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청춘남녀의 새콤달콤 감정흐름 코믹터치

2014-08-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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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 이 프 (What If) ★★★½(5개 만점)

▶ 이성친구·찰떡궁합 등 데이트용 안성맞춤

청춘남녀의 새콤달콤 감정흐름 코믹터치

월래스(래드클리프·왼쪽)와 샨트리(조이 카잔)가 식당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과연 남자와 여자는 친구가 될 수 있는가. 이 영화는 20대 두 청춘남녀를 주인공으로 이 문제를 던진 로맨틱 코미디로 다소 얘기를 끌어가고 또 억지를 쓴 점이 있긴 하지만 두 주인공들처럼 귀염성 있고 새콤달콤한 맛이 난다.

청춘판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라 하겠는데 해리 포터로 성장한 대니얼 래드클리프의 본격적인 첫 성인 역 영화이다. 성공한 편인데 래드클리프는 로맨틱배우로선 썩 잘 어울리지가 않는데도 역을 무난히 잘 소화해 내고 있다.

다소 지나치게 달짝지근한 기분이 나면서도 청춘남녀의 마음과 감정을 상당히 진지하게 다뤄 호감이 간다. 위트와 약간의 변덕이 있는 말이 좀 많은 영화로 데이트용으로 아주 좋다.


토론토의 의대 중퇴생인 월래스(래드클리프)는 같은 의대생인 애인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지 1년이 넘도록 가슴앓이를 한다. 월래스는 아주 순진한 구식 스타일의 청년이다.

그가 어느 날 단짝친구로 말이 많고 요란한 앨란(애담 드라이버가 영화를 훔칠정도로 탁월한 연기를 한다)과 함께 파티에 갔다가 앨란의 사촌으로 영리하고 귀엽게 생긴 애니메이션 미술가 샨트리(조이 카잔-명장 엘리아 카잔의 손녀)를 만나 첫 눈에 쏙 빠져든다. 샨트리도 이 약간 어수룩한 데가 있는 월래스가 마음에 든다. 한편 앨란은 파티에서 만난 니콜(맥켄지 데이비스)과 서로 첫 눈에 화끈하게 반해 육박전을 치르듯이 끌어안고 애무하고 키스를 한다.

파티 후 집에 돌아가는 샨트리를 동반한 월래스는 자기에게 전화번호를 적어주는 샨트리로 부터 “우리 친구로 지내요”라는 말과 함께 “ 나 보이 프렌드가 있어요”라는 말을 듣는다. 샨트리의 애인 벤(레이프 스팔)은 유엔 직원으로 둘은 동거생활한지 5년이 된다.

좌우간 월래스와 샨트리는 그 뒤로 계속해 만나면서 영화 보고 밥 먹고 대화를 나누는데 동거 애인 있는 여자가 어쩌자고 외간 남자를 그렇게 자주 만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그러다 보면 둘 사이에 애정의 감정이 솟아난다는 것을 모른다는 말인지.

슬픈 표정의 강아지 같은 모습을 한 월래스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샨트리를 사랑하고 있지만 이를 억제하느라 죽을 맛이다. 그런데 둘을 더 가깝게 하려고 영화는 갑자기 벤을 6개월간 더블린에서 일하게 만든다.

샨트리와 월래스는 이 사이에 더 자주 만나면서 월래스는 이제 완전히 자기감정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가 된다. 그리고 친구를 고집하는 샨트리도 월래스에게 빠져든다. 사실 샨트리도 처음부터 월래스가 좋았는데도 벤 때문에 그 감정을 감춘 것인 줄 다 안다.

샨트리가 월래스의 마음을 떠 보고 또 한편으로는 월래스를 떼어 버리려고 자기 여동생 달리아(메이간 파크)와 만나게 하는 것을 비롯해 군더더기 같은 부분이 더러 있어 조금 길게 느껴진다.


촬영과 음악 등이 다 로맨틱한 영화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영화의 큰 매력은 래드클리프와 카잔의 기차게 어울리는 화학작용.

특히 카잔이 연기를 잘하는데 다소 공격적인 그와 수동적인 래드클리프의 밀고 끄는 감정의 줄다리기가 긴장감마저 자아낸다. 마이클 다우스 감독.

PG-13. CBS Film. 아크라이트(선셋+바인), 랜드마크(피코+웨스트우드), 센추리15.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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