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첫주택 구입 급감, 30년이래 최저

2014-11-13 (목)
크게 작게

▶ 지난해 10명중 9명 모기지 대출 주택구입

▶ 부부 구입자 비율 전체 구입자 중 65%

[2014년 바이어·셀러 동향 보고서(상)]

첫 주택 구입자 30년래 최저 수준, 주택시장 정상 회복에 걸림돌, 10대부터 60대까지 인터넷 매물 검색 보편화 등 생애 첫 주택 구입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올해(2013년 7월~2014년 6월) 첫 주택 구입 비율은 3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첫 주택 구입의 가장 큰 장벽은 모기지 대출에 필요한 다운페이먼트 자금 마련이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최근 발표한 ‘2014년 바이어 및 셀러 동향보고서’에서 올해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첫 주택 구입자들은 다운페이먼트 마련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밖에도 지난해 주택 구입자들은 연령대를 초월해 거의 대부분 인터넷을 매물 검색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했다. 2014년 바이어, 셀러 동향 보고서를 2회에 걸쳐 소개한다.


■ 첫 주택 구입자 실종, 주택시장 회복 저해


일자리가 늘고 모기지가 초저금리 수준이지만 올해 첫 주택 구입자가 30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NAR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첫 주택 구입 비율은 전체 주택 거래 중 약 30%로 1987년 이후 가장 낮다.

NAR는 1981년부터 첫 주택 구입 비율을 산출해 왔는데 해마다 평균 약 40% 수준을 유지해 왔지만 지난해 약 33%로 급감한 뒤 올해는 더 떨어져 첫 주택 구입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주택 구입자가 줄면 주택시장 진입 수요가 사라져 상위 가격대 주택 거래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해 정상적인 주택시장 회복을 가로막는다. 지난해부터 주택 구입여건이 다소 개선됐음에도 첫 주택 구입자가 주택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첫 주택 구입 연령층의 대다수를 이루고 있는 소위 밀레니엄 세대는 현재 높은 임대료와 학자금 융자상환에 치여 주택 구입에 절실한 다운페이먼트 자금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첫 주택 구입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대학 졸업 후 어렵게 일자리를 찾아도 임금 인상이 렌트비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다운페이먼트 장만에 고충을 겪고 있다. 저가대 주택 재고가 턱없이 부족한 점, 투자자들과의 구입 경쟁도 첫 주택 구입 비율이 갈수록 추락하는 이유다.


■ 첫 주택 구입 30대 초반, 재구입은 20년 지나서

연령대별 주택 구입자 조사에서는 대부분이 30대 초반에 생애 첫 주택을 장만한 뒤 약 20년이 지나서 주택을 재차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한 구입자의 중간 연령은 31세로 지난 2년간 변함이 없었다.


첫 주택 구입자들의 중간 소득은 연간 약 6만8,300달러로 비교적 높은 편으로 지난해(약 6만7,400달러)보다 소폭 상승했다. 첫 주택 구입자들이 지난해 구입한 주택의 중간 크기는 약 1,570평방피트였고 첫 주택 중간 가격대는 약 16만9,000달러로 조사됐다.

지난해 주택 구입자 중 주택 구입 경험이 한 차례 이상 있는 재구입자의 중간 연령은 약 53세로 조사됐고 재구입자들의 중간 소득은 연간 약 9만5,000달러로 첫 주택 구입자보다 월등히 높았다. 재구입자들이 구입한 주택의 중간 크기는 약 2,030평방피트였고 중간 가격대는 약 24만달러로 나타났다.


■ 모기지 대출 통한 구입 대부분

지난해 주택 구입자 10명 중 9명꼴로 모기지 대출을 얻어서 주택 구입에 나섰다. 모기지 대출조건이 여전히 까다롭지만 모기지 대출이 주택 구입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지 대출 없이 현금으로만 주택을 구입하던 투자자들이 크게 감소한 것도 모기지 대출을 통한 주택 구입 비율이 증가한 요인이다. 모기지 대출을 통한 주택 구입 비율은 연령층이 낮아질수록 높아진다.

65세 미만의 주택 구입자 중 지난해 모기지 대출을 받아 내 집 장만에 나선 비율은 약 97%로 매우 높았다. 반면 65세 이상의 구입자는 은퇴 후 대출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모기지 대출보다는 현금으로 주택을 구입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5세 이상의 주택 구입자 중 모기지 대출을 통해 주택 구입에 나선 비율은 약 64%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 재구입자 다운페이먼트 첫 주택 구입자의 2배

다운페이먼트 비율 역시 재구입자가 첫 주택 구입자보다 월등히 높았다. 지난해 모기지 대출을 통해 첫 주택을 구입한 구입자의 다운페이먼트 비율은 약 6%였지만 재구입자의 다운페이먼트 비율은 2배를 넘는 약 13%로 조사됐다.

첫 주택 구입자의 경우 다운페이먼트 마련이 주택 구입의 가장 큰 장벽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첫 주택 구입자의 약 23%가 다운페이먼트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고 학자금 융자상환으로 인해 다운페이먼트 마련이 지연됐다는 응답자가 첫 주택 구입자의 약 57%나 차지했다.

어렵게 다운페이먼트 자금을 마련한 첫 주택 구입자들은 대부분 ‘알뜰살뜰’ 저축을 통한 마련이 약 81%로 가장 많았지만 기타 다양한 방법의 다운페이먼트 확보 방법도 많았다.

저축한 자금이 부족한 경우 부모나 친지로부터 자금을 무상 또는 대출 형태로 지원 받거나 주식, 채권, 퇴직 연금인 401(k) 투자자금까지 털어서 주택 구입에 필요한 다운페이먼트 자금을 마련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 매물 찾는 수단, 인터넷이 집 앞 사인 밀어내

연령대 구분 없이 주택 매물 검색 때에는 이제 인터넷이 부동산 에이전트의 도움보다 더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에서 60대에 이르기까지 주택 매물 검색 때 부동산 에이전트에게 전화 연락 대신 클릭에 의존한다는 답변 비율이 매우 높았다. 지난해 주택 구입자 중 약 88%가 주택 매물 검색 때 매물 검색 사이트를 활용했다고 답변했으며 18~44세 바이어 중 인터넷을 매물 검색에 활용한 비율은 약 94~96%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연령대가 높아져도 인터넷을 활용한 매물 검색 비율이 매우 높았다. 45~64세 구입자 중에서는 약 87%가, 65세 이상 구입자 중에서도 약 73%가 인터넷을 매물 검색 수단으로 사용했다고 답했다.

반면 인터넷 등장 이전 전통적인매물 검색 수단이던 ‘집 앞 사인’과‘오픈 하우스’는 각각 약 48%와 약44%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한편 부동산 에이전트를 통해 매물정보를 입수한다는 답변은 전체 응답자의 약 87%로 인터넷 검색과 거의비슷한 비율을 나타냈다. 인터넷을통한 매물 검색 비율이 매우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주택 구입에 나서는 구입자는 거의 없었고 거의 대부분 부동산 에이전트를 통해 주택구입을 완료했다. 인터넷에서 매물 정보를 처음 접했다고 답변한 구입자의약 90%가 결국 부동산 에이전트에게연락해 주택 구입에 나섰던 것으로조사됐다.


■ ‘부부 구입자’ 비율 가장 높아

올해도 예년과 다름없이 ‘부부’ 주택 구입자 비율이 전체 구입자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올해 전체 주택 구입자 중 부부의 비율은 약65%로 기타 구입자 비율보다 월등히높았고 2009년 조사 때보다 약 9%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독신 여성 주택구입자 비율은 전체 중 약 16%로 독신 남성 구입자(약 9%)보다 높았지만5년 전 조사 때(약 21%)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혼 커플 구입자의 비율은 전체 중 약 8%로 독신남 구입비율과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준 최 객원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