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자율 연동 ‘캐시 아웃’ 재융자 피해야

2014-10-2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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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 담보대출 알아야 할 점

주택 가치 상승으로 주택 담보 대출이 다시 늘고 있다. 가치 상승분을 담보로 목돈을 마련하려는 대출 수요가 최근 1년 사이 크게 증가했다. 주택시장 침체기 동안 꽉 닫혔던 주택 담보 대출시장의 문이 서서히 열리면서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고 있다. 본격적인 모기지 금리 상승 이전에 담보 대출을 받아 놓으려는 수요까지 가세했다. 주택 담보 대출 목적으로는 주택 리모델링이나 자녀 학자금 등에 필요한 목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 많다. 일부 대출자는 비싼 이자율을 물어야 하는 크레딧 카드 부채를 먼저 상환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주택 담보 대출에 나서고 있다. 모기지 이자율이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지난해보다 약 1%포인트 상승했고 내년에는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향후 주택 담보 대출 때 유의해야 할 점이다. 이밖에도 주택 담보 대출 신청 때 점검해야 할 사항을 알아본다.

홈 에퀴티·라인 오브 크레딧
모기지 이자율은 그대로 유지
대출 수수료 훨씬 적어 유리



■1년간 21% 급증


주택 가격 상승이 둔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 담보 대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워싱턴 비즈니스 저널에 따르면 지난 1년간(6월 말 기준) 주택 담보 대출의 일종인 ‘홈 에퀴티 라인오브 크레딧’(HELOC)의 발급 건수는 전국적으로 약 79만8,000건으로 직전 1년 기간보다 무려 약 20.6%나 급증 2009년 6월 이후 최고 발급 건수를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8월 사이 발급된 홈 에퀴티 라인오브 크레딧 대출은 전체 모기지 대출 중 약 15.4%를 차지해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주택 가치가 오르면서 앞으로도 주택 담보 대출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차압매물 정보 업체 리얼티트랙에 따르면 전체 주택 소유주 중 약 19%에 해당하는 1,900만명의 홈 에퀴티 비율이 50%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 가격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주택시장 회복 후 에퀴티를 회복한 주택 소유주들 역시 주택 담보 대출 행렬에 대거 동참할 수 있게 된다.

주택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라스베가스와 남가주 샌버나디노 카운티에서 지난 1년간 주택 담보 대출 발급이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샌버나디노 카운티와 라스베가스에서는 지난 1년간 주택 담보 대출 발급 건수가 무려 약 88%와 약 85%씩 각각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율 상승에 적합한 담보 대출 선택해야

모기지 금리시장이 폭풍 전야처럼 고요하다. 모기지 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된 연말이 불과 1, 2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올 초 대비 오히려 낮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10월 둘째 주 30년 만기 고정금리는 약 4.12%로 올 초(약 4.53%)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사상 유례없이 낮은 수준을 기록했던 금리는 지난 1년간 당초 예상과 달리 매우 더딘 수준으로 상승했다. 모기지 시장 조사기관 코어로직에 따르면 낮은 모기지 이자율을 이용한 주택 구입이 최근 1~2년 새 줄을 이었는데 이 중 약 900만명은 4%가 넘지 않는 매우 유리한 이자율을 적용 받아 주택 구입에 성공했다.

그러나 올해 연말을 기점으로 내년과 내후년까지 모기지 금리가 본격적인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는 데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큰 이견이 없다. 모기지 금리는 내년 중 약 5.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금리가 오를 경우 주택 구입보다는 재융자와 주택 담보 대출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만약 최근 1~2년간 주택 가치가 올라 주택 담보 대출을 통해 목돈을 마련하려는 주택 소유주 중 4% 미만대의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고 있는 소유주는 적절한 주택 담보 대출 프로그램을 선택해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

■이자율 작년보다 올라 캐시 아웃 재융자 다소 불리

현재 모기지 이자율 시세보다 낮은 이자율을 적용 받고 있다면 주택 담보 대출 때 재융자를 통한 캐시 아웃 프로그램보다는 홈 에퀴티 융자 아니면 홈 에퀴티 라인 오브 크레딧 프로그램이 적절하다. 캐시 아웃을 위한 재융자를 실시할 경우 현재 적용되는 낮은 금리가 높은 금리로 전환돼 상환기간에 높은 이자율을 물어야 한다.

반면 홈 에퀴티 융자의 경우 현재 적용중인 모기지 이자율은 변동이 없는 대신 담보 대출 금액에 대해서면 높은 이자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캐시 아웃 재융자보다 유리하다. 홈 에퀴티 라인 오브 크레딧의 경우 대출액 중 사용액에 대해서만 이자를 납부하는 것은 장점이지만 변동 이자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자율 상승 전망 때 주의가 필요하다.

■대출 수수료 점검

대출 수수료 비용면에서도 캐시 아웃 재융자보다 홈 에퀴티 융자가 훨씬 유리하게 여겨진다. 캐시 아웃 재융자의 경우 일반 재융자 과정과 동일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융자 심사과정을 거치게 되고 이 에따라 비교적 높은 비용이 발생한다.

이자율을 크게 낮출 수 있어 재융자 후 매달 납부하는 페이먼트를 장기간 절약할 수 있다면 수수료 비용을 납부하더라도 큰 손해가 없겠지만 재융자 후 이자율에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높아진다면 손해만 키우는 셈이다. 따라서 단순한 목돈 마련이 목적이라면 절차도 간소하고 비용 부담도 낮은 홈 에퀴티 융자가 유리하다.

■수익 창출 목적 있어야

주택 담보 대출에 나서기 전 이자율 변동, 수수료 비용 등에 앞서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주택 담보 대출을 받아 어디에 사용하는 지 뚜렷한 계획이 먼저 수립되어야 한다. 재정 설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주택 담보 대출을 통해 마련된 목돈은 수익이 재창출될 수 있는 곳에 활용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

예를 들어 주택 담보 대출을 받아 주택 리모델링 실시에 사용할 경우 주택 가치가 높아져 주택 처분 때 일부 비용을 회수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학위 취득에 필요한 교육비 등으로 사용할 경우 더 나은 직장을 통해 높은 소득을 올리는 데도 주택 담보 대출을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주택 담보 대출을 받아 1회성 용도에 사용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고급차를 구입하거나 해외 여행비 등으로 사용하면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동시에 대출 이자 비용이 발생해 가계 재정에 부담이 되고 결국 차압위기까지 높아질 수 있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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