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유방암 바로 알고 예방하기

2014-09-16 (화) 12:00:00
크게 작게

▶ 박 경 식 <건국대학교병원 외과 교수>

한국에서도 이미 2002년을 지나면서 유방암이 위암을 제치고 여성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보고된 바 있으며, 최근에 급격히 증가한 갑상선암에 이어 두 번째로 유병률이 높다. 주목할만한 점은 조기 유방암 발견율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유방암의 발생에서 특이한 것은 50대 이후에 점점 더 증가하는 양상인 서구와 달리, 사회적으로나 가정적으로 중요한 시기인 40대와 30대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나이가 증가함에 따른 자연발생적인 암 발병률의 증가 요인 외에 추가적인 요인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유방암의 가능한 원인 인자들을 잘 분석하여 대처한다면 암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는 것보다 적극적인 예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유방암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전체 유방암의 5~10% 정도는 유전과 관계되는 유전성 유방암이며, 어머니 또는 여자 형제 등 직계 가족 중 유방암 환자가 있는 경우 유방암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 이렇게 유전성 소인이 있는 사람은 일찍부터 유방 진찰 및 검사를 자주 받아야 하며 심지어는 암이 생기기 전에 미리 유방을 절제 하는 경우도 있다.

또 다른 위험 인자들로는 초경이 빠른 경우, 폐경이 늦은 경우, 30세 이후의 늦은 초산, 모유를 먹이지 않은 경우, 피임제의 장기 복용, 폐경 후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여성 호르몬을 복용하는 경우 등이 있는데, 이는 유방암과 관련이 있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 노출이 되는 기간이 길기 때문이다. 그밖에 고지방식, 비만, 비타민 D 부족,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도 유방암의 위험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유방암의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으로는 적당한 운동과 야외 활동을 통한 햇빛 노출, 충분한 수면을 통해 몸과 마음을 여유롭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신선한 야채와 과일 및 비타민 D가 풍부한 연어, 표고버섯 등을 충분히 섭취하되 과체중 또는 비만이 되지 않도록 균형 잡힌 식사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유방암의 위험인자들을 피하는 방법 즉, 금연과 가능한 이른 나이에 첫 출산을 하고, 수유 기간을 되도록 1년 이상 길게 함으로써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유방암에서 나타나는 증상은 유방의 멍울, 유방 피부의 함몰, 부종, 습진, 궤양, 유두에서 나오는 핏빛의 분비물, 겨드랑이에서 만져지는 멍울 등으로 비교적 간단하여 약간의 지식만 있다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흔하고 중요한 증상은 유방에서 멍울이 만져지는 것이다. 흔히 멍울이 만져지나 아프지는 않다는 이유로 그대로 방치하여 치료가 어려운 상태가 된 후 의사를 찾는 경우가 있다. 유방암에서 멍울의 통증은 그다지 중요한 증상이 아니다.

유방암은 예후가 비교적 좋은 암이다. 따라서 조기검진을 통해 일찍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만 하면 조기 유방암의 경우 10년 생존율이 80% 이상으로 거의 완치된다.

치료방법은 크게 수술, 항암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등이 있으며 초기 암을 제외하고는 대개 이 치료법을 복합적으로 사용한다. 1차 치료는 수술인데 과거에는 근치적 절제술을 시행했다. 이 수술을 암 조직을 포함하여 암이 있는 유방 전체를 완전히 절제하고 같은 편의 겨드랑이 림프절도 함께 잘라내는 방법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많이 진행되지 않은 유방암의 경우 유방을 완전히 절제하지 않고 암 부위와 겨드랑이의 림프절 만을 절제한 뒤 방사선 치료를 하는 유방 보존술이 널리 쓰이고 있다. 또한 유방암 수술 환자들의 미용 만족도까지 고려한 종양성형술이 널리 보급되고 있는 추세이다.

건국대학교병원 국제진료소 (02)2030-8361, 8362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