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하늘 아래 땅이 있다’

2014-09-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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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 스 크 로 상 식

▶ 조익현 <한미 에스크로(주) 대표>

전미부동산협회(NAR) 윤리강령의 첫 구절에는 ‘하늘 아래 땅이 있다’(Under All Is The Land)라는 간략하면서도 의미있는 말이 나온다. 다시 말하면 만물을 받쳐주는 것은 ‘땅’이라는 의미다. 협회 서문에는 ‘땅을 지혜롭게 활용하고 소유할 때 비로소 개인의 자유와 인류의 문명이 생존하며 발전할 수 있다’고 선언하고 있다.

미국에 이민 온 한인들은 좁은 한국 땅에서 살아 왔기에, 광활한 미국의 땅에서 새로운 삶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면서 미국의 전통적인 개척정신을 받아들이고 이런 정신을 바탕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대도시 즉 LA, 샌프란시스코, 뉴욕, 시카고, 워싱턴 DC, 가든그로브(OC) 등지에 코리아타운을 형성했다. 또한 미국의 부동산이나 사업체를 사들이고 나아가서는 투자성 건물인 아파트, 샤핑센터, 오피스 빌딩, 그리고 토지 등을 착실히 매입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부의 축적이고, 민족으로서는 한국인의 영토 확장이다.

이제는 글로벌 시대이다. 한국인들도 이제 여행자유화 시대 이후 외환자유화 시대를 맞아 좁은 한국 내에서의 투자활동에서 벗어나 세계를 향해 눈을 넓혀야 한다. 그 가운데서도 미국은 우리 한국인들이 개척해야 할 광대한 땅과 투자 대상이 많은 곳이다.


미국생활을 잘하려면 보통 3명의 전문가를 잘 활용하라는 말이 있다. 변호사, 회계사 그리고 부동산 전문가(에스크로 전문인 포함)가 그들이다. 이들 3명의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는다면 부동산이나 사업체를 사고 팔거나 또는 운영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게 된다.

미국에서는 부동산을 소유하는 과정에 한국에는 없는 에스크로(escrow)라는 특이한 제도를 지니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부동산이나 사업체 매매 때 특히 매입자를 보호하고 사기행위에 의한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로서 에스크로 제도가 있다.

미국은 50개 주가 제각기 고유한 법을 지니고 있는데 특히 캘리포니아, 네바다, 오리건, 애리조나, 워싱턴 주 등에서는 대부분 부동산이나 사업체 매매 때 에스크로 회사가 개입하여 매매가 성립된다. 한편 뉴욕주, 시카고를 비롯한 미 동부에 위치한 주들은 타이틀 보험회사나 변호사들이 에스크로 업무를 취급하고 있다.

뉴욕이나 시카고 등 미 동부나 중부에서 거주하다가 캘리포니아 등 서부 지역으로 이사 온 한인들은 부동산이나 사업체를 매입하기 위해 은행에 융자를 신청하러 갔더니 에스크로 회사에 가서 에스크로 계약서를 받아 오라고 했다면서 “도대체 에스크로가 무엇이냐”고 주위에 문의하곤 한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이나 사업체를 매매할 때 많은 법적 문서와 기술적인 문제가 따른다. 그래서 매매 당사자들만으로는 원만한 거래를 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능력과 공신력이 있는 에스크로 회사가 관여하여 필요한 수속을 처리하게 된다.

에스크로 제도는 계약상의 경제적 손실방지를 위한 조건부 증서로 어떤 계약조건을 성립시키기 위하여 계약의 내용이 실행되기까지 매매 당사자와 이해 관계 없는 제3자 즉, 에스크로 대리인(Escrow Agent)이 매매 대금과 증빙서류를 보관했다가 거래가 종결될 때 상대편에게 안전하게 전달하는 과정을 말한다.

그리고 에스크로 회사는 에스크로 계약서 또는 지침서(Escrow Instructions)에 따라 정해진 기간 내에 양측 간의 거래를 만족스럽게 완결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같은 업무를 담당하는 에스크로 회사는 거래 당사자 간에 합의된 계약서에 명시된 조항 또는 조건부 내용을 엄정 중립의 입장에서 다뤄 쌍방의 권리와 이익을 동시에 보호해 주는 임무를 지닌 기관이다.

따라서 에스크로를 거치지 않고 부동산이나 동산을 취득했을 때, 소유권 명의이전, 채무, 세금미납 등등 제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모든 부채와 법적 문제에 대한 책임을 매입자가 지게되는 까닭에 에스크로를 통하지 않는 매매는 위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

에스크로 수속과정에서 매매대금의 지불, 매매서에 기재된 쌍방의 합의내용, 소유권 명의이전, 소유권 보존을 위한 부채, 세금, 보험문제, 소유권의 등기 등 일체의 요구사항이나 협의사항 등이 이루어진다.

에스크로 담당자는 매매 당사자들에게 자신의 의견이나 법적 자문을 해서는 안 된다. 또 개인간의 거래 비밀을 확실히 지켜야 하며 해당 관계자 이외에는 모든 정보가 누설되어서도 안 된다.

캘리포니아주에서 부동산이나 사업체(동산) 매매 때에 에스크로 수속을 해야 한다고 법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매매거래 때 대부분이 에스크로를 실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주류판매 사업체의 인수나 매매 시에는 주정부 주류통제국(California Dept. of Alcoholic Beverage Control·ABC)이 에스크로 수속을 집행할 것을 의무화 하고 있다.

에스크로 제도는 한국인들에게는 생소한 단어로 사법 대서소나 법무사 정도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지만 실제로 에스크로 거래 과정의 기능과 절차가 한국과는 전혀 다르다.

그러나 최근 한국에서도 ‘에스크로’라는 제도가 일부 온라인 상거래에서 도입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미국의 E-2 비자를 받는 투자이민을 목적으로 한 사업체 구입절차에도 에스크로가 이용되고 있으며 구매대금도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하고 에스크로에서 관리하게 된다.

그리고 에스크로 계약서와 공고된 서류 그리고 매입자가 에스크로에 예치한 입금서류를 에스크로 담당자가 인증하여 이민국에 제출해야 한다. 투자이민을 목적으로 투자를 할 때 투자금액은 일단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하게 된다. 따라서 투자이민에 있어 금전 거래는 제 3자인 에스크로 계좌를 통하여 공정하게 관리되므로 이에 따른 금전사고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하려면 무엇보다 ‘마이 홈’ 을 성취해야 한다. 미국에서 ‘마이 홈’을 성취하는 첫 걸음에 에스크로 제도가 있다.

문의 (323)735-4000, www.hanmiescow.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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