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와이 방문하는 국악인들의 정류장 ‘김설아의 국악갤러리’
▶ 화요일 오전 11시 방송
하와이에 유달리 이름난 국악인들의 방문이 잦은 것 같다. 아니 어쩌면 하와이를 방문하는 국악인마다 발 빠르게 섭외해 인터뷰 시간을 가지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어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수 있다. 지난 10월 첫 방송 이후로 17명의 국악인이 다녀간 AM 1540 라디오서울 ‘김설아의 국악갤러리’에 대한 이야기다.
10일 화요일 ‘김설아의 국악갤러리(진행자 김설아, 매주 화요일 오전 11~12시 본방, 이하 국악갤러리)’에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소속 세 명의 피리연주가 민성치, 성시영, 최소리가 출연한다. 휴양과 신혼여행으로 유명한 하와이에 직장 동료끼리 오는 경우는 드문데, 이 세 명이 그 특별한 경우에 속한다. 따로 또 같이, 국악의 길을 걷고 있는 세 사람이 하와이 여행길에 국악갤러리를 찾아 재미난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국악 전공자라고 하면 어딘지 모르게 보수적이고 고리타분할 것만 같다. 하지만 방송국에서 만난 그들의 입담은 유쾌했고, 그들의 지난날 역시 정해진 악보만을 따르는 삶은 아니었다.
이들이 속한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1965년에 창단한 한국 최초의 국악관현악단으로, 연평균 10회 이상의 정기연주회를 개최하는 주요악단 중 하나다. 정통성 있고 다양한 무대 기회가 있는 곳인 만큼 국악전공자들에게는 이상적인 직장으로 꼽힌다.
이 악단에 들어오기까지, 세 사람은 각자 다른 인생을 살아왔다. 먼저 민성치 연주가(사진 오른쪽)는 재일교포 3세로, 일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으로 건너 오면서부터 비로소 그의 피리인생이 시작됐다. 한국어와 피리를 동시에 익히기 시작한 그는 한국에 온 지 일 년만에 서울대에 피리 전공으로 입학한 수재이다. 민 씨가 학원 강사를 하던 시절 당시 중학생이었던 성시영 연주가(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와 처음 만났는데, 그때 성 씨는 헤비메탈에 푹 빠진 소년이었다. 그렇게 15년이 지나 같은 악단 같은 악기파트 단원으로 만났으니 특별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사연이 있는 그들이기에 직장 동료임에도 함께 여행을 떠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성 씨는 학생 때부터 락과 헤비메탈을 좋아했다. 그래서 그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국악고에서 락밴드를 결성하기도 하고, 대학시절엔 홍대에서 밴드 활동을 하기도 했다. 의외의 이력에 진행자 김설아 씨가 “피리와 밴드 활동을 병행하기 어렵지 않았냐”고 묻자 그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오히려 자신이 밴드 시절 냈던 앨범 중에서 락과 국악을 결합한 곡이 있다며 방송을 통해 곡을 소개하기도 했다. 결국 그의 다양한 음악적 경험이 새로운 음악을 창조해낸 것이다.
이날 초대석의 홍일점이었던 최소리 연주가(사진 왼쪽) 역시 다가오는 3월에 KBS 국악관현악단과 피리협주곡 협연을 앞둔 수재이다. KBS 국악관현악단과 호흡을 맞추는 협연자로 선정되기가 쉽지 않은데, 최 씨의 경우 KBS 국악대경연 관악부에서 수상을 해 기회를 얻었다.
국악갤러리의 ‘갤러리 사랑방’ 초대손님에게 늘 주어지는 질문인 ‘국악을 듣는 나만의 방법’에 대해 최소리 연주가는 지루한 음악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마음을 열어보라는 제안을 했고, 듣고 있던 성시영 연주가는 편견을 버리기 위한 방법으로 국악방송을 통해 다양한 국악을 접하는 방법과 직접 국악기를 연주하는 방법이 있다고 덧붙였다. 성 씨도 한국에서 GBF 국악방송을 종종 듣는데 하와이에 이런 독립적인 국악프로그램이 있는 건 동포들에게 정말 잘 된 일이라며 국악갤러리를 격려하기도 했다.
<윤다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