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주인 성향따라 주택 보험료 오른다

2014-09-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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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물상태·지역 이외 인상 요인

▶ 낮은 크레딧점수·수영장 있으면 불이익, 간단한 주택수리·나무 등 방치해도 올라, 맹견 인한 인명피해 늘며 보험가입 거부도

주택 보유 비용이 나날이 치솟고 있다. 집을 한 채 장만하는 데도 돈이 많이 들지만 구입 후에 정기적으로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주택 고비용 주범 중 하나가 바로 주택 보험 비용이다. 주택 소유주라면 거의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주택 보험 비용이 치솟아 가계부에 큰 부담이다. 주택 보험료는 주택이 위치한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나타낸다. 산불이나 홍수, 지진 등 자연재해 다발 지역의 주택 보험료가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높다. 또 주택 건물이 지은지 오래돼서 낡은 경우도 주택 보험료가 새 건물에 비해 높게 책정된다. 주택 보험료는 건물 상태나 지역 외에도 주택 소유주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는다. 주택보험 업체들이 주택 소유주의 성향 등을 파악해 보험료를 차등 책정하기 때문이다.


■낮은 크레딧 점수

크레딧 점수가 낮으면 모기지 대출 신청 때에만 불이익을 당하는 것이 아니다. 어렵게 주택을 구입한 후에도 주택 보험료를 남들보다 너 많이 내는 불리함도 따른다. 주택 보험 업체들이 주택 소유주의 크레딧 점수까지 주택 보험료 책정 요인으로 검토하기 때문이다.


모기지 대출 은행과 마찬가지로 크레딧 점수가 낮으면 이른바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주택 보험료도 인상된다. 그러나 모기지 대출 승인과 달리 주택 보험료를 결정하는 크레딧 점수 기준은 특별히 정해진 것이 없다. 보험업체 별로 자체 크레딧 점수 기준을 통해 주택 보험료를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한 업체에서 너무 높은 주택 보험료를 제시할 경우 다른 보험 업체의 보험료와 비교 후 가입을 결정해야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다. 크레딧 점수가 낮고 크레딧 리포트상에 부정적인 기록이 있다고 판단되면 모기지 대출 신청 때와 마찬가지로 주택 보험 가입 전 크레딧 리포트상의 부정적인 기록을 정정하면 도움이 된다.


■맹견 소유주

주인에게 충성하는 애완견이라도 주택 보험 가입 때에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기 쉽다. 특히 맹견류로 알려진 애완견을 소유한 경우 주택 보험료가 크게 인상되기도 하고 심한 경우 주택 보험 가입이 아예 거절되기도 한다. 맹견에 의한 인명 피해가 해마다 늘고 이에 따른 주택 보험 업체의 보상금 지급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정보협회’(Insurance Information Institute)에 따르면 맹견에 물려 발생한 인명피해로 인해 지난해 피해 건당 지급된 보험금은 평균 약 2만8,000달러였으며 해마다 증가 추세다. 맹견 피해와 관련된 보험금 지급액을 낮추려는 주택 보험 업체들이 맹견 소유주들의 주택 보험료 인상하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맹견으로 알려진 핏불, 도버만, 로트바일, 아키타 등을 소유한 경우 주택 보험 중 소유주 책임과 관련된 일부 조항의 가입이 힘들거나 또는 보험료가 인상되고 보험 가입이 아예 거절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보험 업체를 통해 제한사항을 알아보는 편이 좋다.


■수영장 딸린 집


수영장이 딸린 집의 경우 주택 보험료가 일반 주택보다 비싸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유는 해마다 수영장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고 이에 따른 보험 업체의 보상금 지급 역시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제품 안전청’(CPSC)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2년 사이 15세 미만 아동 가운데 주택 내 수영장이나 스파에서 발생한 인명사고 병원 응급실을 찾은 횟수가 매해 평균 무려 약 5,100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에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은 사고도 약 310여건에 달해 수영자 안전문제를 주택 보험 업계에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따라서 수영장이 딸린 집을 구입할 경우 주택 보험료가 올라갈 것을 예상하고 여러 업체의 보험료는 물론 업체별 보상 내용까지도 비교 검토해야 한다.


■주택 수리에 게으른 소유주

간단한 수리를 무시했다가 보험료가 올라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절차도 간단하고 비용도 크게 들지 않는 수리를 나뒀다가 큰 고장이 발생하면 일단 보험 업체를 통해 수리비용을 지급받겠지만 보험 갱신 때 보험료가 인상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워터 히터나 세탁기에 연결된 낡은 호수를 교체하는 비용은 수백달러 미만이지만 호수가 터져 문제가 발생하면 수리비만 약 수천달러에 달한다. 이 비용을 전액 보상 받으면 다행이지만 이후 보험 청구기록이 남아 보험료가 올라가게 된다.

1년에 적어도 1차례씩 약 300~ 400달러 정도 소요되는 홈 인스펙션을 실시해 필요시 적절한 수리를 실시하면 주택 보험료 인상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지은 지 얼마 안 된 집을 구입해 건물 관리에 항상 신경을 썼지만 주택 보험료가 올라가는 불행한 경우도 있다. 피할 수 없는 자연재해 때문에 발생한 주택 건물 피해로 보험금을 청구하게 되면 이후부터는 보험료가 올라가게 마련이다. 강풍으로 인해 집 앞 나무가 건물로 쓰러져 발생한 피해나 난데없는 우박으로 발생한 지붕 피해 등은 예측할 수도 막을 수도 없는 자연 재해다.

그래도 평소에 언제 발생할지 모를 자연재해 피해 방지에 조금이라도 신경을 쓰면 보험료 인상을 막을 수 있다. 집 앞 나무의 가지가 너무 길게 자라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건물이나 지붕 기와를 건드리는 경우 바람이 잦은 계절에 앞서 가지치기 등에 나서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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