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 집 섣불리 ‘업그레이드’하면 재미 못봐

2014-11-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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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년 내 팔 집은 지나친 투자금물

▶ 같은 동네 집들과 맞게 업그레이드

내 집 섣불리 ‘업그레이드’하면 재미 못봐

동네 수준에 맞지 않게 집 내부를 호화스럽게 꾸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집 업그레이드 계획]

주택을 소유하다 보면 한번쯤 “집 내·외부를 업그레이드 해볼까”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나중에 팔 때를 대비해서 주택 가치를 높이거나 더 쾌적하고 편한 환경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섣불리적잖은 돈을 들여 집을 업그레이드 한 뒤 재미를 보지 못할 경우 크게 실망할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업그레이드를 고려중인 주택소유주들이 알아야 할 사항들을 짚어본다.


■ 오너 자신을 위한 업그레이드는 ‘OK’


주택소유주가 업그레이드를 원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집을 팔 때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더 좋은 환경 속에서 생활하길 원하는 마음 때문이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 회장을 역임한 팻 브레드부드는 “만약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더 오래 살 계획이라면 업그레이드를 해도 좋다”며 “현명한 소유주들은 주택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보다는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즐거움과 보람을 얻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향후 3~5년 내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할 예정이라면 이것저것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브레드부드는 조언했다.


■ 투자가 고수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업그레이드는 ‘투자’로 분류된다.

그래도 주택 소유주들은 업그레이드를 하더라도 집값이 크게 상승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부엌에 새 카운터탑을 설치하거나 매스터 침실 안에 반짝반짝 빛나는 욕조를 들여놓아도 주택 규모가 커지는 것은 아니다. 집 크기가 같은 주변의 다른 집들과 가격이 차이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 동네 수준에 비해 지나친 업그레이드는 금물


40만달러대 주택이 대부분인 동네에서 현 시세가 40만달러인 집을 소유한 사람이 큰 돈을 투자해서 집내·외부를 대폭 업그레이드한 뒤 70만달러에 집을 내놓았다고 치자. 이럴 경우 집을 쉽게 팔릴까. 정답은 ‘No’이다.

당연히 이 정도 수준의 업그레이드를 거친 주택은 외부인이 보기에 탐이 날 것이다. 하지만 주변 동네수준을 고려할 때 업그레이드한 집을 70만달러에 내놓는 행위는 매우 비현실적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폭 업그레이드를 한 집이 그렇지 않은 집보다 더 빨리 팔릴 수는 있지만 집주인이 투자한 만큼 재미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너무 많은 업그레이드는 바이어를 겁먹게 한다

럭서리 화장실을 들여놓는 등 평소 생각했던 대로 집 내부를 업그레이드 한 뒤 주택을 시장에 매물로 내놓았다고 가정해 보자.

만약 리스팅 가격이 같은 동네에서 내놓은 집들보다 비쌀 경우 바이어들은 겁을 먹고 구경조차 하지않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바이어들은 동네에서 가장 비싸게 나온 집을 사려 들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 마당이 너무 작으면 문제

집 내부를 업그레이드 하느라고 마당에 전혀 신경을 안 쓰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 대체로 바이어들은 마당 사이즈가 너무 작으면 매물로 나온 집이 매력이 없다고 여긴다.

아무리 돈을 많이 들여 건평을 늘려도 마당이 형편없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방이나 부엌, 거실 사이즈를 늘리는 것은 자칫 마당을 해칠 수 있으므로 업그레이드를 하기 전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침실수를 카운트하라

언제나 메이저 업그레이드가 주택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주변 동네 집들과 비교해서 침실 수를 잘 컨트롤해야 한다. 만약 침실이 4개인 집에 사는데 그 중 하나를 워크인 클로짓으로 바꾼다든지, 침실 2개를 붙여 하나의 방을 만든다든지 하는 행위는 주택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피해야 한다.

현명한 주택 소유주들은 같은 동네 집들과 페이스를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일반적으로 단독주택은 최소 4개의 침실을 유지하는 것이 훗날 집을 팔 때 도움이 된다.


■ 업그레이드=개인화

집주인은 뒷마당 수영장을 원한다.

그렇지만 다음 거주자가 수영장을 원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 업그레이드를 해도 그것은 결국 집을 ‘개인화’하는 것일 뿐이다. 집을 매물로 내놓았을 때 바이어가 집주인이 한 업그레이드를 흔쾌히 받아들일수도, 그 반대일수도 있는 것이다. 뒷마당에 탄생한 수영장을 보고 어떤 사람은 멋있다고, 또 어떤 사람은 돈 먹는 하마라고 생각할 수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만약 집을 3~5년안에 처분할 계획을 갖고 있으면 절대 오버하지 말고 적당한 선에서 업그레이드할 것”을 조언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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