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유가하락과 셰일오일

2014-12-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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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동 / SYNCIS Field Director

연말이 다가왔다. 연말 샤핑과 각종 모임 참석등으로 지출이 늘어나 돈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시기에 한 가지 희소식이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다.

바로 유가하락이다. 유가하락은 곧 자동차 개스비 절감을 뜻하며 이는 소비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소식이다. 오늘은 최근 유가하락의 이유와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최근 미국 벤치마크 유가가 5년 만에 처음 배럴당 60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다.


최근 유가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미국 발 ‘셰일오일’ 생산량의 증가에 따른 공급과유에 있다. ‘셰일오일’ 이란 쉽게 말해 땅속에 고체 상태로 묻혀 있는 석유를 말하는데 그동안은 이러한 오일을 시추하는 비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대부분 그대로 방치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셰일오일을 시추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였고 그로 인해 미국산 원유 생산은 2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이례적인 상황이다.

미국 산 원유 생산은 1970년 정점을 찍은 이후 20년 넘게 줄곧 감소세를보였다.

그러다 지난 2008년 셰일가스가 처음으로 생산되면서 전세는 서서히 역전되기 시작했다. 일명 ‘프래킹(fracking)’으로 알려진 수압파쇄법 덕분에 엄청난 천연가스가 생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불과 5년전 까지만 해도미국 석유 생산이 반등하리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셰일유를 생산하려면 적어도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이상으로 유지되어야 하는데 전문가들은 그 정도 유가는 지속가능하기가 힘들 것 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가는 지난 2년동안 배럴당 70달러선보다 훨씬 높게 유지되었다. 또한 시티그룹이 조사한 리서치 내용에 의하면 토지와 인프라가 이미 확보된 주요 셰일오일 산지의 경우 시추비용은 40달러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용이 떨어지면 더 많은 양의 석유가 공급될 것이며 이는 계속해서 유가하락을 부채질 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유가하락이 우리들에게 주어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휘발유 가격의 하락은 당연히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더할나위 없는 희소식이겠지만 이번유가 하락세는 저 인플레이션, 글로벌 경기 둔화와 싸우는 가운데 나타났기때문에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예를 들어 노르웨이, 러시아, 멕시코 등 대규모 석유수출국 통화는 달러화 대비 수년째 바닥을 치고있다.

미국은 원유를 수출하는 나라는 아니지만 석유생산 붐이 경제성장의 견인차역할을 해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한 달간 미국의 대표적인 주가지수인 S&P 500 인덱스가 0.2% 하락한 데 비해 에너지 관련회사들의 주가는 13%나 급락했다.

또한 유가가 너무 많이 빠질 경우 이미 주춤거리고 있는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더욱 둔화될 수 있고(저인플레의 유지), 앞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려는 연방준비제도위원회의 계획을 방해할 가능성마저 보이고 있다.

하지만 유가 하락이 미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에너지 투자가 미국 총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단 1%인 반면 소비지출 비중은 무려 70% 이상이다. 미국보다 러시아가 더큰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은 예상하고있다. 러시아와 미국 셰일오일과의 전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유가하락은 그저 자동차 개스비 절감이라는 직접적인 혜택을 주는 좋은 소식이지만 이로인해 초래될 수 있는 경제흐름과 변화를 무시할수만은 없다. 꽁꽁 얼어붙은 소비자들의 마음에 유가하락과 같은 따뜻한 희소식들이 계속해서 불어오길 기원해 본다.

(702)465-6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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