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 팔때 도우미 웹사이트 이용해 볼까”

2014-10-30 (목)
크게 작게

▶ 작년 거래의 9%는 셀러-바이어 직거래

▶ 매물 등록 물론 계약서 작성 등 절차 에이전트가 돕는 중간형태 서비스 등장

‘FSBO’돕는 사이트 인기

인터넷 발달과 함께 전통적인 서비스 구입 방식에도 변화가 많다. 대표적으로 호텔과 비행기표 예약은 이제 여행사보다는 인터넷을 통한 구입이 이미 대세를 이뤘다. 주택도 인터넷을 통해 셀러와 바이어 간의 직접 거래가 활성화 되고 있다. 셀러와 바이어 간의 직거래인 ‘FSBO’(For Sale by Owner)는 전통적인 거래 방식이지만 최근 직거래를 돕는 웹사이트가 등장, 관심을 받고 있다. 오프라인 직거래 때가 장 큰 문제점이었던 계약서 작성과 주택 홍보 등을 해결해 주는 대신 시중 수수료보다 낮은 금액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인기 몰이중이다. 최근 새롭게 등장한 FSBO 웹사이트와 관련 시장 동향을 알아본다.


■에이전트 통한 거래 여전히 강세


인터넷을 통한 주택매물 검색이 이미 보편화되고 셀러와 바이어 간 주택 직거래를 돕는 웹사이트까지 등장했지만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으로 주택을 매매하는 비율이 높다. 온라인 부동산 업체의 등장으로 부동산 에이전트의 역할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주택 거래 때 아직까지 에이전트의 도움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고 오히려 증가세다.

‘전국 부동산중개인협회’ (NAR)에 따르면 2012년 7월과 2013년 6월 1년간 부동산 에이전트를 거치지 않고 셀러과 바이어 간 직접 주택을 사고 판 비율은 전체 주택 거래 중 약 9%로 조사됐다.

인터넷을 통한 매물 검색이 생소하고 온라인 부동산 업체가 거의 전무했던 10년 전보다 부동산 에이전트를 찾는 셀러가 오히려 더 늘었다. 10년전인 2003년 셀러, 바이어 간 직거래 비율은 지난해보다 높은 약 14%를 차지했다.

지난해 집을 직접 매매한 비율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면 실질적인 직거래 비율은 더욱 낮아진다. 지난해 주택 직거래 셀러 중 절반에 가까운 약40%는 이미 집을 구입 할 바이어가 확정된 상태에서 주택을 매매했다.

집을 시장에 내놓고 홍보하는 수고없이 친척이나 주변인의 소개로 확보한 바이어에게 집을 판 것이다. 따라서 온라인 부동산업 발달과 상관없이 부동산 에이전트의 역할은 오히려 높아진 것이다.


■복잡한 절차, 에이전트 도움 절실

인터넷을 통해 매물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고 바이어도 큰 어려움 없이 찾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사무실의 문을 두드리는 셀러가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택구입이 바이어에게 평생 최대 금액의 구입이듯, 셀러도 가장 큰 규모의 자산을 팔아야 하는 것이 주택 매매다.

수천달러에 달하는 비행기표나, 수만달러에 이르는 차량 구입까지는 인터넷을 통해 쉽게 실시할 수 있어도 최소 수십만달러를 넘는 주택 매매를 ‘클릭’으로만 처리하는 것이 쉬운 결정이 아니다.


여기에는 주택 매매가 기타 물품매매와 다르다는 이유가 있다. 금액이 높다는 것 외에도 거래 절차가 복잡하고 거래기간도 긴 것이 주택 거래다. 특히 주택 거래 때 법적 분쟁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전문가들의 경험과 지식에 대한 의존도 줄지 않는 것이다. 한 달씩 소요되는 주택 거래에 시간을 할애하기 힘든 점도 에이전트를 내세운 주택 거래 비율이 높은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기존 FSBO 웹사이트, 매물 등록 서비스에 그쳐

자신의 집을 에이전트를 거치지 않고 직접 팔고 싶어 하는 셀러들 사이에서는 이미 관련 도우미 웹사이트들이 잘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FSBO’웹사이트로는 Forsalebyowner.com,owners.com, fsbo.com, usrealty.com 등이 있고 인터넷 장터 형태의 크레이그리스트를 통해서도 바이어를 직접찾는 셀러가 많다.

기존의 FSBO 웹사이트들은 주로 매물을 매물 검색 사이트에 등록해주고 홍보하는데 그치는 웹사이트가 대부분이다.

웹사이트들은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자체 웹사이트를 포함, 각 지역별 MLS와 질로우닷컴 등 각종 매물 검색 사이트에 매물 등록을 대행해 준다. 비용은 제공되는 패키지마다 차이가 있는데 Forsalebyowner.com의 경우 비용은 약 65달러에서부터 699달러에까지 이른다.


■에이전트 도움 제공 웹사이트 등장

비용은 저렴하지만 서비스가 매물 홍보에만 그친다는 기존 FSBO 웹사이트의 단점을 극복한 중간 형태의 FSBO 웹사이트가 최근 선을 보여 시장의 반응을 시험 중이다.

집을 직접 팔고 싶어 하는 셀러들의 가장 큰 장벽인 계약서 작성에서부터 원활한 거래 절차 진행 등을 실제 부동산 에이전트가 붙어서 돕는 형태의 서비스다.

대신 부동산 에이전트로부터 제공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인 자문은 극히 제한적이고 집을 보여주거나 하는 등의 수고도 셀러가 시간을 내 스스로 처리해야 하는 중간 형태의 웹사이트가 등장했다.

‘부동산 혁명’을 슬로건으로 내건‘LevelRE’ (www.levelre.com)가 현재 대표적인 중간 형태의 FSBO 웹사이트다. 최근 런칭한 이 웹사이트는 수수료로 주택 거래 금액의 1%를 받는대신 소속 부동산 에이전트가 전담돼 각 절차별 주택 거래를 돕는다.

이 밖에도 각종 매물 검색 웹사이트와 MLS 등에 매물을 등록하는 서비스와 집 앞에 사인을 설치하는 서비스, 매물 사진촬영 등의 서비스도 제공된다. 그러나 셀러가 원하는 바이어에게 직접 집을 보여줘야 하고 제출 받은 오퍼에 대해서도 에이전트의 자문 없이 스스로 수락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리고 만약 바이어 측 에이전트가 있어서 수수료를 지불해야한다면 총 수수료는 3%까지 인상될수 있다. Fizber.com’ 역시 기존의 FSBO 웹사이트들과 차별화 된 전략으로 직접 집을 팔기를 원하는 셀러들을 돕고 있다. 매물 등록은 물론 추가 수수료를 지불할 경우 실제 부동산 에이전트가 각종 거래 절차에 대한 자문을 제공한다. 집을 직접 파는 셀러들이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주택 구매계약서 작성 등 거래 완료 때까지 각종 서류 작성 및 검토 등에 대한 자문을 제공받게 된다.


■ 수수료 절약 vs. 높은 거래가

FSBO 웹사이트들은 집을 직접 팔때의 가장 큰 장점은 수수료 절약이라고 강조한다. 부동산 에이전트를 거칠 때 거래가의 최고 6%까지 달하는 수수료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개 리스팅 에이전트와 바이어 에이전트가 수수료를 반반씩 나눠 지급받는 점을 감안할 때 셀러가 에이전트를 거치지 않고 바이어와 직접 거래하게 되면 최고 6%의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만약 바이어측 에이전트가 있더라도 총 수수료의 절반인 약 3%의 수수료가 절약된다.

그러나 수수료 절약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FSBO 매물의 거래가가 에이전트를 통해 매매되는 매물의 거래가보다 낮다는 점은 집을 직접 팔 계획인 셀러들이 알아둘 점이다.

‘전국 부동산중개인협회’ (NAR)에따르면 지난해 거래된 FSBO의 중간가격은 약 18만4,000달러였던 반면 비슷한 조건의 주택 중 에이전트를 통해거래된 매물의 중간 가격은 약 23만달러로 약 4만6,000달러나 높았다.

FSBO로 집을 판 셀러들이 절약한 주택 판매비용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약 3%의 수수료를 절약했다고 해도 에이전트를 통해서 집을 팔았을 때 오히려 이득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셀러가 직접 바이어들에게집을 보여주는 등 집을 팔기 위해 쏟은 시간과 노력까지 감안하면 FSBO의 장점이 크게 줄어드는 셈이다.

<준 최 객원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