 수 있다.

(213)369-9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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