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젊은세대, 대출 기준 완화로 집 사고싶다

2014-11-0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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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융자 보증 기관과 은행 합의

▶ 모기지 대출 기준 완화 기대

[연말 앞둔 주택시장 전망]

어느덧 연말로 접어들고 있지만 주택 거래가 큰 폭의 하락 없이 안정적인 모습이다. 9월 중 재판매 주택 거래지수는 전달보다 소폭 상승, 연간 대비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를 나타났다. 주택 가격 상승이 주춤하고 이자율이 하락하면서 비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주택 구입 수요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자율 하락이 예상과달리 급락하면서 모기지 신청이 급증했는데 낮은 금리로 갈아타려는 재융자 신청이 대부분이었다. 국영 융자 보증기관과 대출 은행업계 간의 대출기준 완화에 대한 합의가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는 소식에 주택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도 기대됐다. 연말을 앞둔 최근 주택시장의 이모저모를 알아본다.


■ 모기지 대출기준 완화 전망


국영 모기지 기관인 프레디맥과 패니매, 정부 금융감독기관인 ‘연방금융주택국’ (FHFA)과 대출은행 업계와의 모기지 대출기준 완화와 관련된 합의가 조만간 성사될 전망이다. 월스트릿 저널에 따르면 융자 보증기관과 대출은행 간 이같은 합의가 곧 이뤄질 전망으로 모기지 대출기준이 대폭 완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프레디맥과 패니매는 CFPB의 감독 아래, 시중 모기지 대출 은행이 발급한 모기지 대출을 보증하는 기관이다.

대출은행들이 보증기관의 보증을 받으려면 두 기관의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한다. 그런데 일부 은행들이 기준을 따르지 않고 악성 대출을 발급한 뒤 이를 두 기관에 매각한 바있고 이에 따라 두 보증기관은 해당 대출은행을 상대로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했다. 시중 대출은행들은 천문학전인 금액의 벌금으로 인해 모기지 대출에 몸을 사릴 수밖에 없고 결국 모기지 대출시장에 신용경색이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크레딧 점수가 완벽하지 않거나 다운페이먼트 기준에 조금이라도 미치지 못하는 비우량 대출자에게는 모기지 대출이 엄격히 거절되는 이유가 정부 측 벌금 때문이라는 것이 은행측의 설명이다. 정부 보증기관과 대출은행 간 합의가 이뤄지면 은행측은 모기지 대출 때 다운페이먼트 관련규정과 크레딧 점수 기준 등 주요 대출조건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주택 건설업계 체감경기 싸늘

지난달 주택 건설업계의 체감경기가 악화됐다. 건설업계가 느끼는 주택시장 전망이 주변 여건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부정적으로 돌아섰다.

‘전국주택건설업협회’ (NAHB)와 웰스파고 은행이 공동 산출하는 주택시장지수는 지난달 54로 4개월 연속 상승세에 마침표를 찍었다.

전달인 9월중 주택시장 지수는 약 59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는데 불과 한 달 만에 큰 폭의 하락세로 돌아서며 주택시장 경기가 둔화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주택 판매와 관련된 각종 지수 역시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현재 단독주택 판매 경기를 나타내는 지수는 전달 63에서 10월 57로 대폭 떨어졌고 향후 6개월간 단독주택 판매 전망에 대한 지수 역시 67에서 64로 하락했다. 현재 바이어들의 신규 주택 구입 움직임도 가을철과함께 대폭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어들 주택 구입 활동지수는 9월 47에서 10월 41로 떨어졌는데 새 집을 보러 다니는 바이어가 감소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데이빗 크로우 NAH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9월 중 주택시장지수가 9년래 최고치를 기록, 10월 들어 지수하락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며 “그러나 예상 밖의 모기지 금리 하락, 일자리 증가, 대기수요 등 주변 여건이 개선돼 주택 건설 경기가 곧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주택 차압 48개월 연속 감소

전국적으로 주택 차압 건수가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업계의주택 압류 활동이 더뎌지면서 지난 9월 주택차압은 2006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차압 매물 정보 업체 리얼티 트랙의 지난달16일 발표에 따르면 9월중 차압 신청은 약 10만6,866건으로 전달 대비약 8.6%, 전년 동기 대비 약 18.6%씩 각각 하락했다.

차압 활동에는 차압 통보, 경매 통보, 주택 압류 등의 활동이 포함된다.

차압 활동은 지난 9월까지 48개월간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대규모 차압사태가 완전히 종료됐음 나타냈다. 대런 블룸퀴스트 리얼티 트랙 부대표는 “9월 차압 활동은 주택 시장 침체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까지 개선됐다”며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은행의 차압 활동 감소가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9월 중 은행이 압류한 주택은 약 2만2,930채로 전달보다 약 13%나 감소했다. 같은 달 차압 통보를 받은 주택은 약 8,840채였고 경매 결정이 난 주택은 약 4만8,399채로 모두 전달 대비 감소했다.

■ 이자율 하락으로 재융자 신청 급증

모기지 금리가 당초 예상과 달리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모기지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재융자 시기를 놓쳤다고 판단했던 주택 소유주들의 재융자 신청이 기다렸다는 듯이 쇄도하고 있다. ‘모기지은행업협회’(MBA)의 집계에 따르면 10월 둘째주(10일 기준) 모기지 신청 건수는 전주보다 약 5.6% 급증했다. 모기지 신청 증가는 대부분 재융자 신청이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10월 둘째 주 재융자 신청 건수는 전주 대비 무려 약 10.6%나 증가한 반면 주택 구입 융자 신청건수는 오히려 약 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모기지 신청 증가는 재융자시기 타이밍만 기다렸던 주택 소유주들의 재융자 신청 쇄도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주택 구입 융자신청은 감소세를 전환되면서 주택 거래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마이크 프래탄토니 MB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투자금이 다시 안전하게 여겨지는 미국으로 이동 중이다”라며 “미국 채권시장으로 유럽 투자금이 몰리면서 가파른 모기지 금리 하락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 밀레니엄 세대 ‘집 사고 싶다’

대학 졸업 후 부모의 집으로 ‘회귀’하는 젊은 세대가 늘고 있지만 젊은층의 주택 구입에 대한 희망은 여전히 높다. 학자금 대출 상환, 주택가격 급등, 다운페이먼트 마련 등 여러 장벽에 막혀 주택 구입이 현실적으로 힘들지만 주택 구입을 통한 내 집 마련을 중요하게 여기는 젊은 세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주부동산중개인협회’ (CAR)가 18~34세 밀레니엄 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설문조사에서 대부분의 응답자가 향후 5년 내에 주택 구입을희망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약 54%는 주택 구입 중요도를 8로 꼽았다. 1일 경우 주택 구입에 전혀 관심이 없고 10일 경우 매우 중요함을 나타낸다.

주택 구입이 중요한 이유로는 사생활을 보장 받을 수 있고 주택 소유에따른 만족감 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케빈 브라운 CAR 회장은 “밀레니엄 세대는 현실적인 장벽에도 불구하고 주택 구입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며 “대출기준이 완화되고 주택 가격이 안정되는 등 구입 여건이 개선되면 주택 구입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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