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랑의 축제

2014-12-01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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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드류 박 / 아주사 퍼시픽대 피아노 교수

며칠 전 한 후배로부터 반가운 전화가 걸려왔다. 아주 특별한 연주초청에 관한 내용이었다.

오는 6일 나성영락교회에서 개최하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사랑의 축제’에 함께 연주해 줄 수 있냐는 후배 첼리스트 최경은 교수의 제안에 나는 서슴지 않고 “예스!”하고 답했다.

연말이 되면 각종 연주회에 초청을 받곤 한다. 각각의 연주회마다 의미도 있고 기쁨을 선사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사랑의 축제’는 그 어느 연주회보다 따뜻한 행사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행사의 주인공인 장애인들은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거나, 또 살아가면서 중도에 장애를 당한 이들이다. 단지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때로는 사회로부터 소외되기도 하고 편견의 시선을 받기도 하면서 마음에 상처가 깊은 이들도 있다.

이들을 위해, 또 이들과 더불어 음악을 느끼고, 음악을 사랑하며, 음악을 통해 감동을 나누는 것은 나에게는 너무나 큰 의미가 있다. 이런 기회를 통해 나의 재능을 기부할 수 있다는 것이 음악인으로서 감사한 일이라 생각한다.

‘사랑의 축제’는 30여개의 한인교회와 사회봉사기관이 나서서 700명 이상의 발달 장애인과 봉사자들이 하나 되어 즐기는 축제의 한마당이다. 기독교인들 뿐 아니라 누구나 함께 참여해 음악과 오락,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천국잔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서 가장 주목을 받을만한 단체는 나성영락교회의 발달 장애인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This-ability’다. 매주 토요일 오전에 모여서 연습을 한다는 이 오케스트라는 올해 9월에 창단되어 지난 3개월간 갈고 닦은 실력을 이 무대에서 선보이게 된다.

이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고있는 최경은 교수는 몇 명의 봉사자들과 음악치료사들의 협조를 받아 그간 지적장애 및 발달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쳐 왔다. 이 오케스트라의 이름 또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더 이상 ‘Dis-Ability’가 아니라 적어도 할 수 있는 것 하나 이상은 가지고 있으며, 그런 자신들 스스로를 ‘This-Ability’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맹연습에 임해 왔다고 한다.

음악을 통해 소통하며 서로 앙상블을 이루고, 이 과정을 통해 서로 위로하며 사회생활을 배워나가는 귀한 단체라 생각된다.


우리 주변에는 장애를 극복하고 훌륭한 음악인이 된 사람들이 많이 있다. 한인으로는 휠체어 바이올리니스트 차인홍 교수, 소아마비를 극복하고 뉴욕메트로폴리탄 콩쿨 우승에 빛나는 최승원 교수 그 외 세계적인 음악가들로는 레이 찰스, 스티비원더, 안드레아 보첼리, 바이올리니스트 이작 펄만 등 셀 수 없이 많다.

중도에 청각장애를 입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합창 교향곡 9번 외 많은 대작을 남긴 음악의 대선배 베토벤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음악은 이들에게 희망이자, 세상 사람들과 희망을 나누는 수단이었을 것이다. 만약 이들의 삶에 음악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This-Ability’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최경은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음악에는 장애가 없습니다. 우리는 음악을 통해 소통하고 나눔으로 행복해집니다. 이를 통해 치유와 회복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사랑의 축제’에 참여해 우리의 음악을 듣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과 도전을 드리고 진한 감동을 선사하는 멋진 꿈을 우리 함께 꾸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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