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FHA 모기지 보험료 낮아진다

2015-01-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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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25만명 첫 주택구입자 혜택 기대

▶ 기존 주택 보유자들도 재구입 늘 것

[보험료 인하 정책]


연방주택관리국(FHA) 융자에 적용되는 모기지보험료가 낮아진다.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8일첫 주택 구입 및 저소득층 주택 구입 활성화를 위해 FHA 모기지 보험료율을 낮출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말 3% 다운페이먼트 다운 프로그램을 발표한 데 이어 오바마 행정부의 대대적인 첫 주택 구입자 끌어안기 정책에 시동이 걸린 것이다. FHA 융자는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낮은 다운페이먼트라는 장점을 앞세워 저소득층의 유일한 주택 구입 수단이 되어 왔다. 그러나 이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모기지 보험료가오르면서 최근 발급률이 대폭 낮아지는 등 유명무실하게 운영되어 왔다. 모기지 보험료가 낮아지면 주택 구입비용 부담이 줄어 주택 매매 거래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기사 (본보 1월9일자 D1면)



■ 보험료율 1.35% → 0.85%

FHA 모기지 보험료 인하 정책이 실시되면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5% 미만일 경우 보험료율은 기존의 약 1.35%에서 0.85%로 0.5%포인트 낮아진다.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5%를 넘는 융자의 경우 역시 보험료율은 기존 1.30%에서0.8%로 약 0.5% 인하된다. FHA 모기지 보험료율 인하는 오는 26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보험료 인하로 약 25만명에 달하는 첫 주택구입자가 ‘내집 장만’의 꿈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FHA모기지 보험료가 인하되면 융자금액 약 17만5,000달러 기준 연간 약 800달러의 보험료가 절약되는 혜택이 주어진다.

5년 뒤 절약액은 약 4,000달러로 늘어나고 30년 만기 기준 절약액은 약 1만4,700달러로 확대된다.


■ 보험료 치솟자 이용자 감소

FHA 융자는 주택시장 침체 직후 저소득층과 첫 주택구입자들의 주택 구입 수단으로 많이 활용됐다.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최소 3.5%로 일반 융자에 비해 현저히 낮고 크레딧 점수기준도 낮아 당시 모기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았다.

그러나 2010년부터 FHA가 심각한 재정적자에 시달리면서 모기지 보험료가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했다.


기존에 약 0.55% 수준이던 FHA 모기지 보험료는 2010년부터 오르기 시작하더니 한때 약 1.55%까지 치솟은 바 있다. 서민들의 주택구입을 돕는다는 취지가 무색해지면서 얼마 전부터 주택 구입자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모기지 보험료가 인상되면서 FHA 융자를 통한 첫 주택구입 비율은 약 56%에서 최근 약 39%로 크게 떨어졌다.


■ 주택 재구입자에게도 인기 전망

FHA 모기지 보험료가 낮아지면 첫 주택구입자는 물론 기존 주택 보유자들의 재구입도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 측은 FHA 모기지 보험료 인하로 약 160만~210만명에 달하는 주택 보유자 및 세입자들이 추가로 주택 구입에 나설 수 있고 이로 인해 약 14만건에 달하는 주택 거래가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FHA 측에 따르면 보험료 인하액은 연 평균약 900달러이지만 일부 구입자들은 연간 최고약 1,200달러까지 보험료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기지 보험료가 매월 약 100달러씩 절약되면 주택 구입 때 구매력이 약 2만5,000달러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기존 주택보다 큰 집으로 이사하려는 주택보유자들 역시 이번 FHA 모기지 보험료 인하에 따른 수혜자 그룹에 포함될 전망이다.


■ FHA ‘다시 적자’에 대한 우려 목소리

오바마 행정부의 FHA 모기지 보험료 인하정책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말 3% 다운페이먼트 프로그램이 발표됐을 때 일부에서 지적한 우려와 같은 목소리다. 한동안 심각한 예산부족 사태를 겪다가 최근에서야 건전성을 회복한 FHA가 모기지 보험료를 낮추면 다시 예산 부족 사태를 격을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택시장 회복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냉각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고 만약 다시 침체기로 돌아설 경우 정부가 대규모 구제금융을 지원해야 할 수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또 다운페이먼트 비율을 낮추는 등 주택 구입 문턱을 너무 낮추게 되면 모기지 연체율이 높아져 주택시장을 다시 위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백악관, 주택 거래 늘어 문제 없다

이에 대해 백악관 측은 FHA 모기지 보험료를 낮추더라도 현재 주택시장 회복이 이미 가시화됐기 때문에 연간 약 70억~100억달러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차압 매물 정보업체 리얼티 트랙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평균 주택 매매 가격은 약 19만9,000달러로 전년과 약 900달러밖에 차이가나지 않는다.

반면 주택 거래량은 1년 만에 약 32%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FHA가 모기지 보험료 인하에도 자신감을 비추고 있는 것이다.

조나단 스모키 리얼터 닷컴 수석 경제분석가도 “FHA 모기지 보험료 인하가 과거와 같은 무분별한 모기지 발급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모기지 연체율에 대한 우려를 반박했다.


■ 지난해 발표된 ‘3% 다운’ 프로그램와 비교해봐야

지난해 말부터 한층 완화된 모기지 프로그램이 줄줄이 발표되면서 올해 첫 주택구입자들은 즐거운 고민에 빠지게 됐다.

그렇지만 ‘내 집 장만’의 꿈에 설레기 전에 각프로그램별 장단점과 내용을 차분히 따져봐야겠다. FHA 융자는 예전부터 낮은 다운페이먼트가 가장 큰 장점이었지만 최근 모기지 보험료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신청률이 많이 줄었지만 올해부터 모기지 보험료가 대폭 인하되면서 다시 신청이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프레디맥과 패니매가 시행할 3% 다운페이먼트 프로그램에 비해 여전히 모기지 보험료 부담은 높은 편이다.

일시불 보험료로 융자액의 약 1.75%를 납부해야 하고 매달 약 0.85%에 해당하는 보험료를 만기까지 지속적으로 납부해야 한다. 반면에 3% 다운페이먼트 프로그램 역시 모기지 보험료를 납부해야 하지만 ‘담보대출 비율’ (LTV)이 80%보다 낮아지면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3% 다운페이먼트 프로그램의 보험료 규정이 덜 까다로운 반면 크레딧 점수 기준은 FHA 융자보다 다소 높은 편이다.

다운페이먼트 금액을 부모 등으로부터 지원받을 경우 크레딧 점수가 740점 이상이어야 하고 자비로 마련하는 대출자는 크레딧 점수가 680점을 넘기면 대출 신청이 가능하다.

FHA 융자에 적용되는 크레딧 점수 기준은 이보다 더 낮은 편이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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